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

<양일규 광주기상청장의 날씨와 생활>

동지(冬至)
 

어느 덧 올해가 지나가고 있다. 22일은 절기 상 새해인 동지(冬至)이다.

동지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로, 대설(大雪)과 소한(小寒) 사이에 든다. 하지로부터 차츰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해 동짓날에 이르러 극에 도달한다.

이때 태양이 하루하루 북으로 올라와 낮이 길어지기 때문에 고대인들은 이날을 태양이 죽음으로부터 부활하는 날로 생각하고 축제를 벌여 태양신에 대한 제사를 올렸다.

우리나라에서도 동지를 ‘다음 해가 되는 날(亞歲)’, ‘작은 설’ 이라 해서 크게 축하하는 풍속이 있었다. 궁중에서는 이 날을 원단(元旦)과 함께 으뜸 되는 축일로 여겨 군신과 왕세자가 모여 ‘회례연(會禮宴)’을 베풀었다.

지방에 있는 관원들은 국왕에게 전문(箋文)을 올려 진하(陳賀)했다. 민가에서는 붉은 팥으로 죽을 쑤는데 죽 속에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넣는다. 이 새알심은 맛을 좋게 하기 위해 꿀에 재기도 하고, 시절 음식으로 삼아 제사에 쓰기도 한다. 팥죽 국물은 역귀(疫鬼)를 쫓는다 하여 벽이나 문짝에 뿌리기도 하였다.

또한 동짓날에는 새해의 달력을 만들어 서로 나눠 주기도 하였는데, 동짓날부터 태양이 점점 오래 머물게 돼 날이 길어지므로 한 해의 시작으로 보고 새 달력을 만들어 가졌던 것이다.

이 때문에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 라는 말이 있다.

그 밖에 동짓날 날씨가 온화하면 다음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죽는다고 하며, 눈이 많이 오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했다.

태양이 부활하면서 우리에게 ‘새해’라는 선물을 주는 이 시기의 우리지역 기후는 어떠할까?

지난 2005년~2014년까지 최근 10년간 광주지역 동지의 일 평균기온은 2.4도, 일 평균최고기온은 6.6도, 일 평균최저기온은 1.7도로 바로 앞 절기인 대설 때 보다 1~2도 가량 낮게 나타났다. 또 최근 10년간 동지의 평균 일조시간은 3.8시간으로 하지(夏至) 보다 0.5시간 짧았다.

‘일조시간’은 태양광선이 구름이나 안개 등에 차단되지 않고 지표면을 비친 시간을 뜻한다.

얼마 남지 않은 올 한해를 돌아보니 다사다난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지난 날 묵은 앙금은 말끔히 털어내고, 좋은 기억들은 삶 깊이 간직하면서 다가오는 새해를 기대함으로 맞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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