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국제영화제, 지원 예산 환수위기

市 ‘6월까지 정산서 미제출시 교부결정 취소’ 최후통첩 공문

세무서, 6년간 부적정 예산 900여만원 환수통보… 첩첩산중

독립영화인 주축 “조직위 해체·국제영화제 환골탈태해야”

<속보>좌초위기에 놓인 제16회 광주국제영화제<본보 5월 23일자 1면>가 지난해 광주광역시로부터 지원 받은 예산 3억원마저 환수당할 처지에 놓였다.

29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7일 광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측에 ‘6월 24일까지 정산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전년도 교부결정을 취소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조직위 측이 정산서류 반환을 거부하는 A상임이사를 상대로 한 검찰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추후 조치를 하겠다는 그 동안의 입장에서 벗어나 사실상 강경 대응에 본격 나선 것이다.

시는 앞서 조직위 측에 보낸 5차례 공문에서는 ‘되도록 빠른 시일 내 정산서를 제출해 달라.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만 적시했다. 기한을 정해 ‘최후통첩’성 공문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가 정한 시일 내 결산처리에 필요한 사업서류가 반환되지 않는다면 올해 광주국제영화제 개최는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전년도 예산마저 환수를 앞둔 마당에 올해 광주국제영화제에 시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거라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검찰 조사결과가 나오면 조치하려고 했으나 더 늦어지면 안되겠다는 판단에서 교부결정 취소 예고 공문을 보냈다”며 “기한 내 서류 반환을 받는다면 세부적으로 살펴본 뒤 문제가 없을 시 환수까지는 이뤄지지 않겠지만 그 안에 해결이 안 된다면 관련 법을 검토해 환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격으로 조직위는 최근 세무서로부터 6년여간에 걸쳐 부가가치세 등 정산이 부적정한 예산 900여만원에 대한 환수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광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 말 정환담 조직위 이사장이 A 상임이사가 공금을 유용하고 서류를 빼돌렸다며 경찰에 고소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A상임이사는 검찰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정 이사장은 검찰에 항고장을 제출, 아직까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전년도 회계장부는 A상임이사가 가지고 있으나 서류반환을 거부하면서 시는 아직까지 결산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광주국제영화제 이사회는 지난 10일 올해 영화제 무기한 연기 및 사무실 폐쇄 결정을 하면서 15년간 이어져 온 광주국제영화제가 집안싸움 덕택에 존폐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정 이사장은 영화제 내부 갈등으로 논란이 지속되던 지난 달 베이징국제영화제에 참석해 일부 지역 영화인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심각한 내홍이 계속되자 전·현직 스텝과 지역 독립영화인을 주축으로 영화제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예산도 적은데다 상임이사 한 명이 10여년 이상 조직위 사무국을 운영하고 이사장과 이사들도 비영화인으로 꾸려진 현실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며 현 조직위를 해체하고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 환골탈태한 모습의 새로운 영화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역 영화계 한 관계자는 “광주영화제는 시비와 국비로 여는 시민들의 영화제이기 때문에 사유화하면 안된다”며 “이제라도 갈등을 일으켰던 당사자들이 모든 걸 내려놓고 광주 시민사회의 의견 수렴을 통해 진정한 국제영화제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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