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뛰어넘어 ‘명품농업 장인’으로 재탄생

농사꾼 뛰어넘어 ‘명품농업 장인’으로 재탄생

<40·전남 곡성군 ‘메리드커플팜’ 심현섭 대표>

와송·울금간장, 와송잼 등 환·가루 직접 가공·상품화

도시 주부들과 직거래·대형 쇼핑몰 입점시 거리상 장점

농업청년창업 사업통해 도시민 힐링농장 발전시킬 계획
 

심현섭 메리드커플팜 대표가 자신이 만든 울금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다./메리드커플팜 제공

꼴망태를 메고 학업과 농사일을 병행하던 초등학교시절 육상에 재능이 있던 심현섭(38) 대표는 광주체고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가정형편상 육상 국가대표가 되는 길 대신에 농업에서 국가대표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 선택은 심 대표의 자녀들에게 고스란히 사랑이 됐다.

심 대표는 자녀들과 와송 농장에 왔다가 목이 마르면 생와송을 따서 물 대신 씹어 먹는다. 아이들의 오물거리는 입을 보고 있노라면 아이들이 자연을 그대로 몸에 담을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다.

화학비료 대신 친환경 쌀 재배단지에서 생산된 볏짚을 먹고 자란 축사의 퇴비만을 사용해 농사를 짓는 것은 심 대표의 큰 자부심이다. 친환경 퇴비만으로도 작지만, 단단하고, 깨끗하고, 영양가 높은 건강한 농작물들이 돼주기 때문이다.

대부분 그렇듯이 심 대표도 첫 농사는 쌀 재배였다. 하지만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과 쌀값 하락 등으로 생산대비 소득이 높지 않았다.

소득이 점점 하락하는 가운데 농촌 인력 부족 및 고령화로 인해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고, 쌀농사를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부족한 부분과 불안한 미래에 대한 대비로 타 작물생산을 시작했다.

기본지식이 충분치 못한 상태에서 ‘율마’, ‘관음죽’ 등 화훼작물 재배를 시작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와송과 울금, 얌빈 등을 매스컴을 통해 알게 됐으며 생산배경이나 해당 작물의 효능 등을 보며 생과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농산물 가공품까지 생산한다면 소비자의 건강과 농장의 소득 또한 향상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와송은 수분을 좋아하지 않고 영양분이 거의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약용작물로 지붕의 기와 위에서 자라는 모양이 소나무 잎이나 소나무꽃을 닮았다고 해서 와송이라 하며 신탑, 탑송, 바위솔로 불리기도 한다.

본초강목 등 한방고서에 악성종양, 해독, 지혈, 경혈이 막힌 데 쓰인다는 기록이 있다.

최근에도 와송이 함유한 특수성분이 발암물질을 억제하고 암세포를 파괴한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차세대 항암물질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기능성 약용작물인 와송은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을 위한 신소득 작목으로 적합하고 농촌인구의 고령화로 일손을 구하기가 힘든 현실에서도 적은 노동력과 친환경으로 재배가 용이한 작물이라고 심 대표는 말한다.

심 대표는 유기·친환경으로 와송과 울금, 얌빈 등의 농산물을 직접 생산하고 농장 내 가공 기기 보유로 즙, 환, 가루 등을 직접 가공·상품화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울금환과 울금즙 제품군.

농장에서 생산되는 울금과 와송의 가공식품은 즙, 환, 분말형태로 기성제품과 종류에 있어서는 동일하나, 상품별 내용 및 제조방법에서는 레시피를 달리함으로써 차별화하고 있다.

제품 구성 중 즙의 경우는 울금을 쩌낸 뒤 발효시켜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맛으로 개선해 마시기 편하게 했다.

환 제품의 경우, 얌빈건조가루를 와송과 함께 제조해 흡수율을 높임으로써 섭취시 몸속에서 분해되는 평균시간을 단축시켰다. 제품 구성 또한 울금 효소, 와송 효소, 울금(생과,즙,환,분말), 와송(생과,즙,환,분말), 명절용·선물용 특화상품 세트 등 다양하게 개발·생산·판매하고 있다.

더 나아가 와송·울금간장, 와송잼 등과 같은 농식품으로의 지속적인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또 심 대표의 농장은 광주와 20분 거리로 위치해 있어 도시 내 주부들과의 직거래 및 대형 쇼핑몰 입점시 거리상의 장점을 지니고 있고, 예약주문(선주문)을 통한 맞춤형 상품 생산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상승시키고 재고 부담도 줄여주고 있다.

심 대표의 사업은 지난 2015년 농업청년창업 지원사업을 통해 더욱 활력을 찾았다. 지원사업을 통해 울금과 와송 가공상품 브랜드를 개발하고 제품의 고급화와 휴대와 음용이 편리한 포장재 개발, 고객의 권리와 신뢰도 제고를 위한 영양성분검사를 했다.

저장기간이 짧은 농산물을 가공하고 상품화함으로써 상시 유통을 가능하게 해 농업의 계절성 비수기를 없앴다. 그리고 온·오프라인 홍보를 위한 리플릿을 제작하고 연중 판매를 위한 쇼핑몰 ‘메리드커플팜’개발 및 제작으로 농가 직거래를 확대함으로써 보다 저렴한 가격과 신선함, 우수한 맛과 품질을 겸비한 제품을 제공해 소비자의 높은 신뢰와 만족을 끌어냈다.

심 대표는 항암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진 와송을 비롯해 울금, 얌빈 등을 직접 재배하고 생산하고 그 농산물을 가공·제조해 제품을 만들어 직접 판매하고, 체험이 가득한 도시민의 힐링농장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또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4-H활동을 통해 꾸준하게 농업에 청년의 젊은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지역 내 여러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지역과 함께 하는 농업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심 대표는 “내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꿈은 시중에 판매되는 모든 제품과 농가에서 생산되고 있는 농산물이 누구라도 믿고 먹을 수 있는 바르고 안전한 상품이 되고, 농업인들이 ‘명품’을 만드는 ‘장인’과 같은 마음으로 농업에 임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단순 ‘농사꾼’을 뛰어넘어‘명품농업의 장인‘으로 각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소=전남 곡성군 겸면 칠봉길 45-38

연락처=(061)362-1932/ 010-6255-2580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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