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일규 광주기상청장의 날씨와 생활>

소한(小寒)
 

도심에 사는 지역민들은 겨울에도 큰 추위를 느끼지 못하고 산다. 난방이 잘 된 집에서 살고 이동할 때도 자동차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옛날에는 방안에 넣어둔 물이 얼 정도로 추위가 대단했다고 한다.

6일은 작은 추위라는 뜻을 지난 소한(小寒) 절기다. 절기의 이름만으로만 보면 소한 다음 절기인 대한(大寒)때가 가장 추워야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소한 무렵이 가장 춥다. 소한은 해가 양력으로 바뀌고 처음 나타나는 절기다. 소한 무렵은 정초한파(正初寒波)라 불릴 정도로 강추위가 몰려오는 시기다.

소한과 관련된 속담으로는 ‘소한의 추위는 꿔다가도 한다’라는 말이 전해진다. 보통 소한이 추울 때라서 춥지 않다가도 소한 때만 되면 추워진다는 뜻이다. 이외에도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 ‘소한의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 등이 있다. 소한 추위가 그만큼 매섭다는 뜻을 담고 있는 속담들이다.

이런 가운데 과거 농가에서는 소한부터 날이 풀리는 입춘 전까지 약 한달간 혹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특히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는 문 밖 출입이 어려워 땔감과 먹을거리를 집안에 충분히 쌓아두기도 했다. 또한 벼농사 중심의 농가는 본격적인 농한기에 해당돼 농기구 손질하기, 가마니 짜기 등 비교적 손쉬운 실내 작업이 대부분이었다.

올해 역시 소한 추위가 몰려올 것으로 예보됐다. 광주지방기상청은 “6일 후반부터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낮 기온이 오르지 못하고 점차 기온이 떨어지는 가운데 서해안과 남해안을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불겠고, 그 밖의 지역에서도 약간 강한 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가 낮아 춥겠다”고 중기예보를 발표했다.

사람이 느끼는 추위나 더위가 상대적이어서 비슷한 강도의 추위라도 겨울철 한파가 본격 시작하는 때인 소한 시기가 더 춥게 느껴지기도 한다. 더구나 올 겨울은 잦은 비와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에 소한 추위가 시작되면 상대적인 추위를 느낄 것으로 보인다. 며칠전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다졌던 각오들이 추워지는 날씨에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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