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여름철 날씨

<권혁신 광주지방기상청장의 날씨와 생활>
변화무쌍한 여름철 날씨
 

장마는 남쪽의 열대성 기단인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한대성 기단인 오호츠크해고기압 사이에 형성된 정체전선으로, 북쪽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지면 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 우리나라는 비교적 산뜻하고 맑은 날씨가 되고, 남쪽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지면 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려 무더운 여름 날씨가 된다.

남부지방의 평년 장마기간은 6월 23일부터 7월 23~24일까지다. 올해 광주·전남지역의 장마는 평년보다 5일 정도 먼저 시작됐으나 6월 장맛비의 양은 많지 않았다. 광주·전남에서 6월 한 달 동안 내린 누적강수량은 78.7㎜로 평년의 약 84% 수준에 머물렀을 뿐이다.

지난 1973년 이래 장마기간 중 가장 많은 비가 내렸던 해는 1985년으로 6월 21일부터 7월 18일 사이에 751.5㎜의 비가 내려 연강수량의 반 이상이 장마기간에 집중됐다. 반면 가장 적은 비가 내렸던 해는 1994년으로 6월 22일부터 7월 6일까지 26.8㎜의 비가 내리는데 그쳤다.

장마기간이라고 해서 모든 날이 비가 오는 것은 아니며, 장마기간 중에도 비가 오지 않은 날이 절반 정도에 해당된다. 낮 동안 맑은 날이 지속되다가도 밤에 비구름이 몰려오면서 본격적인 비가 시작되기도 하고, 오전에 장맛비가 끝나면서 오후에는 찜통더위가 이어지기도 한다. 장마전선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한동안 강수가 소강상태를 보이는데 이럴 경우 폭염특보가 발표되는 사례가 매우 많아 “장마가 끝난 게 아니냐”는 문의를 많이 듣게 된다. 기상청이 폭염특보를 시행한 2008년부터 2015년까지 7년 동안 장마기간에 폭염주의보가 발표되지 않은 해는 2011년과 2012년 밖에 없었다.

최근 계절의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장마기간 이후에도 대기불안정으로 국지적인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해 장마기간보다 장마종료 후에 강수량이 더 많이 발생한 사례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1998년 지리산 집중호우가 있는데,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지리산 일대에서는 300㎜가 넘는 돌발적인 집중호우로 100여명의 사망자와 실종자 등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 시기에는 대기불안정이 매우 크기 때문에 호우세포의 수명이 불과 1~3시간 정도이며 시간당 100㎜ 이상의 강한 비가 단시간에 집중돼 피해가 컸다.

여름철은 대기 중에 수증기량이 많기 때문에 대기가 불안정할 때는 맑은 날이라도 갑자기 소나기가 세차게 내릴 때가 있는 등 여름철 날씨는 변화무쌍하므로 TV, 라디오 등을 통해 최신 기상정보를 확인하는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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