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웅 글/ 김복룡 그림

동네에서 힘깨나 쓰는 재수생 히창이가 이제 겨우 1학년인 시민이나 연대 같은 애들을 가끔씩 불러내어 심심풀이하는 식으로 초주검이 될 때까지 두들겨 패는 까닭을 종철이는 알 수가 없었다. 힘 자랑일까? 그렇다면 저토록 패지 않아도 동네 애들이 제 앞에서 절절 매지 않는가. 말하자면 후환이 두려워 부모님에게 일러 받치지도 못하는 정도이니, 이 동네는 가이 히창이 제 왕국이나 다름없지 않느냔 말이다. 그렇다면 그냥 히스테리일까. 아니면 일종의 쌔디즘…?, 종철이는 도대체 이해가 안 갔다.
알고보니 그건 순전히 보복이었다. 사건의 전말은 아주 간단했다. 히창이가 제오를 시켜서 시민이 누나, 참여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는데, 그 뒤부터 히창이가 더욱더 시민이를 괴롭힌 것이다. 참다 못한 시민이는 친구 연대와 짜고 히창이의 동생 문열이를 실컷 두들겨 패주었는데, 그게 외려 빌미가 되어 끝없는 보복이 이어진 모양이다.
“또철아, 보복 테러라고 하는 것은 정말 나쁜 짓이지?” 종철이가 먼저 물었다.
“그럼 그렇고 말고 좋게 말로 할 일이지 테러가 뭐냐 테러가. 그건 말이야 가장 비인간적인 행동이라고. 인간 세상에서 영원히 추방해야할 무서운….”
“혹시 합리적인 방어 수단을 모두 빼앗겨버린 시민이나 연대가 그랬다면 몰라. 그들도 잘 한 것은 아니지만, 히창이에게 맞설 방법이 없어서 마지막 수단으로 스스로에게 큰 타격이 올 것을 감수하고 심지어는 목숨까지 내걸고 히창이 동생을 택해 테러 한 것이니까.”
“글세, 그건 그렇다치고 힘이 쎈 히창이가 시민이나 연대 같은 순진한 어린 아이를 끝도 갓도 없이 두들겨 패기만 하는 이유는 뭘까?”
신문에 이런 기사가 났던데 이 기사를 보면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지도 몰라.
‘아프칸 공격, 9·11보다 큰 범죄’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지적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공격은 9·11 미 동시다발 테러보다 더 큰 범죄행위라고 미국의 저명한 언어학자 비평가인 노엄 촘스키 매사추세츠 공대 교수가 11일 지적했다.
촘스키 교수는 이날 인도 마드리스 음악당에서 ‘9월11일과 그 여파- 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아프간에 대한 서방세계의 접근법이 ‘근시안적이고 파멸적’이라며 ‘미국이야말로 고발된 테러국가’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수 차례나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국제법도 상습적으로 위반했다며, 미국은 자신이 저지른 것과 똑같은 테러 행위를 비난할 도덕적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촘스키 교수는 미국은 테러단체를 훈련시켜 자신의 이해에 걸림돌이 되는 다른 나라 정부를 전복하고 미국에 아부하는 정권으로 대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아프간 공격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며, 그것은 일방적으로 행동할 권리를 타협하기 싫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서방세계와 일부기관이 열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세계화는 빈부의 격차만을 심화시킬 뿐이라며 세계화가 번영을 촉진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신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마드리스/AFP 연합

“그러고 보면 미국은 야만인 기질이 확실히 있나봐.”
종철이는 열을 내기 시작했다.
미국이 물질의 분석적 연구를 열심히 한 결과 오늘날 부의 상징국가가 되고, 자본주의의 왕이 되었지만 그들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금방 그의 야만성을 찾아낼 수 있지. 내 이를테니 잘 들어보렴. 사람은 원숭이로부터 진화해 왔다고 하지. 그 진화 과정을 한 번 살펴보자구나. 원숭이는 온 몸에 털 투성이다. 하지만 인간에게는 머리털과 겨드랑이를 비롯한 몇 군데 치모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미국사람들은 가슴팍은 물론이고 다리통 등에 아직도 털이 남아 있다. 이는 육체적으로 원숭이에서 인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에 있음을 증거 하는 것이다. 의식주(衣食住)라는 말에서 자명하게 드러나듯 사람은 의복을 제일로 친다. 그러니까 곡마단에 따라다니는 원숭이 말고는 옷 입은 원숭이는 없다. 사람만이 옷을 입고 다닌다. 그런데 미국사람들은 곧잘 벌거벗고 다닌다. 한여름에는 거의 브레지어만 걸치고 다니는 미국여자들이 많다. 이것 또한 진화 과정에 있는 야만인임을 증명하기에 총분한 사실이다. 차원을 좀 높여보자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 남녀 평등사회가 되었지만 우리의 언어는 남녀라고 표현할 지언정 녀남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신사숙녀 여러분! 하지, 숙녀신사 여러분! 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동물들은 예로부터 암수 또는 자웅(雌雄)이라 칭했지, 수암 또는 웅자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그런데 미국사람들은 Lady and gentleman 하지 않는가!
. 이 또한 야만인 임을 드러내는 언어 습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공격은 9·11 미 동시다발 테러보다 더 큰 범죄행위라고 노엄 촘스키(미국의 저명한 언어학자, 비평가, 매사추세츠 공대 교수)가 지적했을까. 또철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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