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나는 해남 법곡마을 야산서 ‘7억대 부농’

반딧불이 나는 해남 법곡마을 야산서 ‘7억대 부농’

유기인증 밀·밤호박 이용 유기농 호두과자 전국적 인기

절임배추도 효자… 소비자 팜파티·체험 프로그램 등 운영

<47·전남 해남군 계곡면 해아찌영농조합법인 이용희 대표>

전남 해남에서 가장 잘 보존된 다랑이 논이 있는 곳, 청정 지역에만 산다는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 오지 중의 오지인 법곡마을은 가곡 ‘향수’가 생각나는 곳이다.

도대체 반듯한 곳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구불구불한 도로와 논둑, 계곡이 펼쳐지는 법곡리 해발 300m 야산에서 연간 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청년 농사꾼이 있다.

주인공은 부모님과 함께 밤호박과 고추, 고구마, 산채류, 절임배추를 전문으로 생산하고 있는 ‘해아찌 영농조합법인’ 이용희(39) 대표다.

이용희 해아찌영농조합법인 대표가 농업박람회에 참가해 호두과자를 만들고 있다./해아찌영농조합법인 제공

이 대표는 지난 2005년 고려대학교 사회체육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에서 잠시 직장생활을 하다가 2008년 귀농했다.

귀농 9년차인 그는 지난 2012년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한 청년창업 지원사업을 통해 ‘밤호박과 산채류를 이용한 맞춤형 호두과자’를 개발하는 등 돈버는 농촌 청년사업가 성공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 대표는 밤호박 호두과자를 개발한 배경에 대해 “귀농을 해서 밤호박 농사를 짓다보니 유류비 및 자재값 상승으로 농업경영비는 갈수록 증가하고 매년 반복되는 이상기온과 태풍의 피해로 발생하는 낙과와 이형과 발생률이 20~30%에 달했다”며 “비록 상품성은 떨어지지만 맛에는 문제없는 이형과를 가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밤호박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단호박과는 다른 맛이다. 일반 사람들은 단호박을 밤호박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모양은 비슷하지만 그 맛은 확연히 다르다. 밤호박은 밤고구마보다 훨씬 달고 밤맛이 아주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 대표는 밤호박 농사를 지으며 특이한 맛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으며 밤호박 호두과자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생각하게 됐다.

이 대표는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추진한 농업비즈니스 모델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해 사업계획을 구체화했다. 이어 이듬해인 2012년도 창업 지원사업에 ‘밤호박과 산채류를 이용한 맞춤형 호두과자 개발’이라는 제목으로 응모해 아이디어 사업으로 채택됐으며 국민간식으로 친근한 밤호박 호두과자 개발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

고속버스가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할 때 사먹던 호두과자는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색다른 간식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도시에서 틈새시장으로 호두과자 전문점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 대표도 이와 같은 시장 변화에 주목했다.

기존의 가공농산물이 기능성에 치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으며 다양성을 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의 호두과자가 팥앙금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는 반면, 밤호박 호두과자는 해남에서 생산되는 고구마를 앙금으로 사용해 웰빙 호두과자로 맛의 변화를 시도했다.

또 밤호박가루로 반죽한 녹색 호두과자를 만들어 시각적으로도 차별화를 이뤘다.

이 대표는 여기에 딸기와 블루베리 등을 사용해 다양한 컬러의 호두과자를 개발했으며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까지 출원했다.

해아찌 대표 호두과자

또 녹차 호두과자와 모싯잎 호두과자, 칡 호두과자 등으로 기능성을 추가했으며 2013년에는 자체생산한 유기인증 밀과 밤호박 등을 이용해 유기농 호두과자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대표가 새롭게 시도한 밤호박 호두과자는 지난 2012년 국제농업박람회와 KBS 광주방송 ‘필통’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게 됐다.

방송을 타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확인하게 된 이 대표는 지난 2012년 10월 광주 L마트에 밤호박·고구마 호두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 1호점을 개설하기에 이르렀다.

이 대표는 다양한 팜파티 행사를 통해 ‘밤호박·고구마 호두과자’ 판촉과 고객확보에 총력을 다해 나가고 있으며, 현재 밤호박·고구마 호두과자는 10알에 2천원, 50알 선물세트 1만5천원에서 2만원선에 판매되고 있다.

또 녹차호두과자는 2천500원, 건블루베리호두과자, 생과일호두과자 등은 30알에 3천원선이다.

이 대표의 주 생산 품목은 절임배추, 귀농과 동시에 시작한 절임배추 농사이지만 일년 농사 중 가장 중요하고 신경을 많이 쓰는 농사이다.

해아찌 배추밭

매년 절임배추를 주문하는 회원들의 고마움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배추는 고지별로 7곳에 나누어 심는다. 고지와 지형에 따라 속이 드는 시간에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날짜에 좋은 제품을 보내주기 위해서다.

특히 유기농 인증 배추는 많은 노력과 정성으로 길러진다. 땅을 살리기 위해 미생물농법을 실천하고 화학비료가 아닌 유기질 비료만을 사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또 절임시에 간수가 빠진 신안 여름소금만을 사용하고, 해양수산부 소금품질 검사기관의 검사를 통과한 정품인증 소금만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한 유기농 절임배추를 작년에 20kg 한 상자에 4만원에 판매했고, 절임배추 단일품목 매출액 5억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귀농후 확보한 고객수는 무려 1만2천명에 이른다.

이렇게 많은 고객을 확보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 대표는 “철저한 품질관리와 SNS, 팜파티 등을 통한 고객과의 소통, 메스컴을 통한 홍보활동 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농사를 짓기로 결심한 후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지원한 청년사업가 양성사업을 통해 기회를 마련해 소비자와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하는 등 ‘밤호박 호두과자’ 시장을 넓혀 나가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소=전남 해남군 계곡면 해아찌영농조합법인

연락처=061-534-0086, 011-9861-4074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