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기초의원들 총선 끝나자 마자 ‘해외연수’

“글로벌 시대 대비” 목적에도 대부분 관광 일정 ‘눈총’

동·북구 의회 5월말 국외연수…나머지 의회도 계획중

광주지역 기초의회가 총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해외 연수를 계획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해외연수 일정이 대부분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이어서 논란을 불러올 전망이다.

28일 북구의회 등에 따르면 북구의회는 지난 27일 오전 공무국외 심의위원회를 열고 다음달 북유럽과 중국 등으로 향하는 공무국외활동계획을 승인했다.

북구의원들은 다음달 말 두팀으로 나뉘어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과 우루무치, 돈황, 선선, 트루판 등 중국으로 해외연수에 나선다.

공무국외 활동계획서에 따르면 기초의원 13명과 공무원 3명으로 구성된 A팀은 오는 5월20일부터 28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북유럽을 가게된다.

이에 대해 북구의회는 덴마크의 선진교육 우수사례 견학과 스웨덴 사회복지정책 유형 등을 학습하고 의정발전에 기여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수 일정에는 당초 목적과 맞지 않는 코펜하겐 인어공주상 관람, 오슬로 바이킹박물관 탐방, 스톡홀름 바사흐박물관 견학 등 관광지가 다수 포함돼 공무연수를 위한 일정인지 의구심이 들게 하고 있다.

또 기초의원 5명과 공무원 1명이 중국으로 떠나는 B팀(5월24일∼6월1일)의 일정도 역시 대부분 관광코스로 짜여져 있다.

북구의회는 이번 해외연수 예산으로 기초의원 1인당 지원금 220만 원 등 총 5천252만 원을 책정했다.

동구의회도 같은 날 심의위원회를 열고 4박 6일 일정으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을 방문하는 국외연수계획을 통과시켰다.

동구의회는 싱가포르행 목적에 대해 “철저한 도시계획을 진행하기로 유명한 싱가포르 방문을 통해 도시계획 플랜을 우리 지역 실정에 맞게 벤치마킹하고 주민이 살기 좋은 문화도시, 행복동구 발전 방안을 제시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지만, 의원들의 방문지를 살펴보면 사실상 해외여행으로 비춰지기에 충분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의원들은 싱가포르에 도착해 보타닉가든, 주롱새공원, 오차드로드 등 방문에 이어 연수 셋째날에는 배를 타고 인도네시아 바탐섬에 가는 등 일정이 공무연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동구의회의 이번 해외연수에는 기초의원 7명과 공무원 2명에게 각각 지원금 220여만 원씩 총 2천64만원이 책정됐다.

서구의회도 다음달 26일부터 7박 8일 일정으로 러시아로 떠나는 공무국외연수를 계획중이며, 조만간 심의를 열어 계획안을 통과시킬 방침이다. 남구의회와 광산구의회는 하반기 연수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마다 반복되는 기초의원들의 해외연수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싸늘하기만 하다.

회사원 오모(55·북구 운암동)씨는 “국민의 세금으로 시도 때도 없이 해외를 가는데 갔다와서 구정에 반영에 되는게 뭐가 있느냐”며 “실질적으로 구민들에게 도움이 되는게 없다. 구의원들이 연수를 갔다 와서 구민 입장에서 일을 해주길 바랄 뿐이다”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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