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황금연휴’ 온 가족과 함께 꼭 감상하세요

제11회 광주비엔날레가 추천한 대표작품 11選
‘추석 황금연휴’ 온 가족과 함께 꼭 감상하세요
녹두서점·태양의 공장·예술하는 습관·인류의 요람 등 11개 작품 추천
37개국 252개 작품 전시…“해설가·어플 활용하면 알차게 즐길 수 있어”
 

지난 2일 개막한 2016 광주비엔날레장에 국내외 관람객의 발걸음이 늘고 있다.

올해로 11회째 맞은 2016 광주비엔날레는 ‘제8기후대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를 주제로 국내외 37개국 120여명 작가의 작품 252점을 선보이고 있다.

마리아 린드 예술감독은 예술이라는 매개로 동시대 현안인 환경과 노동, 인권, 권력, 정치 및 사회 현상을 조망하고 예술의 역할을 모색하는 작품들을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으로 꼽았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 황금연휴가 이어지는데 마땅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면 현대미술 축제의 장으로 나들이를 추천한다.

‘현대미술은 어렵다’며 망설이고 있다면 잠시 주목하길 바란다. 작품 추천에 앞서 비엔날레를 200% 알차게 즐길 수 있는 전시관람 팁을 지금부터 공개한다.

첫째, ‘전문 전시 해설가’를 활용하라. 광주비엔날레는 관람객과 전시의 소통과 교감을 돕기 위해 전시 해설가인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은 전시관 입구 ‘도슨트 인포메이션’에서 별도의 예약없이 행사 기간동안 매일 30분 단위로 운영되며, 작품에 대한 개인적 소감과 작가 성향, 작업 배경 등 외적인 부분도 들려줘 관람의 재미를 더해준다.

둘째, 스마트폰을 활용하자. 전시 음성 해설 프로그램을 활용해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각 전시실 입구에는 음성 해설 프로그램 ‘QR코드’가 있다. 우선 ‘QR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어플을 설치한 후 해당 전시관에 설치된 QR코드를 인식시키면 작품 목록과 음성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셋째, 홈페이지를 ‘학습’하자. 광주비엔날레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전시 작품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다. 전시관 방문에 앞서 재단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작품 설명을 통해 미리 만나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제 비엔날레가 추천하는 11개 작품을 소개한다.
 

▶도라 가르시아作 ‘녹두서점─산 자와 죽은 자, 우리 모두를 위한’

▶도라 가르시아作 ‘녹두서점─산 자와 죽은 자, 우리 모두를 위한’<비엔날레관 1전시실>

비엔날레 1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작품이다. 1977년 광주 동구 계림동에 처음 문을 열었던 녹두서점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격문과 투사회보 등을 만들어서 배포했던 곳이다. 작가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의 주요 거점이자 토론의 장이었던 녹두서점을 재현해 내면서 광주의 상징적인 1980년대를 표현했다. 이곳에서는 당시 서점에서 판매됐거나 주요 토론 도서 목록이었던 서적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 作 ‘태양의 공장’

▶히토 슈타이얼 ‘태양의 공장’<1전시실>

몰입형 비디오 설치물인 이 작품은 빛으로 변환되는 노동자들의 움직임을 촬영하는 모션 캡쳐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한 가상의 비디오 게임에 기반한 작품이다. 게임은 외부 음성에 의해 진행되는데, 이 음성은 게임 참여자들의 노동 조건과 그들의 움직임이 포함되는 지상주의자 매트릭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치열하게 비판적인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의 작품은 예술가, 수필가, 그리고 교육자로서 오늘날의 이미지의 상태에 강력한 기반을 둔 깊은 사색을 전해주고 있다.
 

전소정作 ‘예술하는 습관’

▶전소정 作 ‘예술하는 습관’<비엔날레관 2전시실>

제2전시실은 그야말로 암흑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둠속에서 희미한 불빛을 따라 가다보면 7개의 모니터와 의자가 놓여있다. 전소정 작가의 ‘예술하는 습관’은 7채널의 비디오를 통해 의미를 가지지 않는 듯 보이는 행위의 반복적인 순환을 보여준다. 사실 이 짧은 동영상은 예술, 예술이 하는 것의 습관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가의 작품은 일상의 삶으로부터 비범한 스토리를 이끌어 내면서 예술을 위한 은유가 되도록 만든다.
 

아르제니 질리아에브 作 ‘인류의 요람’

▶아르제니 질리아에브 作 ‘인류의 요람’<비엔날레관 3전시실>

황금빛 대형 구(球)와 함께 허블 우주 망원경으로 촬영한 어둡고 광활한 우주 배경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긴 태피스트리들이 벽에 일렬로 걸려있다. 태피스트리 자체는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표면이 유사한 삼각형으로 이뤄진 대형 구와 어울어 지면서 상상의 박물관 같은 느낌을 준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우주로 흩어진 인간의 미래를 표현한다. 미래에 대한 작가의 가상 시나리오에서 인간은 지구를 떠나 우주에 흩어져 살게 되며 오직 미술관이나 인류의 과거를 보존하고 있는 기록관을 방문할 때에만 지구를 찾게 된다.
 

빅 반 데 폴 作 ‘직선은 어떤 느낌일까?’

