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 입맛·눈길 사로잡은 유기농‘오색떡국떡’

현대인 입맛·눈길 사로잡은 유기농‘오색떡국떡’

삼색송편·오색떡볶이떡·뻥튀기 등 건강식품 제조에 주력

전남도농기원 창업프로그램 참여…맛·영양 손실 최소화

<32·박인권 화순 도곡 ‘참살이농산’ 대표>
 

자신이 만든 오색떡국떡을 들어보이고 있는 박인권 대표.

떡은 우리 식문화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금도 잔치, 제사, 고사 등 좋은 일이나 궂은 일에 떡이 빠지지 않는다. 전통음식인 떡은 서구적 입맛에 길들여지면서 한때 외면받다가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떡 소비가 늘고 재료와 포장이 다양해지면서 달라진 색과 맛, 모양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산 좋고 물 좋기로 소문난 청정고을 화순에서도 유기농쌀과 한약초를 이용한 떡국떡이 생산되고 있다. 보고만 있어도 몸이 건강해질 것 같은 오색떡국떡은 울금과 방풍잎, 뽕잎, 백년초, 자색고구마 등 천연재료로 색을 낸다. 전남 화순군 도곡면에서 ‘참살이 농산’을 운영하고 있는 박인권 대표(40)가 어릴 적 입었던 색동저고리를 연상하고 만든 상품이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박 대표는 지난 2005년 추석을 앞두고 일손 부족으로 고생하는 부모님을 잠깐 돕겠다는 생각으로 고향으로 내려왔다. 잠깐만 머무르려던 당초 계획은 부친이 운영하던 정미소와 떡 방앗간을 물려받으면서 수정됐다. 귀농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박 대표는 “정미소 일은 힘들지만 고령화 돼가는 농촌에서 오히려 미래를 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방향을 잘 잡으면 젊은 사람들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농사일은 만만치 않았다. 더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가지고 있던 농토를 처분해야 했기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기반마저 없어졌다. 정미소 한 철 일감만으로는 생활하기도 어려웠다.

박 대표는 “수확이 끝난 양파밭에서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양파를 수거해 양파즙으로 가공해 팔아보고 묵은지 사업을 하겠다고 5t 차량 두 대분의 배추를 사다가 김치를 담그기도 했으며 청국장을 만들어 가루로 가공해 팔기도 했지만 본업이 정미소인지라 가을철이면 정미소에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추진했던 일들이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지난 2007년 쌀값 폭락으로 재고가 넘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고향으로 내려온 지 3년째 되던 해였다.

기존의 몇 안 되는 거래처로는 쌀을 다 소진할 수 없었고, 나중에 주기로 하고 가져온 소모성 자재대금도 결제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박 대표는 “나름대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전과 울산, 포항, 원주까지 쌀을 싣고 다니며 판매를 하다 돌아오던 중 고속도로에서 라면 한 그릇을 사먹으며 어떻게 하면 제 값 받고 쌀을 판매할 수 있을까, 어떻게 소득을 더 높일 수 있을까, 이런 생각과 고민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고 회상했다.

이런 박 대표의 고민에 해답을 준 사람은 다름 아닌 어머니였다. 어머니가 “떡국떡에 색깔을 입혀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뽕잎과 치자로 떡을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박 대표는 오색떡국떡이 정미소와 방앗간의 위기를 극복해 줄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직감했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2011년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한 창업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창업프로그램을 통해 박 대표가 개발한 ‘옥동떡메 오색떡국떡’은 유기농 쌀에 여러 가지 효과가 있는 한약초를 첨가, 우리 전통의 색상을 구현했다.

또 현대인의 식성을 고려해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살렸다. 특히 유기농 인증을 받은 쌀을 직접 정미소에서 가공해 맛과 영양 손실을 최소화 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옥동떡메 오색떡국떡’은 소비자의 편리를 위해 500g 소포장부터 5㎏들이까지 다양한 단위로 진공포장해 판매되고 있으며, 타 제품에 비해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로부터 선물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박 대표는 “아직 ‘옥동떡메 오색떡국떡’이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온라인 키워드 광고, SNS 마케팅, 오프라인 판매장 운영 등을 통해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올해는 방풍과 울금, 복분자 등을 이용한 유기농 삼색 송편과 아이들 간식으로 좋은 유기농 오색떡볶이떡, 뻥튀기, 누룽지 등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건강식품을 만드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주소=전라남도 화순군 도곡면 천암리 381-3

연락처=061-372-4039/ 010-3628-6089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박인권 ‘참살이 농산’대표가 부인과 함께 자신이 직접 만든 오색떡국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전남농업기술원 제공
옥동떡메 오색떡국.
옥동떡메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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