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정답은 없다…즐겁게 사는 것이 명답”

제2기 남도일보 K포럼…소설가 김홍신 ‘인생 사용설명서’2번째 강의

“스트레스는 빨리 풀어야·주어진 대로 즐겁게·남과 비교는 금물”

‘참다운 지방신문’ 남도일보의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강좌인 제2기 K포럼이 지난달 30일 오후 라마다 플라자 광주호텔 5층 연회장에서 두 번째 강좌가 열리고 있다. /남성진 기자 nam@namdonews.com
제2기 남도일보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 강좌인 K포럼이 지난 30일 광주광역시 서구 라마다 플라자 호텔에서 소설가 김홍신<사진> 씨를 초청, 2번째 강의를 진행했다.

김 씨는 이날 ‘인생에도 사용 설명서가 있다’란 주제로 K포럼 원우들에게 한번 뿐인 인생을 행복하고 즐겁게 사는법에 대해 강의했다.

다음은 강의 내용 요약.

▲인생의 정답은 없다=인간은 반드시 죽기 때문에 살아 있는 동안 어떻게 살 것인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가능하면 빨리 결정해야 한다.

댁에 가면 반드시 A4 용지를 꺼내 놓고 죽는 날까지 진짜 하고 싶은 것 100가지를 써보시라.

이걸 쓸 때 중요한 것은 일기 써보셔서 알겠지만, 일기란 남이 볼지 모른다는 가능성 때문에 사기를 치게 돼있다. 그렇게 쓰지 말고 아주 솔직하게 하고 싶은 것 100가지를 쓰고, 쓴 뒤에 불태우거나 없애버려라. 그렇게 해보면 100가지 중 10가지도 못 할 것이다. 그럼 절대 잘 쓴게 아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인생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인이 유달리 세계에서 행복하지 않은 국민이다. 작년 봄 유엔 행복도 조사결과 143개국 가운데 한국은 118등을 했다. 그것도 비교적 수치가 정확하지 않다.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다. 불행하다고 말하는 것을 꺼려서다.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인생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에 정답은 없다. 인생은 그저 명답을 찾아서 사는게 행복이다.

인생의 명답을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한 번 밖에 못살기 때문에 잘 놀다가지 않으면 불법, 유죄라는 것이다. 누가 처벌하느냐? 이 처벌은 국가가 아니라 내가 나를 처벌하게 된다. 그래서 묻겠다. 잘 노셨습니까? 아닐 것이다.

잘 놀았다면 거짓말이다. 우리는 남자가 잘 놀면 한량, 여자가 잘 놀면 화냥이라 불렀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놀 수 없는 나라였다. 노는법도 가르쳐주지 않았고, 놀 방법도 몰랐다. 왜냐 대한민국은 너무 절박한 나라였다. 가난했고, 놀게 사회가 내버려두지도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의학, 환경, 영양, 식품 다 좋아졌다. 제가 옛날에 상무대에서 훈련받을 때 이곳 상무지구는 보잘 것 없는 시골 마을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렇게 휘황찬란한 도시가 되었다.

사회의 발전 속도에 비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너무 빨리 늘어나버렸다. 결코 그게 좋은 것은 아니다. 그 바람에 한국인은 십수년간 병자로 살다 죽는다. 집안 어른들 보면, 많은 분들이 병자다. 세계 암학회에서 한국인은 세명 중 한명은 암으로 죽는다 공표했다. 한국인이 암과 병에 왜 잘 노출되느냐? 애타게 산 세월이 너무 길어서 그렇다.

공부하느라, 취업하느라, 애 키우느라고, 또 밀려나지 않으려고 산 세월이 너무 길어서 그렇다.

▲건강하고 즐겁게 사는법=스트레스가 받을 일 있으면 받아라. 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여러분 중년이 되면 부부싸움 안 하려고 가능하면 피한다. 그러지 말아라. 싸울일은 싸워야 한다.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하지 말고 받고 가능하는 대로 빨리 풀어버리라는 것이다.

음식은 내가 원하는만큼 만 먹는 것이 가장 좋지만, 자기의 체형에 맞게 적절하게 살집이 있는 사람이 건강한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도 드디어 살집이 생겼기 때문이다. 살집 덕분에 건강해지고, 수명이 길어졌다.

세 번째는 자기 몸에 걸맞은 운동량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육체를 괴롭히는 것. 근육 속에서 좋은 세포가 활동을 강화하기 때문에 암세포를 잡아먹게 하려면 근육이 있어야 한다. 근육은 배꼽 아래쪽에 제일 많다. 가장 많은 게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다. 그렇다면 뻔하다. 걷는게 가장 손쉽고 좋은 것. 근육을 생산해야만 근육 속에서 좋은 세포가 활약한다.

이렇게 쉬운데, 쉬운 것을 안하려고들 한다. 하지만 오래 사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살아있는 동안 건강해야 한다.

배고픈 건 국가가 해결 해줘야 한다. 기초생활보장법을 제가 만들었다. 그런데 고통은 국가가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고통은 내가 짊어져야 할 끔찍함이다.

생각해 보시라 젊어서 아무리 잘 살았던들 무슨 의미가 있는가.

헐리우드 명배우들은 촬영 기간이 길다. 그래서 건강검진을 자주 하는데, 악당, 노인, 병자 역 배우들은 촬영이 끝나면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정신병원에 입원까지 한다. 하지만 청춘역, 사랑하는역, 남을 도와주는 역을 한 배우들은 세 살에서 다섯 살 신체나이가 젊어져 있다고 한다. 역할만 맡았는데도 그렇다.

이 이야기는 살아 있는 동안 잘 노는 방법 밖에 없다는 것.

▲행복이란?=인생은 여러분이 원하는 대로 가지 않는다. 지구의 중심이 어디냐, 내가 서있는 곳이 지구의 중심이다.

세상의 주인이 누구냐? 바로 나다. 주인처럼 살아야 한다. 원하는 게 많거나 기도할 게 많다면 이미 그것들의 노예로 사는 것이다. 내가 주인이니 주인답게 살아야 한다.

한국인이 행복하지 않은 것이 바로 이 이유. 늘 비교해서 살기 때문이다. 열등감이 들면 방어막을 친다. 눈에 보이는 걸로 쳐야지 안 보이는 걸로 치면 의미가 없더라.

그래서 한국인이 체면주의가 강라다. 체면을 건들면 큰일난다. 열등감을 이기려고 체면을 건다. 한국인이 세계에서 국가나 경제 규모 총합으로 보면 명품을 세계에서 가장 좋아해한다. 그리고 또 뒷동산 올라갈 때도 에베레스트 올라가는 옷을 입어야 된다. 뒷동산 올라가다가 내 옷이 좀 허름하다는걸 못 견딘다.

그러나 열등감을 극복해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 열등감을 극복하는 것은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이것을 인정하는 사람 만이 극복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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