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산백련지 무안백련의 비밀

회산백련지 무안백련의 비밀
<김철주 전남 무안군수>
 

‘무안연꽃축제’가 열리는 회산백련지는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이다.

회산백련지에서 자생하는 무안백련은 일반 백련과 다르게 처음에는 분홍빛을 띠다가 순백으로 변하는 꽃을 일반 연과 다르게 8월에서야 꽃을 피운다. 순백으로 변하는 꽃을 늦게 피우는 무안백련, 회산백련지 무안백련에는 몇 가지 비밀이 있다.

무안백련은 꽃잎의 색이 변하는 연이다. 처음에는 가장자리가 연한 분홍빛을 띤 꽃을 피우지만, 점차 순백색으로 꽃잎이 변하는 무안백련의 첫 번째 비밀은 색소에 있다. 연 꽃잎의 분홍빛은 색소 중 하나인 화청소(花靑素)의 안토시아닌에 산성 물질이 붙어 색을 발현한 것이다.

식물의 색소에는 광합성과 관련된 녹색소(chlorophyll)와 카로티노이드(carotinoid), 꽃의 색을 결정하는 화청소 등이 있고, 특히 화청소는 적색, 청색, 자주색의 안토시아닌(anthocyanin)과 황적색의 베타시아닌(betacyanin)이 있다.

식물의 색소는 세포 내의 액포 속에 주로 분포하는데 액포는 커다란 물주머니 모양이고 식물의 형태를 유지하며 체내의 각종 노폐물과 생산물을 저장 또는 배출하는 기관으로 수분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노화되면 수축하거나 벽이 약해져 저장물질이 이동·분해된다. 즉, 식물이 오그라들거나 형태가 변형되는 것이다.

액포가 잘 발달하여 꽃의 색이 빨리 변하는 연의 경우 꽃이 노화되면 액포에 있는 색소가 분해되어 이동하거나 적어지게 되는데 색소는 체내의 산성이 강할 경우 화청소의 발현이 잘 되고 온도가 높아지면 화청소의 생성이 억제된다.

무안백련이 처음에 꽃대를 세워 꽃잎을 펼치는 순간에는 액포의 색 발현으로 가장자리가 연한 분홍색을 띠지만 점점 꽃을 활짝 피우면서 꽃의 노화와 온도의 상승으로 액포가 작아지고 색소가 분해되어 화청소가 감소하면 순백색의 연꽃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연의 대부분은 6월부터 시작해 7월, 길지 않은 기간에 꽃을 다 피워낸다. 반면, 7월이 되어도 시큰둥한 무안백련은 8월이 다 되어서야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이는 무안백련의 품종 자체가 만생종인 이유도 있지만, 연이 자라는 연지(蓮池)와 크게 다른 환경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여겨진다.

무안백련이 꽃을 많이 피우는 시기가 늦고 처음부터 끝이 긴 이유는 깊은 수심과 고르지 않은 지형인 회산백련지에서 자라고 있는 영향, 즉 뿌리줄기가 10마디 이상 뻗어간 이후부터 꽃눈이 분화하고 꽃줄기가 출현하는 연의 개화생리에 따른 것으로 무안백련이 전국에서 가장 생육이 늦은 만생종으로 알려진 원인이다.

올해도 8월12일부터 4일간 무안연꽃축제가 열린다. 어깨에 진 짐이 갈수록 높아지고 무거워지는 고단한 삶에 잠시라도 휴식과 위안을 주는 회산백련지, 수줍은 수다와 온화한 미소의 신비로운 생명체 무안백련을 곁에 두고 위로의 대화가 자욱한 회산백련지에서 제20회 무안연꽃축제가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의미 있게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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