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팔 소녀’ 경신중 백어진양의 아름다운 도전

“패럴림픽·올림픽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요”
 

“탁구가 내게 꿈을 갖게 해 준 만큼 꼭 폴란드의 나탈리아 파르티카 선수처럼 국가대표가 될거에요. 또 패럴림픽이 아니라 비장애인들이 참여하는 올림픽에도 참가하는 것이 제 꿈이에요.”

지난 28일 오후 강원도 강릉 주문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45회 전국소년체전 중등부 탁구 경남선발과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광주 경신중 1학년 백어진<사진>양은 당찬 소감을 이처럼 밝혔다.

백양은 선천성 장애로 왼손으로 라켓을 잡아야 하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스매싱을 꽂아 넣었다. 백양은 이번 소년체전이 세 번째 출전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장애를 극복하고 참가한 백 양은 모든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백양은 장성 분향초등학교 4학년때 부모의 권유로 탁구에 입문해 본격적으로 탁구 선수의 길을 걷기 위해 광주 태봉초로 전학 한 후 올해 경신중으로 진학해 탁구 선수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백양은 오른손이 불편해 일반 선수들보다 더 많은 훈련을 소화해 내야 한다. 어린 소녀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연습이지만 백양은 묵묵히 훈련을 이겨내고 있다. 한쪽 팔이 부자연스러워 다른 선수들보다 균형감각이 뒤떨어져 스텝을 조절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백양의 집은 장성이지만 할머니가 있는 광주에서 생활을 한다. 최근에는 백양의 어머니인 고혜정 씨가 큰 수술을 받아 더욱더 백양을 보살 펴 줄 사람이 없는 형편이다. 경신중 탁구부는 백양(1년)을 비롯해 박예선(2년), 장유진(2년), 윤진영(3년), 김민지(3년) 등 5명으로 구성돼 각종 전국대회에 참가하고 있지만, 어려움이 많다.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제주체전에 출전한 백양은 비록 예선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다. 자신의 단점인 디펜스 보완을 위해 같은 팀 언니 선수들보다 더 많은 훈련을 소화한 끝에 이제는 일반선수 못지 않는 기량을 갖게 됐다.

백양은 사춘기를 겪으면서 학교생활과 훈련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현재는 학교 정규수업이 끝난 후 오후 4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매일매일 훈련을 하고 있다.

백어진 양은 “중학교로 진학해 교과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하지만,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탁구를 계속할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작년 제주체전 리턴매치로 열렸다. 백양은 지난해 경남선발과의 경기에서 아쉽게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백양의 아름다운 도전은 계속된다.

강릉/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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