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포기않고 준비해야 마주한다

기회는 포기않고 준비해야 마주한다
<박홍률 전남 목포시장>
 

지난 8월 열렸던 리우올림픽은 폭염, 열대야, 가뭄으로 지친 대한민국 국민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줬던 축제였다. 메달 소식은 색깔을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시원한 소나기와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웠다. 비록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선수들도 땀과 투혼, 도전으로 진한 감동과 가슴 뭉클함을 선사했다.

한국선수단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꼽는다면 남자 펜싱 에페의 박상영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모습일 것이다. 결승전에 오른 박상영은 1점만 허용하면 패하는 10-14의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승리했다. 동시에 찔러도 패하고 마는 벼랑 끝에서 점수를 차곡차곡 쌓으며 15-14 대역전극을 거뒀다. 가위바위보로 설명하자면 5판을 내리 이긴 셈이다. 금메달로 마무리 돼서 더욱 기뻤지만 설령 은메달에 그쳤더라도 박상영의 모습은 극찬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박상영의 금메달은 결과와 과정에서 모두 완벽해 더욱 감동적이었고, 고맙게도 소중한 교훈까지 선물했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가 말한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명언을 기적과 같은 승부로 전세계인 앞에 펼쳐 놓은 것이다.

베라의 명언 다음에 어울릴 말은 덧붙인다면 ‘그러니 포기하지마’ 또는 ‘그러니 마음을 놓지마’일 것이다. 포기하지 않아야만, 마음을 다잡아야만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포기한다면, 마음을 풀어버린다면 천재일우(千載一遇)가 될지도 모를 기회가 찾아와도 붙잡지 못한다. 기회의 특징 중 하나는 다음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대로 있을지, 사라질지, 다시 올지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다. ‘나중에 최선을 다 하겠다’, ‘그때 가서 최선을 다 하겠다’는 말은 그래서 공허하고 무의미하다. 박상영도 포기하지 않고 마음을 다잡아 천재일우인 올림픽 결승전에서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했다.

기회의 또다른 특징은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는 것이다.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은 결국 준비에서 판가름난다. 준비된 자는 기회를 덥썩 껴안지만, 그렇지 않는 자는 기회를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심지어 기회로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 준비 그 자체가 성패를 가르는 능력인 셈이다. 준비는 다른 능력과 달리 천재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후천적으로 갈고 닦을 수 있는 능력이며 그래서 누구나가 ‘준비의 천재’가 될 수 있다.

‘포기하지 말자’, ‘마음을 놓지 말자’, ‘준비하자’라는 어쩌면 진부하고 너무나도 당연한 말을 강조하는 이유는 동서고금,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마음에 깊이 새길만한 삶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세계적인 불황의 장기화와 고용없는 저성장의 만연화, 즉 먹고 살기가 힘들어 몸과 마음 모두가 고달픈 현대인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장기화와 만연화라는 불길한 표현이 탈출, 회복 등 희망의 언어로 언제 바뀔지 모르는 게 늘 변화하는 세상사의 이치다. 역사는 고저장단, 경박단소와 중후장대의 리듬으로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며 흘러왔다. 그래서 좌절과 낙담에 파묻혀 포기해서는 안된다. 인간에게는 후퇴에서 전진으로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그렇게 역사를 써내려왔다.

그러니 포기하지 않고, 마음을 놓지 않고, 준비하는 자세야말로 난세를 가장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방법이다. 특히 취업난에 금수저·흙수저론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더욱 필요하다. 앞으로 펼쳐질 인생에 기회는 얼마든지 찾아오기 마련이다.

끝으로 리우올림픽에서 감동을 선사한 한국선수단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분들에게 승리의 역사가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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