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남 작가, 묵죽·사계 등 풍경 8폭 병풍에 담아

‘담양 소쇄원’ 미디어 아트로 세계에 알린다

이이남 작가, 묵죽·사계 등 풍경 8폭 병풍에 담아

스위스 리트베르그 뮤지엄서 5월 13일부터 선봬
 

‘2016 소쇄원’중 설경. 스위스 취리히 리트베르그 뮤지엄에서 첫 선을 보이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의 8폭 병풍 형식의 비디오 영상 작품 /이이남 작가 제공
이이남 작가

조선 선비문화의 산실로 불리는 한국의 정원 ‘담양 소쇄원’이 미디어 아티스트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이남 작가를 만나 새롭게 탄생, 세계 무대에 소개된다.

이이남 작가의 신작 ‘2016 소쇄원’은 미디어 아트와 동양 회화를 접목, 소쇄원의 묵죽과 사계절, 그리고 야경 등 아름다운 풍경을 모니터에 담아냈다.

한국의 정원 ‘소쇄원’을 주제로 한 미디어작품을 선보이는 건 국내 미디어 아티스트 중 이이남 작가가 처음이다.

이 작가가 지난 1년여 동안 공들인 이번 작품은 오는 5월 13일부터 10월 9일까지 스위스 취리히 ‘리트베르그 뮤지엄-세계의 정원전(Gardens of the world)’ 한국의 정원 코너에서 선보인다. 이 작가의 신작 ‘소쇄원 8폭 병풍’은 원작 48경 중 8경의 작품을 재해석한 10분 짜리 비디오 영상작품이다. 소쇄원의 봄·여름·가을·겨울·야경을 병풍 형식으로 만든 비디오 작품으로, 단독 공간에서 음향과 함께 전시된다.

이 작가는 “‘지상 무릉도원’이라 표현할만한 소쇄원의 바람 소리와 물 소리, 풀벌레 소리 등 모든 자연의 소리를 담는데 노력을 기울였다”며 “소쇄원 8폭 병풍을 보면서 일상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이 고단함을 이겨낼 수 있는 힐링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여년 동안 성공적으로 뮤지엄을 이끌고 있는 알베르트 루츠 관장은 “뮤지엄 역사상 한국 현대미술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소쇄원을 모티브로 한 자료와 작품이 드물어 전시여부가 불투명했지만 마침 이이남 작가를 떠올렸고, 거대한 크기의 8폭 병풍 비디오 설치 작품을 전시하게 돼 무척 기쁘다”고 밝혔다.

이 작가의 신작 ‘2016 소쇄원’은 오는 9월에 열리는 부산 비엔날레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이이남 작가는 오는 29일부터 6월 17일까지 독일 베를린 안도 파인아트에서 개인전을 연다. 이 전시에서는 ‘자승자박’과 ‘묵죽도’, ‘청죽도’, ‘박연폭포’, ‘수하오수도’를 선보인다.

이 작가는 한국 고전 미술로 여겨지는 사군도의 본질을 탐구하며 그 뿌리를 현시대 인간에게 친숙한 미디어로 일으켜 세운다는 취지다. 동양의 정신을 되새긴 ‘자승자박’은 비디오 설치작품으로 붓의 움직임을 0.01초 단위의 움직임으로 나눠 먹의 입자들을 글씨로부터 아래로 떨어뜨리고, 다시 입자가 글씨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모니터 4개에 담아냈다.

이 작가는 스위스 전시 개막에 앞서 노르웨이 ‘초이앤라거 갤러리’ 한국아티스트 그룹전에 참가한다. 오는 5월 7일부터 10월 2일까지 베스트포센 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아티스트 그룹전에 ‘김홍도-묵죽도’와 ‘수하오수도’를 출품할 예정이다. 최&라거 갤러리 주도로 열리는 이 전시에는 이이남 외에도 백현진, 이세현, 최수앙 등 22명의 한국작가가 동참한다.

이밖에도 이 작가는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고도의 전율-다른 천사들’(5월 19~10월 16일)과 말레이시아 조지타운 페스티벌(7월 29~8월 29일), 북경 화이트 박스 개인전(9월 10일~미정) 등 다수 전시에서 다양한 신작들을 보여줄 예정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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