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 명소를 찾아서

빛고을 명소를 찾아서<무등산 양떼목장>

무등산 자락 푸른 초원서 지친 몸과 마음 힐링을…

클래식 들으며 목장 산책…“북유럽이 부럽지 않다”

아이들은 양에게 ‘건초 주기’ 체험…150마리 방목

SNS바람 타고 가족·연인들의 ‘新 관광지’로 떠올라
 

전라남도 화순군 화순읍에 위치한 무등산 양떼 목장 모습. 이 목장은 무등산과 안양산, 만연산에 둘러 싸여 도시에서 볼 수 없는 탁월한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남성진 기자 nam@namdonews.com

<편집자 주>연일 내리 쬐는 뙤약볕에 모든 일이 하기 싫어지는 요즘. 마음을 다스르는 것이 어느때 보다 중요해졌다. 한여름 더위와 스트레스에 지쳐버린 사람들에게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화순 무등산 양떼목장에 들러보길 권하고 싶다. “북유럽이 부럽지 않다”는 게 다녀온 사람들의 전언이다.

탁 트인 초원과 한가롭게 거니는 양떼. 거기에 클래식 음악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볼륨으로 계속 흘러 나온다. 언뜻 북유럽 어느 나라의 풍경 같지만 이곳은 다름 아닌 전남 화순 ‘무등산 양떼목장’의 모습이다.

전남 화순군 화순읍 수만리 326-1 일원에 위치한 무등산 양떼목장은 광주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이곳은 무등산과 안양산, 만연산에 둘러 싸여 도시에서 볼 수 없는 탁월한 풍광을 자랑한다. 특히 산세를 타고 넘어오는 바람이 산책로를 따라 걷는 사람들에게 시원한 선물을 주기도 하는 곳이다.

무등산 양떼목장의 부지는 33만㎡(10만평), 여기에 양 150마리가 방목돼 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목장을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쭉 도는 산책 코스다. 40분 정도가 소요되는 이 코스에는 산책로를 따라 스피커가 설치돼 있다. 이 스피커에서 나오는 잔잔한 선율의 음악을 들으며 산책로를 걸으면 누구나 마음에 있던 짐과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 놓을 수 있다. 특히 푸른 초원과 양떼를 배경으로 찍는 셀카는 대충 찍어도 작품이다. 산책로 중간에는 그늘쉼터가 마련돼 있어 바쁜 일상에 쫓겨 나누지 못했던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푸른 초원과 양떼를 배경으로 방문객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남성진 기자 nam@namdonews.com

이 때문인지 무등산 양떼목장은 최근 SNS 바람을 타고 가족과 연인들의 필수 관광지로 떠올랐다. 요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SNS에는 무등산 양떼목장을 다녀간 사람들의 게시글로 온통 떠들석 하다. 지난달 현충일 연휴에는 하루 5천명씩 이틀간 1만명이 몰릴 정도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무등산 양떼목장을 아이들과 함께 찾은 가족 단위 관광객들은 양에게 건초를 주는 체험학습을 통해 추억을 남길 수도 있다. 목장 입구에서부터 “양이 무섭다”며 떼를 쓰고 울던 아이들도 한없이 순한 양이 다가와 건초를 먹는 모습을 보면 이내 함박 웃음을 짓기 마련이다. 부모들은 이 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카메라를 연신 들이댄다. 아이와 부모 모두 양에게 마음을 뺏기는 순간이다.

연인들도 이에 질세라 셀카 삼매경에 빠지는 곳이 양떼목장이다. 젊은 연인들에게는 ‘건초 주기’ 체험장은 가족들에게 양보하고 산책코스 정상에 위치한 전망대에서 찍는 사진이 진짜 작품이라고 일러주고 싶다.
 

무등산 양떼목장의 설립자 윤영일 대표. /남성진 기자 nam@namdonews.com

지난 5월 5일 개장한 무등산 양떼목장은 목장의 설립자 윤영일(77) 대표와 그의 아들 대원(45)씨, 며느리 새미(41)씨의 작품이다. 목장의 울타리부터 그늘쉼터까지 이들 부자의 손길이 안 닿은 곳이 없을 뿐더러 새미씨는 목장 입구에서 밝은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윤 대표는 지난 1971년 파독광부로 한국을 떠나 머나먼 타지에서 3년간 모진 고생을 경험했다. 그는 이때 모은 700만원으로 한국에 돌아와 지금의 양떼목장 부지 10만평을 사들였다. 당시 700만원은 공무원 30년치 월급이었다고 한다.
 

목장 방문객들이 양들에게 건초 주기 체험을 하고 있다. /남성진 기자 nam@namdonews.com

이곳에서 30여년간 소와 흑염소를 키우던 윤 대표는 지난 2013년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무렵 화순군청 공무원 황경림 씨의 권유를 받아 양떼목장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올해 목장을 성공적으로 개장한 윤 대표는 요즘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자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윤 대표는 “노년에 이런 기쁨을 누릴려고 내가 그 모진 세월을 겪었나봐…목장을 찾아온 사람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고 양에게 건초를 주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어”라고 말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화순/서경찬 기자 sk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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