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여파 ‘꽃 주문 뚝!’…화훼업계 울상

축하·근조 화환 ‘급감’…상인들 “막막해”

조선대총장 이·취임식장 화환 한개도 없어

‘김영란 법’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화훼농가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9일 조선대학교 16대 총장 취임식 모습으로 이날 행사장 내부와 외부 모두 축하화환을 한 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원 안은 조선대 측이 행사장 외부에 내건 ‘화환 및 선물 사양’ 포스터.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본격적인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의 시행으로 ‘화훼농가’가 영업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김영란법이 경조사비 상한액을 10만원으로 규정하면서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에 보낼 축하·근조 화환의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다. 공직자 등이 취임식과 승진 인사를 위해 건네던 축하화환과 난 등을 보내고, 받기를 꺼려하면서 화훼 상인들이 영업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영란법 시행 이틀째인 29일 오전 11시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에서 열린 제16대 강동완 조선대총장 취임식에서는 축하화환을 단 한 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해오름관 입구와 취임식이 진행된 대강당 앞 복도와 강당 내부까지 축하화환은 없었다.

4년전 총장 취임식 장면과는 정반대였다. 당시 취임식때는 내부 단상 양편은 물론 취임식장 건물 밖까지 화환들이 빼곡히 늘어섰었다.

이번 총장 취임식에서 화환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은 조선대 측이 김영란법에 대비해 미리 화환 및 선물을 사양한다고 참석자들에게 알렸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가 열린 해오름관 입구에도 “조선대학교는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된 김영란법에 따라 화환 및 선물을 정중히 사양합니다”고 적힌 포스터를 내걸었다. 조선대 관계자는 “이번 행사 뿐만 아니라 앞으로 모든 행사 등에 화환과 선물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오해의 소지를 사전에 완전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김영란법의 여파로 화훼상인들은 매출이 평소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인들은 주문취소와 저렴한 상품으로 주문을 변경하는 소비자들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 광산구 우산동 화훼관광단지에 자리잡은 A 농원 주인은 “평소 절반 수준으로 축하화환 등의 주문이 뚝 떨어져 매출타격이 크다”며 “다른 화훼농장의 경우 쓰고 버린 화환을 수거해 4만5천원 짜리 5만원 짜리 등 저렴한 상품을 내놓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도 그렇게라도 해야지 안그러면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화훼관광단지 B 농원 관계자도 “최근 들어온 주문 100%가 10만원 짜리 화환에서 5만원 미만 상품으로 변경됐다”며 “마진을 줄여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9월 초에 행사 등이 집중돼 큰 손해는 피했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국화훼협회 관계자는 “현재 전국 화훼산업의 상황은 그야말로 암흑이다”며 “7만∼10만 원 하는 난이나 축하화환은 회사, 관공서에서 받지 않아 대부분 되돌아오고 있다. 화훼농민들의 시름이 깊다”고 화훼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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