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역사절의공원 조성사업 ‘공염불’

막대한 예산 확보 막막…공동 시행 나주시 무관심

향약문화관 건립 답보·호남학 진흥원 유치도 미지수

최영호 광주광역시 남구청장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호남역사절의공원’ 조성 사업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수 천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다, 공동 시행할 전남 나주시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어 무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5일 남구에 따르면 남구 칠석동과 나주시 평산리 일원 50만㎡(20만평) 규모에 1천850억 원을 투입, 올해부터 오는 2020년까지 ‘호남역사절의 공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호남 문화와 정신을 간직한 기념관 및 종합체험시설 건립 등을 통해 수익형 테마공원을 조성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조선시대 정조(23년) 때 임진왜란, 갑자란, 정묘호란, 병자호란, 무신란 등 5란의 사적(事蹟) 당시 호남의 충의열사 1천463명의 행적이 수록된 ‘호남 절의록’을 통해 애국심과 충·효 정신을 고양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남구는 테마공원에 호남의병, 항일운동, 민주화운동에 관한 각각의 기념관을 세우고 향약문화관과 호남학진흥원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편의시설, 숙박시설, 호남전통식당 등도 조성할 방침이다.

그러나 거창한 계획과는 달리 사업 추진은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2월 구성하기로 한 추진위원회는 현재까지 발족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달 예정된 사업타당성 조사 용역비도 마련되지 않아 없던 일로 됐다. 호남절의록과 관련한 문중 협의회 구성도 이뤄지지 않았다.

테마공원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향약문화관 건립도 부지선정과 예산 부담을 놓고 광주시와 이견으로 3년째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남구는 올해 향약문화관 건립 공사 착공을 목표로 했으나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조차 미확보 상태다.

게다가 공동 사업 추진을 요청한 나주시는 이 사업에 아예 관심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져 남구청으로서는 이래저래 난처한 상황이다.

이 사업의 또 다른 중심축인 호남학진흥원 유치 역시 쉽지만은 않은 실정이다.

현재 광주시와 전남도 공동으로 한국학 호남진흥원 건립에 나서고 있으나 재단법인 설립은 내년 4월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입지 선정, 국비확보, 예산 분담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이 때문에 막대한 예산 확보와 관련 지자체의 협조 등 일선 자치구 차원에서 감당하기 힘든 사업에 무리하게 뛰어 든 것은 아닌지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남구는 내년 대선 공약 반영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광주전남북연구원이 공동으로 연구 계획 수립 중인 ‘전라도 천년 기념사업’에 해당 사업을 제출, 채택 여부를 기대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올 2월부터 추진위 구성과 지역민들을 상대로 트러스트 운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까지 아무 것도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치구 사업으로는 진행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아 광주전남북이 공동 추진하는 ‘전라도 1천년 사업’ 아이디어 공모를 제출한 상태”라며 “사업이 미반영 된다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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