▶빅 반 데 폴 作 ‘직선은 어떤 느낌일까?’<비엔날레관 3전시실>

제3전시실 중앙에 위치한 LED 조명을 활용한 설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빛을 발하는 환경이 식물의 성장뿐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나타내고자 했다.

작가는 LED 조명의 패턴을 한국 전통 격자 창호와 한글 등을 기호화해 표현했다. 그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계승하기 위해 설립된 여성들의 모임인 오월 어머니집을 수차례 방문해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소통과 만남의 공간에 대한 영감을 작품으로 발전시켰다.

특히 이 작품은 전시 관람에 지친 관람객들이 작품 위에서 잠시 앉거나 누웠다 갈 수 있는 숨은 묘미를 지니고 있다.
 

폴린 부드리&레나테 로렌스 作 ‘유독한’

▶폴린 부드리&레나테 로렌스 作 ‘유독한’<비엔날레관 5전시실>

마지막관인 제5전시실로 이동하면 다시 ‘암실’ 느낌이다. 이곳에서는 성과 페미니즘 논의에 기반한 여성 퀴어 문화를 주요 주제로 다뤄온 여성 아티스트 듀오의 영상과 LED 조명 작품이 설치돼 있다.

고도의 협업에 능한 이들은 안무가, 배운, 다른 예술가, 음악가 같은 수많은 개인들과 협력해 그들의 극적인 구성을 조합해 낸다. 작품 ‘유독한(Toxic)’은 독성을 가지고 직면하는 이미지, 알레고리, 그리고 소품들과 정면으로 대응하는 주제들에 접근한다.
 

사스키아 누어 판 임호프作 ‘#+26.00’

▶사스키아 누어 판 임호프 作 ‘#+26.00’<우제길 미술관>

무등산 자락 아래 카페와 문화 공간이 함께 하는 이곳에는 작품의 구성 요소를 발견해 내는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판 임호프 작가는 사립 미술관인 이곳에 건축적인 개입을 해 보통 미술관의 작가나 소유주들에 의해 설치되는 임시 전시물을 위한 하얀 큐브 공간을 변형해 특이한 설치물을 만들었다. 그는 공간의 주어진 건축적 요소들에 반응해 특정한 비트를 선택하며 기존의 전시관과는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베른 크라우스 作 ‘T.U.N’

▶베른 크라우스 作 ‘T.U.N’<무등현대미술관>

베른 크라우스는 자신의 설치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그 안에 살게 될 작가다. 작가는 레크리에이션 지역이자 토지와 자연을 둘러싼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작품을 위해 8~9월 비엔날레의 오프닝 이후까지 작품이 전시된 무등현대미술관 1층에 거주하면서 지역에서 얻은 텐트를 비롯해 부츠, 진흙, 식물, 인근 등산 장비 상점에서 구입한 상품 등 여러 재료와 물건들로 전시장을 채웠다. 노란 형광색 로프를 따라가다보면 무등산과 더불어 그의 물건 일부가 들어있는 전시홀로 산책과 여행을 할 수 있다.
 

구닐라 클링버그 作 ‘고요함이 쌓이면 움직임이 생긴다’

▶구닐라 클링버그 作 ‘고요함이 쌓이면 움직임이 생긴다’ <의재미술관>

무등산 입구을 지나 나무숲길을 걷다 보면 구닐라 클링버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의재미술관이 있다.

이곳에는 한국의 풍수지리와 오행사상을 바탕으로 비가시적 에너지의 흐름을 시각화한 다수의 작품들이 설치됐다. 특히 미술관 유리창에는 비닐을 오려 만든 달의 주기 문양을 한 작업들과 7개의 봉으로 만들어진 미술관 입구 태양열 LED 표지판은 낮 동안 충전돼 해가 질 무렵 가장 밝은 빛을 발산한다.
 

코퍼라티바 크라터 인베르티도 作 ‘어째서 몇은 떠나고 몇은 남았는가’

▶코퍼라티바 크라터 인베르티도 作 ‘어째서 몇은 떠나고 몇은 남았는가’<5·18민주화운동기록관>

광주 동구 금남로에 자리하고 있는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는 광주의 정체성과 역사적 가치가 반영된 다수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멕시코시티의 예술가 집단인 코퍼라티바 크라터 인베르티도는 과거 5·18민주항쟁에 대해 “어째서 몇은 떠나고 몇은 남았는가?”라며 질문을 던진다. 전시에서는 절단된 코, 배너 귀신, 얼굴 없는 얼굴, 플라스틱백, 화산석, 곤봉 등의 캐릭터들이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곳 전시관의 장점은 비엔날레 참여 작가의 작품은 물론 5·18 당시의 기록들도 관람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관람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
 

크리스토퍼 토마스 作 ‘뉴일람’

▶크리스토퍼 토마스 作 ‘뉴일람’ <亞전당 창조문화원 복합5-2관>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영상·모델하우스·인테리어 등 다양한 형태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뉴일람’은 신설 벤처 기업 형태를 띤 장기 예술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동시대 미술의 국경을 뛰어넘은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형식을 시험해보는 과정을 이용한다. 이를 통해 기술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전위의 시대에 어떻게 기업이 국가를 구성할 수 있으며, 어떻게 브랜드가 예술가와 소통할 수 있을지 질문함으로써 시민권의 미래를 상상한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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