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일 남도일보 정치부장(국장대우)과 떠나는 주말고향여행<전남 화순>
신선이 된 듯…화순 바위에 새겨진 억겁의 세월을
가는 명소마다 역사문화 테마파크…‘천하제일경’ 적벽 꼭 봐야
고인돌 유적지·‘천불천탑’ 운주사는 돌의 미학…신비로움 더해

 

전남 화순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자 사찰인 운주사는 우리나라 사찰 가운데 수수께끼가 가장 많은 곳이다. 한국의 여느 사찰과는 달리 천왕문과 사천왕상도 없으며 일반적인 절집의 형식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낮은 산등성이와 계곡을 따라 다양한 형태의 불상과 불탑만 즐비해 절집 전체가 하나의 법당 같은 운주사는 그 신비로움으로 관광객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자 사찰인 운주사는 우리나라 사찰들 중 수수께끼가 가장 많은 곳이다. 한국의 여느 사찰과는 달리, 천왕문과 사천왕상도 없으며 일반적인 절집의 형식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낮은 산등성이와 계곡을 따라 다양한 형태의 불상과 불탑만 즐비해 절집 전체가 하나의 법당 같은 운주사는 그 신비로움으로 관광객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군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자 사찰인 운주사는 우리나라 사찰들 중 수수께끼가 가장 많은 곳이다. 한국의 여느 사찰과는 달리, 천왕문과 사천왕상도 없으며 일반적인 절집의 형식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낮은 산등성이와 계곡을 따라 다양한 형태의 불상과 불탑만 즐비해 절집 전체가 하나의 법당 같은 운주사는 그 신비로움으로 관광객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화순군 제공
운주사는 도선국사가 하룻밤 사이에 천불천탑을 세웠다는전설만을 간직한 채 창건에서 폐사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를 말해 주는 기록이 남아있지 않다. 어느 시기 누가 무엇 때문에 천불천탑을 조성하였는지 아직도 상상만 무성할 뿐 그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다./화순군 제공

전남 화순은 지역 전체가 하나의 테마파크 같은 곳이다. 세계문화유산인 고인돌유적지과 ‘천하 제일경(景)’ 화순적벽, 천불천탑의 신비가 살아 숨 쉬는 운주사 등은 문화유산의 보물창고다.

이 뿐만 아니다. 화순군을 둘러싼 무등산과 만연산, 백아산 등은 여름 그 푸르름이 더해진다.

이 가운데 화순을 대표하는 관광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적벽이다.

지난 2014년 30여년 만에 개방한 화순적벽은 1년 6개월 만에 4만6천여명이 방문하면서 전국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화순 적벽은 동복천 상류인 창랑천을 따라 7㎞에 걸쳐 노루목적벽, 보산적벽, 창랑적벽, 물염적벽으로 이뤄져 있다.

‘적벽’이라는 이름은 1519년 기묘사화 후 동복에 유배 중이던 신재 최산두 선생의 작품이다. 소동파가 노래한 양자강 황주 적벽에 버금할 만한 풍경이라고 하여 그렇게 붙였다. 또한 석천 임억령은 적벽동천(赤壁同天)이라 불렀고 하서 김인후가 적벽시를 지어 더욱 유명해졌다.

“무등산이 높다더니 소나무가지 아래 있고, 적벽강이 깊다더니 모래 위에 흐르는 물이더라” 이는 김삿갓이 노래한 적벽의 풍경이다.

특히 적벽 주변엔 최근에 조성된 ‘김삿갓 문학동산’, 연둔리 숲정이, 이서 야사리 은행나무, 백아산 하늘다리 등 가볼만 한 곳이 몰려 있다.

중국 관련 역사문화유적도 많은 곳이다.

중국 3대 혁명음악가로 추앙받는 정율성 선생 모교인 능주초등학교를 비롯 우리나라에 하나 뿐인 주자 선생을 모시고 있는 주자묘는 보석 같은 관광자원이다.

화순군은 지난해에 정율성 선생의 모교인 능주초등학교에 ‘정율성 음악교실’을 재현해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화순으로 옮기는 첫 작업을 시작했다.

