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콜레라 이어 첫 일본 뇌염 환자까지

콜레라 3번째 발생·C형 간염도…감염병 확산

보건당국은 개인 위생만…“사후약방문식” 비판

뇌염과 콜레라, C형간염 등 전국에서 감염병 발생이 잇따르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광주광역시는 15년만에 콜레라와 올해 들어 첫 일본 뇌염이 환자가 발생하는 등 감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질병관리본부와 각 지역 보건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경남 거제에서 올해 세 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15년 동안 국내에서는 발생하지 않았던 콜레라 환자가 광주에서 환자가 발생하자 거제에서 잇따라 2명이 나왔다. 앞선 두 명의 환자와 마찬가지로 3번째 환자 역시 거제에서 해산물을 먹었다.

환자로 확진 판정을 받은 김모(64)씨는 지난 21일 설사 증세가 나타난 데 이어 24일 복통 증세를 보였고 25일부터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김씨와 앞서 발생한 2명의 환자는 모두 수산물을 먹었지만 음식이 정확히 같지 않았고 서로 접촉하지도 않았다.

보건당국은 오염된 해수와 해산물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감염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3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이날 공교롭게도 광주시에서는 올해 들어 첫 일본뇌염 환자가 나왔다. 설비기사 A(51)씨는 지난 16일 고열과 경련 등 전형적인 일본뇌염 증세로 입원한 뒤 항체검사 등을 통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광주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 중인 이 환자는 의식이 거의 없는 혼수상태에 빠졌다. 일본뇌염은 바이러스가 중추 신경계에 침투해 피해를 주는 2군 법정 감염병이다.

전북 순창에서는 C형간염 집단감염 의심사례가 또 나왔다. 집단발병으로 확인되면 작년 하반기 이후 4번째 집단감염 사례가 된다.

질병관리본부는 건강보험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통해 순창의 B병원에서 203명이 C형간염 진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하고 지역 보건당국과 함께 역학조사를 통해 집단발병이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당국이 방역 강화와 원인을 찾는 등 감염병 확산 방지에 애를 쓰고 있는 건 이해되지만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후 약방문식’ 대응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올해 여름 폭염 외에는 확산하는 감염병의 뚜렷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채 추가 발생을 막는 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동구에 사는 이모(29)씨는 “폭염이 다소 누그러져 이젠 좀 안심하고 있는데 감염병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아 불안하다”면서 “TV 등 언론들은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는 데 과연 이렇게만 해서 감염병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지 의구심만 든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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