소설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

박성천 광주일보 기자,공지영, 조정래 등 시대 예술가 23인 ‘조명’

조정래, 공지영, 은희경, 안도현, 최재천, 김병종, 곽금주, 이주향….

이들은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 시인, 학자, 문화예술인들이다.

우리 시대 작가, 지성인들의 책에 얽힌 추억과 삶을 빛나게 했던 순간들을 갈무리한 책이 나왔다. 소설가인 박성천<사진> 광주일보 기자가 펴낸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미다스북스刊)는 지난 2년여에 걸쳐 광주일보 문화예술전문지 ‘예향’에 연재된 23인의 인터뷰를 묶어낸 것이다.

책은 2013년 4월에 복간한 ‘예향’의 첫 출판 관련 결실로, 저자는 ‘예향’을 매개로 만났던 소설가, 시인, 지성인과 문화예술인들의 삶과 관련된 책 이야기에 초점을 둔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작가들을 한 명의 독자로서, 한 명의 사람으로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무엇이 그들을 작가로 살아가도록 이끌었는지 내밀한 고백을 들을 수 있다.

저자는 책에 언급된 명사들은 열정과 도전 정신, 창의적인 마인드로 저마다의 분야에서 하나의 ‘장르’가 됐다고 분석한다. 조정래 작가 하면 떠오르는 가장 강렬한 이미지는 성실성과 치열함이다. “작가는 발로 쓴다”는 말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소설가다.

공지영 작가도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지난 대선 이후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소신 발언으로 적지 않은 날선 비판에 시달렸다. 공 작가는 “가혹하다 싶을 만큼 인생의 무게가 무거웠지만 작가에게는 역시 소설이 답이었다”고 고백한다.

이밖에 책에는 역사학자 이덕일, 출판인 김언호, 사진작가 배병우, 건축가 승효상, 문필가 유시민 등 우리 시대 최고의 지성인들의 책과 예술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박 기자는 “그들에게선 저마다 향기가 났던 것 같다. 담백하면서도 은은한 향, 아니 역설적으로 아무런 향기가 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 무향(無香)은 아마도 자신의 길을 넘어 누군가의 인생에 한줄기 빛을 제시하는 이들에게서 배어나오는 은근한 미의 발현이었던 것 같다”며 “작가들의 인생을 들여다보면 이들이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저자는 전남대 영문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 국문과 박사과정(문학박사)을 졸업했으며 2000년 전남일보 신춘문예 소설 당선과 2006년 소설시대 신인상 수상을 계기로 소설 창작을 시작했다. 문학기자와 ‘예향’기자로 활동하면서 전남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소설집 ‘메스를 드는 시간’, 인문서 ‘강 같은 세상은 온다’, 연구서 ‘해한의 세계 문순태 문학 연구’, ‘스토리의 변주와 서사의 자장’, ‘짧은 삶 긴 여백 시인 고정희’ 등을 펴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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