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 지사, 도 재정악화 책임져야

전남도 재정을 악화시킨 각종 사업들에 대한 책임을 이대로 묻어야 하느냐는 여론이 높다. 박준영 전 지사는 재임 당시 사업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F1 대회 개최를 강행했다. 이에 따라 도의 모든 예산이 F1 대회 중심으로 편성돼 정상적인 예산운영이 힘들어졌다. 게다가 F1 대회 누적적자가 1천900억여 원에 달해 도 재정을 거의 파탄에 이르게 했다.

박 전 지사는 또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일대에 사파리 아일랜드 조성 사업을 추진, 결과적으로 74억여 원의 도 예산을 낭비하게 했다. 전남 신안군 도초면 발매리 일대에 조성될 예정이었던 사파리 아일랜드는 수도권에서 너무 멀고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여론이 높았다. 그러나 박 전 지사는 이를 역점사업으로 정해 강력히 추진했다.

문제는 F1 대회와 사파리 아일랜드 조성사업 모두 추진과정에서 사업성이 부풀려졌다는 것이다. 도는 F1대회 강행을 위해 의도적으로 왜곡된 ‘F1대회수익분석’을 내놓고 반대여론을 잠재웠다. 도는 ‘수익성이 충분하다’는 용역보고서를 근거로 사업을 강행했으나 결국 4년 동안 1천900억여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F1대회는 민선 6기 들어 대회가 중단된 상태다.

사파리 아일랜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도는 2013년 사파리 아일랜드의 경제성 분석에서 비용 편익비율을 높이는 등 사업성을 인위적으로 높였다. 이 같은 사실은 감사원 감사에서 밝혀졌다. 도가 매입한 도초면의 80만1천㎡ 임야는 현재 경작지로 임대돼 2천여만 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74억 원을 투자해 고작 2천만 원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F1대회와 사파리아일랜드 사업을 강행, 재정을 파탄지경으로 몰고 간 박 전 지사에게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지적이다. 또 용역보고서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용역업체와 연구진에게도 책임을 따져야 한다.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F1대회와 사파리 아일랜드 사업을 위해 예산을 편성하고 방패막이 역할을 한 전남도의회 일부의원들의 반성도 필요하다.

박 전 지사는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것을 F1대회와 사파리 아일랜드 사업 실패에 대한 면죄부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 재임시절의 사업결과를 놓고 책임을 묻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수익성을 왜곡하면서까지 사업을 강행한 부분은 어떤 형태로든 책임져야 한다. 도 재정을 그렇게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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