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출신 서현진·황정음·오연서 연기자로 꽃 피워

"저희 걸그룹 출신이에요~."

소위 아이돌 출신인데 아이돌 때는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배우로 전향한 뒤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배우로서 인기를 얻으면서 걸그룹 출신이라는 경력이 새삼 화제가 된다. '흑역사'까지는 아니고 '깜짝 과거'다.

서현진(31), 황정음(31), 오연서(29)가 가수로서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연기자로서 활짝 꽃을 피운 대표적인 사례로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처음에는 황정음이, 그다음에는 오연서가 뜨면서 이들 세 배우의 이름이 함께 거론되더니 이번에는 서현진이 홈런을 치면서 다시 이들의 '출신 성분'이 나란히 화제로 떠올랐다. 

◇ 황정음-'그녀는 예뻤다' 찍고 '운빨 로맨스'

2002년 슈가로 데뷔한 황정음은 타고난 미모로 눈길을 끌긴 했지만, 가수로서는 인정받지 못했다. 10대 특유의 통통 튀는 철부지 캐릭터로 2년간 활동하며 화제는 모았으나 거기까지.

그렇게 쌓은 인지도를 발판으로 슈가를 탈퇴하고 2005년 연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2009년 '지붕 뚫고 하이킥'을 만나기 전까지는 형편없는 연기력으로 비난의 뭇매를 맞았다. 돌아보면 겁도 없이 연기에 도전한 셈이다.

하지만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눈에 띄는 변화와 성장을 보여준 것을 시작으로 '자이언트'(2010), '내 마음이 들리니'(2011), '골든타임'(2012), '돈의 화신'(2013)까지 쭉쭉 뻗어 나간 황정음은 2013년 '비밀'에서 보여준 연기로 아낌없는 갈채를 받았다. 연기 시작 8년 만.

'2013 K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과 네티즌상을 받은 그는 당시 "연기로 칭찬을 받는 것은 처음"이라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 그녀는 예뻤다 황정음

이어 지난해 '킬미 힐미'를 거쳐 '그녀는 예뻤다'로 황정음은 이제 너도나도 잡으려는 캐스팅 1순위의 여배우가 됐다.

'2015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비롯해, 방송 3사 드라마PD가 뽑은 올해의 연기자상, 네티즌 인기상, 10대 스타상을 휩쓸었다.

'그녀는 예뻤다'로 절정의 순간을 맞은 직후인 지난 2월에는 전격 결혼을 해 또다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황정음은 이제 유부녀로서 첫 번째 작품인 '운빨 로맨스'를 오는 25일 선보이게 된다. 

▲ 슈가 시절 황정음

◇ 오연서-'넝쿨당' 찍고 '왔다 장보리'

황정음은 그나마 슈가 출신이었다는 게 알려지기라도 했지만, 오연서가 2002년 LUV로 데뷔했다는 사실은 '묻힌 역사'였다.

오연서는 중학교 3학년 때 본명인 오햇님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또 오해영'에 나오는 전혜빈과 댄스그룹 LUV로 데뷔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해체한 LUV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그는 이듬해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에서 주인공인 고아라의 언니 역을 맡아 연기를 시작했고 동국대 연영과에 진학한 뒤 2009년 영화 '여고괴담5'에서는 공동주연으로 발탁되기도 했지만 역시나 이름도, 얼굴도 알리는 데 실패했다.

그러다 데뷔 10년 만에 기회가 왔다.

2012년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얄미운 시누이 방말숙으로 그는 오랜 기간 음지 생활을 접고 양지로 나왔다. 여세를 몰아 '오자룡이 간다'에는 여주인공으로 발탁됐다.

10년의 절치부심은 배우 오연서를 꽃 피우게 했다. 오래된 중고 신인인 그는 2012년 KBS 연기대상'과 'MBC 연기대상'에서 나란히 신인연기상을 차지했다. 

그리고 대박을 친 2014년 '왔다! 장보리'로 오연서는 하늘을 찌르는 인기를 누리며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았다. '2014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거머쥐었다.

이후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를 거쳐 지난 4월 막을 내린 '돌아와요 아저씨'를 통해 오연서는 현대극도, 사극도, 심지어 남자 연기도 해낼 수 있는 배우임을 보여줬다. 

▲ LUV 시절 오연서

◇ 서현진-'식샤를 합시다2' 찍고 '또 오해영'

tvN '또 오해영'이 연일 화제를 모으면서 드디어 서현진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17세 때인 2001년 밀크의 보컬로 데뷔한 서현진은 1년 활동 끝에 가수를 관뒀다.

2005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출연하면서 연기에 데뷔한 이래 드라마 '황진이'와 '히트'에 얼굴을 내밀었고, '창피해'와 '요술' 등의 독립영화에서는 주연도 맡았다.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짝패' 때부터. 오연서와 마찬가지로 역시 데뷔 10년 만이다. '2011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차지했다.

이후 '신들의 만찬'(2012)에서 보여준 악역 연기로 방점을 찍은 그는 '2012 MBC 연기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았고, '불의 여신 정이'(2013), '제왕의 딸 수백향'(2013)을 거치면서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주연으로 발돋움하는 데는 한계를 노출하기도 했던 서현진은 지난해 '식샤를 합시다2'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기존의 차갑거나 차분한 이미지를 떨쳐내고 발랄한 연기를 생생하게 소화해내면서 서현진이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새롭게 조명받은 것.

▲ 또 오해영 서현진

이를 바탕으로 그는 '또 오해영'의 타이틀 롤을 맡게 됐고, 완벽하게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면서 이보다 사랑스러울 수 없는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 밀크 시절 서현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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