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권혁신 광주지방기상청장의 날씨와 생활>

장마
 

예로부터 ‘오뉴월 장마는 개똥장마다’라는 말이 있다.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가뭄해갈을 위해 약간의 쓸모도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음력에 의해 유래된 말이기 때문에 양력으로 6, 7월을 가리킨다. 실제로 6월 하순께가 되면 흐리고 비 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장마가 시작된다.

장마는 여름철에 성질이 다른 해양성 열대기단(북태평양기단)과 해양성 한대기단(오호츠크해기단) 사이에서 전선(前線)을 형성하게 되는데, 두 기단의 세력이 비슷하면 전선이 이동하지 못하고 거의 같은 곳에 머물게 되어 정체전선 즉 장마전선이 형성된다. 두 기단의 세력의 우세에 따라 장마전선이 오르락내리락 하다가 북태평양기단의 세력이 강해지면 장마는 끝나게 되고, 본격적인 여름철 무더위가 시작된다.

장마기간에는 구름량이 증가하고 일조량이 감소하며 습도와 강수량이 증가해 천둥·번개를 동반하는 날씨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장마시기라고 해도 주변 기압계와 장마 전선대의 발달 정도에 따라 구름 낀 날씨만 지속될 뿐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수 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평년(1981~2010년) 남부지방의 장마기간 32일 중 강수일수는 17.1일이며 이는 약 53%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광주의 평년(1981~2010년) 강수량 자료를 살펴보면, 한 달 정도 되는 짧은 장마기간에 연강수량(1391.0㎜)의 29%의 402.3㎜의 비가 집중됐다. 이와 같이 장마철에는 많은 비가 집중 되는 시기로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으므로 안전대비는 필수이다.

“가뭄 끝은 있어도 장마 끝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가뭄은 아무리 심해도 농사 피해에 그치지만, 장마철 집중호우로 발생하는 홍수 피해는 재산피해 뿐만 아니라 인명피해가 커 생겨난 말이다. 본격적인 장마기간을 맞이해 우리 지역에도 21일 오후부터 22일 새벽까지 시간당 20mm 내외의 강한 비가 예상되니 주변 시설물과 구조물을 사전 정비하고, 저지대 침수위험지역이나 산사태 위험지역의 주민들은 대피장소와 비상연락방법을 알아두는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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