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 남도일보 주필과 떠나는 주말고향여행<전남 목포>

‘목포의 눈물’ 거두고 낭만 넘실대는 관광도시로…

위세등등 유달산, 서해안 바라보며 사계절마다 기암괴석 절경 연출

아름다운 풍광 담은 예향…남농 허건·이난영·남진 ‘예술인의 고향’

가는 곳곳마다 푸짐한 먹거리·넉넉한 인심에 지친 심신 ‘재충전’

 

 

목포의 관문 목포대교 야간 경관 조명이 황홀한 밤바다를 연출하면서 새로운 관광 랜드마크로 부상했다. 두 마리 학이 눈부신 자태를 뽐내며 날갯짓하는 목포대교의 경관 조명은 지난 2012년 완공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목포시 제공

최혁 남도일보 주필의 탯자리는 전남 목포다. 즐거운 유년 시절과 청소년기를 목포에서 자란 최 주필에게 ‘목포’라는 지명은 이야기할때 아련하게 저며오는 무언가가 있다.

그러나 최 주필은 ‘눈물의 항도(港都)’ 목포에 이제는 더 이상 애잔함은 없다고 한다.

사무쳤던 한(恨)은 예술혼으로 승화됐고, 목포 초입부터 중심부까지 펼쳐진 아름다운 풍광은 여행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최 주필과 아름다운 항구도시 목포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보자.

전남 목포시는 영산강 하구와 서해안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다. 무엇보다 다도해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아름다운 동양화와 같은 항구도시다. 주위에 13개의 섬이 넓게 펼쳐져 있어 경치가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자연적으로 방파제 구실을 해 천연적인 항구의 조건을 갖췄다.

‘목포하면…’ 떠오는 것은 단연 유달산이다. 사계절 바뀔때마다 기암괴석이 절경을 연출한다. 해발 228.3m에 불과하지만 바다에서 바로 솟아난 산의 기개가 대단하다. 노령산맥 큰 줄기가 무안반도 남단에서 불쑥 솟아올랐다. 기암괴석으로 머리를 올린 ‘작은 월출산’의 형상이다.

서남쪽에 병풍을 둘러놓은 듯 기암절벽이 펼쳐진 유달산은 고려시대인 1351년 봉수대가 설치된 곳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때 군량미가 쌓여있는 것처럼 위장했다는 노적봉이 있다.

‘목포의 눈물’ 이난영 노래비, 정오를 알리던 오포대, 근사하게 바다를 조망하는 정자를 지나면 바로 마당바위다. 조금 비탈 위에 들어선 너럭바위에 앉아 부는 바람에 땀을 식힌 후 일등바위에 오르면 된다. 유달산은 바다에 바로 인접한 셈이라 높이에 비해 전망이 좋다. 특히 석양이 질 무렵 오르면 황금빛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세 마리의 학이 고이 잠든 삼학도 역시 목포의 명소다. 천연기념물 500호인 갓바위도 자연이 세월의 힘으로 만든 걸작이다. 인위적 요인이 전혀 작용하지 않고 풍화작용과 해식작용 등 자연적인 과정을 오랜 시간 거치면서 탄생했다.

예전에는 갓바위 해수욕장도 있었지만 지금은 물이 들어 바다 위로 놓은 데크를 따라 코 앞에서 바라볼 수 있다. 갓을 쓴 것처럼 생겼대서 갓바위라지만 생긴 모양은 꼭 투구같다.

이처럼 아름다운 풍광은 목포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했고, 유명 예술인으로 성장하는 자양분이 됐다. 전국 최초로 예향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예술의 고장이 목포다. 중소도시로서는 드물게 남농 허건, 차범석, 김환기, 박화성, 최청자 등 예술원 회원을 5명이나 배출한 문화예술의 도시다. 뿐만 아니라 이난영, 남진, 이매방 등 큰 족적을 남긴 예술인들의 고향이다.

역사 속 목포는 대한민국 근대를 대표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부산, 원산, 인천에 이어 4번째로 개항(1897년)한 유서깊은 도시로 3대항 6대 도시로서의 명성을 떨쳤다. 근대 역사의 유산들도 많아 1930년대 일본영사관과 동양척식주식회사 등이 아직 남아있다.

근대 이전인 조선시대의 흔적도 남아있다. 고하도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 후 1597년 10월 29일 진을 옮겨 군량비를 비축하고 전력을 재정비하면서 다음해 2월 17일 고금도로 옮기기까지 107일간 주둔한 곳이다.

목포진은 1439년 왜적을 경계하기 위해 설치된 군사기지로 만호가 배치됐다고 해서 만호진이라고도 한다. 목포가 한반도 서남해 방어지로서 군사적 요충지임을 보여주는 목포진은 현재 역사공원으로 재탄생돼 수군교대식이 열리고 있다.

목포는 남도 최대 항구도시 답게 서남해 청정해역에서 잡아올린 싱싱한 해산물의 진미를 맛볼 수 있는 식도락의 고장이기도 하다.

홍어삼합, 세발낙지, 꽃게무침, 민어회, 갈치조림 등 목포의 5미(味) 뿐만 아니라 준치무침, 보리굴비, 깡다리조림, 우럭지리 등 맛깔난 요리들이 즐비하다. 다시 목포를 찾는다면 훈훈한 인심과 짜릿한 손맛때문일 것이다.

문화시설이 풍부한 것도 목포의 자랑이다. 삼학도에는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과 어린이바다과학관이 걸어서 1~2분 정도 떨어져 있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가볼만 하다. 갓바위에는 자연사박물관, 목포문학관, 생활도자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남농기념관 등이 집적돼 있어 편리하게 이동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감상할 수 있다.

늦은 밤 시간이 남는다면 반세기 전통을 가진 목포 자유시장도 볼거리 가득한 야시장으로 가볼만하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남도의 풍류가 넘쳐난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목포는 맛과 멋을 자랑하는 낭만의 고장이다”며 “목포가 체류형관광도시로 발돋움하도록 해상케이블카 설치 등 관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y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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