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전남 농작물·과수 병해충 기승

흰등멸구·갈색날개매미충·미국 선녀벌레 등

"예년보다 빨리 중국서 국내로 유입 탓" 추정

연일 계속된 불볕더위에 전남지역 농작물과 과일이 병해충에 시달리고 있다.

27일 농촌진흥청과 전남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전남농기원이 올해 도내 벼 관찰포를 대상으로 병해충 발생현황을 조사한 결과, 해남·진도지역에 3천ha 규모의 ‘흰등멸구’ 해충이 발생했다. 또 강진지역은 700ha 규모의 흰등멸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흰등멸구는 해안가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했다.

벼 관찰포 유아등(해충 채집장치)에 매일 400마리 이상 채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방제에 철저를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흰등멸구, 벼멸구, 혹명나방 등 해충은 중국 남부지방으로부터 저기압 기류를 타고 우리나라로 날아 들어오는 해충으로, 기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중국에서의 발생이 예년보다 빨라 국내로 유입되는 개체수가 증가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전남농기원은 농가별 예찰을 통해 발생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하고, 볏대 아래쪽을 잘 살펴 발생이 많으면(20주 기준 벼멸구 20마리, 흰등멸구 200마리 이상) 적용약제로 초기에 방제를 실시해 밀도를 낮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내 선녀벌레와 갈색날개매미충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전남농기원은 지난해 378㏊였던 피해면적이 올해는 더욱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림 근처 과수원 등에서 발생하는 이들 외래해충의 개체수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와 유럽에 서식하는 미국 선녀벌레는 식물에 달라붙어 수액을 빨아 먹어 말려 죽이거나 감로(단맛을 내는 분비물)를 배설, 그을음병을 유발한다.

특히 한여름 찜통더위와 장마에 지친 작물은 설상가상 해충의 공격으로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최근 전국에 걸쳐 큰 피해를 야기하는 미국 선녀벌레 성충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도 바로 이맘때다.

전남농기원 관계자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부 논·밭 작물과 과수에 병해충이 급증해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평소 물 빠짐이 원활하도록 재배지의 도랑 등을 정비하고 병해충 발생 즉시 전용약제로 방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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