전남 화순군 능주면 천덕리에 있는 주자묘는 조선 성리학의 근간이 되는 주자학의 시조 주희를 모시는 사당이다.

또한 몽고군과의 전투에서 사망한 아버지 주거의 한을 풀고자 능주로 건너온 주잠을 모신 주자묘도 정비했다.

특히 주자묘는 전국 유일하게 주희를 모신 사당이라는 점 외에도 중국에 관련 사당이 없어 중국인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지역 문화자원이다.

주자학은 송나라때 주희가 집대성한 새로운 유학으로, 이기(理氣)와 심성(心性)에 근거해 실천 도덕과 인격 및 학문의 성취를 역설하고 있다.

주자묘는 송나라가 원나라에 패망하자 주희의 증손자 주잠(珠潛)이 한림원 7학사를 데리고 자리를 잡았다.

이 사당은 처음에는 신안 주씨 문중에서 1905년 영모당을 창건했다가 1978년 현재의 모습으로 새롭게 재축됐다.

현재 사당 안에는 주자의 증손이자 신안 주씨의 시조인 청계공 ‘주잠’을 포함해 총 6인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이와 함께 화순은 옛부터 ‘돌(乭)’과 인연이 깊다.

세계문화유산 화순고인돌과 ‘천불천탑’의 운주사, 북면 서유리 공룡발자국 화석지 등이 돌과 연결됐다.

화순의 고인돌 유적을 처음 만나면 누구나 크게 놀란다.

먼저 그 숫자가 엄청나고 분포지역이 광활한 것에 감탄한다. 이어 고인돌의 어마어마한 크기에 압도당해 절로 감탄사를 연발한다. 화순 고인돌은 지금까지 160개 군락에서 1천682기가 발굴됐다. 그 중 596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올라 있다.

춘양면 대신리의 팽매바위는 화순 고인돌을 대표하는 유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 효산리와 대신리에는 마당바위 채석장, 관청바위 채석장, 감태바위 채석장이 있다. 마당바위 채석장은 마당처럼 넓어 얻은 이름이다.

‘천불천탑’의 신비를 간직한 운주사는 현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운주사는 20년 전쯤만 해도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 아니었다. 숨겨진 역사를 찾아다니는 학자들이나 탐침봉을 들고 다니는 도굴꾼들만 겨우 알던 곳이었다.

그러다가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이 나오면서 운주사에 대한 관심이 속속들이 나타났다. ‘장길산’에 나타난 운주사는 능주 땅을 역모의 땅으로, 혁명의 땅으로 민중의 해방구로 그려낸다. 황석영 이외에도 운주사에 와서 문학적 영감을 새롭게 발견한 문인은 많다. 운주사의 미처 발견되지 못한 신비로움은 문인들의 문학적 그리움과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밤 나들이객을 위한 야시장은 매주 금요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10까지 화순 고인돌시장 광장에서 펼쳐진다.

사람냄새 가득한 이곳에는 화순의 먹거리와 다양한 농특산물을 비롯해 야외무대에서 통키다 연주부터 인디밴드 콘서트 까지 만날 수 있어 아이들의 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화순은 ‘힐링푸드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건강한 음식으로도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무더운 여름 기운을 되찾게 해주는 흑염소요리와 다슬기요리는 지금이 제철이다.

검은 콩을 이용한 흑두부와 메주콩, 검정콩, 파란콩을 더해 세가지 색이 어우러진 색동두부는 인공색소를 입힌 컬러 두부와는 다르다.

콩이 가진 본래의 색이 제작 과정에서 자연스레 녹아나도록 만들어 콩이 내는 순기능을 두부 하나로 다 맛볼 수 있다

채식, 다이어트식, 건강식 등을 선호하는 요즘 트렌드에 고단백 저지방식품인 콩이 각광받고 있어 콩을 이용해 두부요리를 선보이는 식당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구충곤 화순군수는 “화순은 예부터 명승지가 많아 남주명향(南州名鄕)이라 불리는 고장”이라며 “돌 문화 벨트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 벨트를 연계해 화순의 관광산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ym@namdonews.com
화순/서경찬 기자 sk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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