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 진도 관매도

관매 8경 아름다운 이야기 가득, 3만평 곰솔숲 캠핑장

제주도로 귀양 가던 선비가 섬을 붉게 물들인 매화를 보고 이름 지었다는 관매도(觀梅島).

관매도는 사시사철 자연향과 꽃향기가 흐르는 휴식처다.

싱그러운 향기에 취해 섬 곳곳을 잇는 마실길을 걷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는 비경을 만나고 넘쳐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전남 진도군의 관매도는 진도 팽목항에서 정기 여객선으로 짧게는 1시간, 길게는 1시간 40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150가구 200여명의 주민이 관호·관매·장산평 세 마을에 흩어져 톳 양식과 쑥 재배로 살아간다.

관매도 전경/진도군

멋 옛날 천상의 왕국에서 옥황상제가 실수로 공깃돌 하나를 떨어뜨렸다.

옥황상제의 명을 받고 지상에 내려온 하늘장사는 공깃돌에 손자국만 새겨 놓은 채 폭포 아래에서 목욕하는 선녀를 훔쳐보며 세월을 보냈다.

화가 난 옥황상제는 공깃돌 옆에 돌무덤을 지어 하늘장사를 묻었다.

하늘장사 뒤를 이어 공깃돌을 주우러 온 옥황상제의 두 아들 역시 선녀의 미모에 발이 묶여 바위섬으로 변했다.

관매8경 중 제3경과 제6경으로 꼽히는 '돌묘와 꽁돌', '서둘바굴폭포'에 서려 있는 전설이자 관매도 남쪽 앞바다에 솟아난 '형제섬'에 얽힌 이야기다.

돌묘와 꽁돌에서 탐방로를 따라 1.2㎞를 걸어가면 관매도 남쪽 바위 봉우리 두 곳을 연결한 '하늘다리'에 오를 수 있다.

하늘다리에서 내려다보이는 올망졸망한 섬들과 절벽 아래로 넘실대는 바닷물은 관매8경 중 제5경이라는 수식어로도 모자라다.

선착장을 기준 삼아 섬을 반으로 접으면 관호마을과 맞닿는 곳이 관매마을이다.

관매마을에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관리하는 명품마을센터와 경찰 치안관리센터, 보건지소, 민박집 등이 모여 있다.

섬의 유일한 슈퍼마켓이다.

관매마을로 향하는 길에 접어들면 관매8경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관매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썰물 때 폭이 200m에 이르는 관매해변은 2.7㎞ 길이로 펼쳐져 있다. 바다를 향해 150m 정도 걸어 들어가도 어른 머리가 잠기지 않을 만큼 경사가 완만하다.

달랑게 무리가 옆걸음치는 모래사장은 '떡모래'라고 불릴 만큼 단단해서 2013년 관매도를 찾은 경비행기 두 대가 활주로로 삼았다.

관매해변 뒤편에는 300년 넘은 곰솔이 울창하게 우거져있다. 전체 길이 2㎞에 이르는 샛길을 거닐며 즐기는 산림욕이 상쾌하다.

관매도 곰솔숲 면적은 9만9천㎡(3만평)다. 우리나라 해수욕장 방풍림 중에서 가장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곰솔숲 빈터 아무 곳에나 텐트를 치고 밤을 보내는 경험은 관매도에서 얻을 수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텐트 수백 동이 어깨를 맞대고 밀집한 야영장과 달리 관매도 드넓은 곰솔숲에서는 자연을 고즈넉하게 느낄 수 있다.

관매 8경

눈앞에는 관매해변의 풍광이 펼쳐지고 등 뒤로는 곰솔숲이 음이온을 뿜어낸다. 밤에는 머리 위로 별들이 강물처럼 흐른다. 서쪽 바다를 향하고 있어 일몰 명소로도 손꼽힌다.

곰솔숲에는 야영객 불편이 없도록 급수 시설 두 곳과 공중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텐트 설치와 시설 이용으로 지불하는 비용은 없다.

관매마을 어귀에 이르면 천연기념물 212호로 지정된 후박나무 한 쌍이 짙은 그늘을 드리운다.

주민들이 성황으로 모셨던 후박나무 두 그루는 800년째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 장의 사진 안에 담아내기조차 쉽지 않을 정도로 품이 넓다.

후박나무를 뒤로하고 장산평 마을로 향하는 길목에 접어들면 봄마다 유채꽃 노란 물결, 가을마다 메밀꽃 하얀 물결로 물드는 습지가 펼쳐진다.

야트막한 구릉과 원시림이 펼쳐진 주변 경치까지 더해져 오래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다.

울긋불긋 해당화가 피어난 길 따라 섬 동쪽 끝에 다다르면 셋배쉼터가 나온다.

셋배쉼터에서는 찰랑찰랑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아침마다 수평선 위로 솟아나는 해를 맞이할 수 있다.

관매도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탐방로는 총 18.7㎞로 전부 돌아보려면 꼬박 하루가 필요하다.

관매해변, 방아섬, 돌묘와 꽁돌, 할미중드랭이굴, 하늘다리, 서둘바굴폭포, 벼락바위, 다리여 등 관매8경이 탐방로를 따라 펼쳐진다.

약초나 난을 캐려고 수풀로 들어가면 독사를 만날 수 있으니 탐방로를 벗어나지 않도록 주의하자. 국립공원이기 때문에 해양·육상생물을 포획하거나 채취해서도 안 된다.

다리 피로를 덜고 싶으면 관매마을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소를 이용하면 된다.

국립공원 해설프로그램(☎061-542-1430)을 미리 신청해 비경마다 숨겨진 보석 같은 이야기를 놓치지 말자.

관매도와 육지를 이어주는 정기여객선은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 출발한다.

편도 기준으로 1시간 40분이 걸리는 한림페리3호는 오전 9시 50분 팽목항을 출발하고, 오후 2시 20분 관매도를 떠난다.

오갈 때마다 1시간씩 소요되는 조도고속훼리는 낮 12시 10분 팽목항을 출항하고, 오후 1시 30분 관매도 선착장을 나선다.

두 배 모두 자동차를 실을 수 있고, 조도 창유항을 경유한다.

운항요금은 편도 기준으로 성인 1명당 한림페리3호 1만3천원, 조도고속훼리 1만1천원이다.차량은 승용차 1대당 한림페리3호 3만8천원, 조도고속훼리 3만5천원이다.

주말에는 한림페리11호가 증편돼 오전 7시·9시 55분, 오후 1시 30분 세 차례 팽목항을 출발한다. 돌아올 때는 오전 8시 20분·11시 30분, 오후 2시 55분 세 차례 관매도를 떠난다.

한림페리11호 운항 요금과 소요시간은 한림페리3호와 같다.

배편은 '가고 싶은 섬' 누리집(http://island.haewoon.co.kr)이나 팽목항(☎ 061-544-5353)에서 예매하면 된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