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실패가 초래한 윤장현시장의 위기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이 인척관계인 김 모 전 정책자문관의 구속 사태와 관련해 29일 내부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렸다. 윤 시장은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김 모 정책관의 구속과 검찰의 시청 실·과 압수수색과 관련해 “참담하고 침통한 심정이며 무엇보다 공직자의 자존심이 꺾이고 명예가 떨어져 시장으로서의 책임을 통감 한다”며 산하직원들에게 사과했다.

윤 시장의 이 같은 사과는 지난 12일에 있었던 대 시민 사과에 이어 두 번째 공식사과이다. 그는 사과문에서 “시장 혼자 투명하고 청렴하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었다. 제 주변부터 하나하나 빈틈없이 챙겼어야 했다”며 “가까운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엄정한 잣대로 관리 감독해야 했는데 저의 불찰로 공직자 여러분의 자존심이 꺾이는 일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흐트러진 광주시정을 바로잡기 위해 신속한 인적 쇄신 단행과 불합리하거나 부적절한 일 처리 방식 개선을 약속했다. 그렇지만 인적쇄신이나 업무처리 개선 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 바로 윤시장이 바뀌어야 한다. 인사스타일과 여론수렴 방식을 바꿔야 한다. 선거캠프 출신들을 중용하고 달콤한 말만 건네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듣는 것을 고쳐야 한다.

윤 시장은 취임직후 시공무원들을 불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공무원들이 이권에 개입하거나 외부청탁을 받아 업무처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부하직원들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았다. 그래서 교수나 시민단체 관계자등 선거캠프 출신들에게 의존해 시의 대형사업 방향을 결정했다. 또 능력보다는 충성도에 따라 측근들을 핵심부서에 앉혔다.

그러다보니 광주시 행정은 어느 사이 아마추어 행정이 돼버렸다. 중앙부처와의 신뢰성과 예산관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부 측근들의 외골수적 사고방식은 도시철도 2호선 사업과 같은 대형 사업을 지지부진하게 만들었다. 또 선거캠프 인사들의 짬짜미는 김윤석 U대회 조직위 사무총장이나 문인행정부시장과 같은 유능한 인사들이 중도하차하는 결과를 낳았다.

윤 시장은 인사와 사업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제시하면 수용하기보다는 불쾌감을 나타낸다. 자신을 믿어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선거캠프 출신들에게 한자리씩을 안겨주는 보은 인사가 계속되는 한 광주시정은 계속 잡음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윤시장이 위기에 빠진 것은 만사(萬事)인 인사(人事)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우선 주위 사람들부터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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