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트로 한국의 美 알린다
이이남, 오스트리아 그룹전 참가…10월 16일까지
조선 초기 김시습의 ‘취유부벽정기’ 디지털로 재해석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오스트리아 린즈 ‘OO Kulturquartier, Energie AG’에서 ‘Hohenrausch & ‘Other Angels’이란 타이틀의 그룹전에 참가한다.

지난달 29일 개막해 10월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이이남 작가는 붓의 0.01초 단위 움직임으로 나눠진 먹의 입자들이 글자가 돼 아래로 떨어졌다 다시 글자로 만들어지는 추사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자승자박’과 조선 초기 김시습의 ‘취유부벽정기’를 디지털로 재해석해 전시한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 ‘취유부벽정기’는 탄생 모티브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 홍생이 달밤에 술에 취해 대동강 부벽루에 올라가 아름다운 선녀와 시로써 화답하며 즐기다 선녀가 사라지자 귀가해 선녀를 그리워하다 병이 든다. 곧 홍생은 선녀의 시녀가 나타나 하늘에 올라가게 된다는 내용의 꿈을 꾸게 되고 세상을 하직한다.

작품에서는 한국의 천사를 ‘선녀’로 설정하고 원작의 내용을 디지털로 재해석해 현실과 영적인 세계를 교묘하게 연결한다.

취유부벽정기의 글자들이 4개의 모니터를 가로질러 흘러나오면서 추상적이고 생소한 글자들과 천사의 의미 사이에서 보는 이로 하여금 머릿속에 새로운 상상의 창조물을 그려낸다.

오스트리아 린즈에 자리한 비영리 아트 기관인 OO Kulturquartier은 국제적인 현대미술 프로그램을 탄탄한 기반으로 두고 있으며, 오스트리아의 북쪽지방 문화센터와 OK 현대미술센터의 다리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프란즈 프리일러씨는 “Other Angels(다른 천사들)’를 테마로 설치미술, 조각, 비디오와 개념 배경을 전시하는 스튜디오나 예술회관 같은 실험적인 세팅과 상상공간을 융합시켜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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