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프랑스를 상상하다’ 사진展

앵글에 담긴 ‘프랑스’ 어디까지 봤니
신세계갤러리 ‘프랑스를 상상하다’ 사진展
내달 4일까지…한불수교 130주년 기념
 

마이아 플로르 作 ‘Jardins du Chateau de Versailles’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인 앞으로 보이는 베르사유 궁전의 풍경과 아름다운 분수들은 모두 흰 천으로 덮혀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베르사유 궁전. 하지만 그는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일지라도 권력 앞에선 나약한 공간일 뿐이라고.

신선한 시각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초현실적인 작품을 표현하는 사진작가 마이아 플로르(Maia Flore). 그의 작품은 몽환적이기도 하고 때론 기이해보이기도 하는 묘한 매력으로 시선을 끈다.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다음달 4일까지 프랑스 주요 문화 유적지 25곳을 작가만의 시선으로 해석한 작품 33점을 모아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전시를 갖는다.

1988년 프랑스 태생인 마이아 플로르 작가는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석달 동안 프랑스 전역을 횡단하며 성, 미술관, 교회, 동굴, 공원, 삼림지대 등 25곳의 문화유적을 찾아 영감을 얻고 아름다운 장면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순회전시인 이번 행사는 앞으로 3년간 전 세계를 돌며 진행될 예정이다.

작가의 접근법은 현실과 상상 사이의 교차점을 찾는 것부터 시작한다. 대본을 짜고 스토리보드를 만든 후 디지털 촬영으로 모든 장면을 포착해낸다. 작가가 발길 닿는 대로 떠난 수많은 장소는 마치 직접 떠나온 듯 생생하게 전해진다.

특히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유적지에 얽힌 잘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그 예로 프랑수아 1세의 초대를 받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노새를 타고 클로뤼세 성에 들어서서 ‘왕의 수석 화가, 발명가, 건축가’로서 생의 마지막 3년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마리 앙뚜와네뜨가 생을 마감한 콩시에르쥬리의 혁명시대 교도소 모습을 등장인물의 행동에 따라 상상해 볼 수 있게 한다. 블루아 성에서 인물이 응시하는 왕비의 침실 옆 작은 서재는 보석과 예술품을 숨기기 위한 내밀한 공간으로 르네상스 궁정생활의 비화를 상징한다.

광주신세계갤러리 관계자는 “작품에 담긴 품위 있고 우아한 네러티브는 관람객들에게 유적지들을 또다른 시각으로 해석해보기 바란다”며 “이번 전시가 마치 프랑스를 여행하듯 지친 일상의 쉼표가 되고, 한불 양국 간 문화 교류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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