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일규 광주기상청장의 날씨와 생활>

눈(雪)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겨울이라는 계절과 그러한 계절을 알리는 하얗고 뽀얀 눈은 우리의 낭만을 자극하고, 해마다 많은 사람들을 기다리게 만든다. 특히 첫눈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다. 소중한 사람들과 맞이하는 첫눈은 특별한 순간으로 기억될 것이고, 방재업무에 힘써야 하는 사람에게 첫눈은 그 업무의 시작을 알리는 순간일 것이다.

첫눈의 기준은 무엇일까? 첫눈은 기상청이나 각 지방기상관서에서 관측자가 육안으로 눈을 확인했을 때 공식적인 첫눈으로 인정이 된다. 눈이 지면에 쌓이지 않고 싸락눈, 진눈깨비로만 관측되어도 공식적인 첫눈으로 인정된다. 산꼭대기 어느 한 부분만 내린 눈을 보고 전체지역에 눈이 왔다고 발표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상청은 특정 지역이나 위치를 기준으로 각종 기상현상들을 관측하고 있다. 올해 광주와 전남 대부분 지역에서의 첫눈은 11월 26일 관측돼 작년보다는 5일정도 빠르게 관측됐다.

호남지역에서 겨울철 눈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는 시베리아에서 형성된 차고 건조한 대륙고기압이 서해안으로 세력을 확장해 눈구름이 형성되면서 서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눈이 내리는 경우이다. 또 하나는 서해상이나 남해상에 저기압이 위치하고 상공의 온도가 낮을 때에 지상의 온난다습한 공기와 상공의 찬 공기가 부딪히면서 눈이 내리게 되는 경우다.

속담에는 ‘함박눈이 내리면 따뜻하고 가루눈이 내리면 추워질 징조’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눈의 상태를 보고 날씨를 예측하는 것으로서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습성(濕性) 눈인 함박눈은 온도가 비교적 높은 온대지방이나 상층의 온도가 그다지 낮지 않은 곳에서 내리는 반면에 건성(乾性) 눈인 가루눈은 기온이 낮은 한대지방이나 상층으로부터 지표면 부근까지 기온이 매우 낮은 곳에서 눈의 결정이 달라붙지 않고 그대로 내린다.

이러한 눈들이 조금씩 내리면 낭만적이겠지만 단시간에 많이 내리면 교통 장애를 일으키고 눈 무게에 의해 구조물이 파괴되거나 수목의 가지가 찢어지는 등 눈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올 겨울도 기상정보에 귀 기울여 눈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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