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큰 도움에 가슴이 떨립니다…”

화재로 집잃은 조손가정…전국 최고 보상금

동부소방서 ‘저소득층 화재보험’ 첫 결실

갑작스런 화재로 집을 잃고 창고생활을 하던 신임호(67) 할아버지에게 ‘저소득층 화재보험’으로는 전국 최고 금액인 3천만원의 보험금이 전달됐다. 사진은 20일 동부소방서가 개최한 보험금 전달식 모습. /동부소방서 제공
“너무나 큰 도움에 감사하면서도, 잘못한 거 마냥 가슴이 떨립니다…”

갑작스런 화마로 집을 잃고 마을창고에서 생활하던 신임호(67) 할아버지는 20일 저소득층 화재보험으로는 전국 최고액의 보험금을 전달받은 뒤 이같이 말했다. 초등학교 1·3학년생인 손주들과 함께 살던 신씨는 지난달 7일 오후 1시50분께 광주 동구 지원2동의 8평(26㎡) 남짓한 자신의 집에서 발생한 불로 주택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지역사회가 신씨 가정에 여러 도움을 주긴 했지만, 숟가락 하나도 못 건지고 전재산이나 다름 없는 집을 잃은 신씨는 당장 살집이 없어 막막했다. 특히 토끼 같은 손주들을 친지에게 맡기고 생이별해 마을창고에서 사는 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절망에 빠진 채 창고 생활을 한달 넘게 이어가던 신씨에게 최근 뜻밖의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광주 동부소방서가 지난 2010년부터 화재로 생활 터전을 잃은 저소득층 가정의 긴급 피해복구와 생활안정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저소득층 화재보험가입 지원사업’을 통해 신씨 가족이 이 보험 보상금액으로는 전국 최고금액인 3천만원을 지원받게 된 것이다.

동부소방서는 올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 저소득층 395세대에 화재보험(1년 단위 소멸성)을 가입, 신씨 가정이 첫 혜택을 받게됐다.

신씨가 전국 최고금액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었던 것은 소방서 직원들이 보험사의 현장실사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공이 컸다.

화재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은 물론 동부소방서 현장지휘팀 관계자들은 신씨 대신 보험사의 현장실사에 참여해 누락된 피해품목이 없는지 등을 꼼꼼히 살폈다.

김남윤 동부소방서장은 보험금을 전달하면서 “오늘 전한 작은 마음이 화마가 앗아간 삶의 터전에 희망의 씨앗으로 자라길 바란다”며 “시름에 잠긴 가정이 다시 일어서는데, 우리 119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 씨는 이날 소방서 관계자들에게 ‘고맙습니다’를 연발하며 “너무나 큰 도움에 가슴이 떨린다. 앞으로 손주들과 함께 살 집을 마련하는 데 보험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