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軍이 손잡고 함께 가는 광주를…

6·25기념 금남로 행진 무산, 광주시민· 군 갈등씨앗 된 것 유감

제11특전여단, 31사단 장병 광주 FC응원 등 광주사랑 계속해와

용서와 화해, 격려로 따뜻하고 건강한 광주공동체 같이 만들어야

지난달 28일 수원과 경기가 열린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31사단 장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광주FC 제공
지난 25일 6·25전쟁 66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제11공수특전여단과 31사단 장병들이 참여할 예정이었던 ‘호국보훈 퍼레이드’가 열리지 않았다. 지난 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옛 전남도청 금남로에서 시민들을 향해 총을 쐈던 제11공수여단 일부 장병이 금남로에서 행진을 하는 것은 광주시민들을 조롱하는 처사라는 반대여론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일은 그렇게 감정적으로 처리할 일이 아니었다. 광주시민들과 군이 서로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 군은 “80년 광주에서 저질렀던 부끄러운 일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그리고 “대한민국과 광주의 민주가치를 수호하는 사랑받는 군으로 자리하겠다는 다짐의 뜻으로 시가행진에 나선다”는 뜻을 먼저 밝혔어야 했다.

이런 군의 입장은 행사를 기획한 보훈처가 적극적으로 나서 알려야 했다. 광주시민들 역시 내 아들, 내 후배들이 복무하고 있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국군을 과거 ‘정치군인들의 하수인’으로 활동했던 ‘부끄러운 군대’로 바라보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야 했다. 제11특전여단은 과거에는 광주를 아프게 했으나 지금은 구슬땀을 흘리며 조국을 지키고 있는 우리의 보루다.

보훈처와 광주광역시는 ‘호국보훈퍼레이드’에 담긴 소중한 뜻을 제대로 알리지 못해 광주시민과 제11특전여단이 손을 맞잡고 화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했다. 감정적인 갈등의 폭만 더 크게 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광주시민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것은 제11특전여단과 31사단 장병들이 건강한 광주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일이 프로축구 광주FC 승리를 위해 지역부대 장병들이 축구경기를 관전하며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28일 프로축구 수원과의 경기에서는 11특전여단 100명과 상무대 400명, 31사단 200명 등 800여명의 장병들이 단체로 광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아와 광주FC를 응원했다. 광주FC는 장병들의 응원에 힘입어 이날 승리했다.

31사단은 지난 4월 9일 울산현대전에도 120명의 장병들을 경기장에 보내 광주FC를 응원토록 했다. 광주지역 군 부대는 오는 8월의 광주FC 홈경기에도 군 장병들을 대거 보내 응원전을 펼칠 계획이다. 군 부대가 이처럼 응원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은 축구경기관람 관중이 부족해 광주FC가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선수들의 사기도 높이기 위해서이다

광주·전남지역 부대를 총괄하는 6**기무부대는 광주FC를 살리고 광주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서는 장병들의 단체관람과 응원이 절실하다는 제안을 받고 이를 각 부대에 전파해 부대훈련 일정을 고려, 단체관람토록 협조를 구했다. 결과적으로 단체응원은 광주FC에 활력을 불어넣고, 장병들의 사기를 높이고 병영문화를 개선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왔다.

광주FC 관계자는 “시민들이 찾지 않아 썰렁한 경기장을 많은 장병들이 찾아와 열띤 함성을 보내준 탓에 광주FC가 승리해 광주의 명예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광주지역 군 부대는 ‘광주와 함께 울고 웃고’ 있다. 과거의 상처를 서로 감싸주면서 광주를 건강한 도시로 함께 가꾸는 광주시민과 군부대 장병들의 노력이 더욱 절실한 때이다.


/최혁 기자 kjchoi@namdonews.com


/남성진 기자 na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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