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관 추진 잠정 중단…전남도 ‘당혹’

문체부 지자체간 ‘과열 유치 경쟁’우려…원점 재검토 밝혀

정부가 지방자치단체간 과열 유치경쟁이 빚어진 ‘국립한국문학관’의 건립 일정을 전격 중단했다.

전남도는 한국문학관 유치에 사활을 걸고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던 터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 정부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며 차분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정관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은 지난 24일 정부 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비 450억 원이 투입되는 한국문학관 건립사업의 당초 계획을 변경·조정한다고 발표했다.

문체부는 애초 다음 달 부지를 선정하고서 2019년까지 한국문학관의 건립을 끝내고 이듬해 개관할 계획이었다. 한국문학관은 한국문학의 역사를 대표하는 대한민국 대표문학관이자 문학유산 및 원본자료의 체계적 수집·복원, 보존·아카이브, 연구·전시, 교육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서 기능하게 된다.

그러나 문체부가 지난달 3일부터 25일까지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국문학관 건립 부지 공모 신청을 접수한 결과 16개 시·도의 24개 시·군·구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전남도는 장흥읍 원도리 일대 구 장흥교도소 부지를 후보지로 제시하며 문체부에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해당 시·군·구는 저마다 한국문학관 유치 당위성을 주장하는 등 이전투구식 경쟁에 나서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정 차관은 “지역문인과 출향문인들도 언론기고나 서명운동에 참여하면서 문학계 분열까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특정지역 내정설’ 등 근거없는 비판과 유언비어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어떤 곳을 선정하더라도 탈락한 23곳에는 치유하기 힘든 허탈감과 상처가 남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문학관 건립과 관련된 제반사항을 중단하고 범국민적 합의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대안을 차분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문학관에 보여준 전국적 관심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문학계와의 논의를 통해 한국문학의 세계화와 대중화, 지역 문화자원 연계, 문학진흥정책 전담기구 설치 등을 포함한 ‘한국문학 진흥 중장기 종합대책’을 올 하반기 중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특히 한국문학관 유치가 역점시책인 ‘남도문예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맞물린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정부가 사전 협의나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의 한국문학관 전격 중단 발표에 당혹스럽다”면서 “향후 정부의 진행과정을 지켜보며 한국문학관 장흥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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