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을 나주의 새 역사문화콘텐츠로

‘마한’을 나주의 새 역사문화콘텐츠로

<강인규 전남 나주시장>
 

강을 중심으로 문명이 태동했듯이, 마한왕국 또한 영산강을 중심으로 형성됐으며, 그 중심은 단연 나주라는 것이 학술적으로도 증명됐다. 영산강이 마한을 잉태했고, 그 마한의 적자(嫡子)가 나주라는 것은, 당시 마한시대 사람들이 남긴 수많은 유적들이 나주에서 집중적으로 발굴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나주시가 마한문화의 모든 것을 지역민, 관광객들과 공유하고 오감으로 느껴보는 행사를 마련했다.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반남면 국립나주박물관 일원에서 열리는 ‘제2회 마한문화축제’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청명하고 선선한 10월은 광주·전남지역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넘쳐날 정도로 많은 축제가 열리지만, 올해 두 번째를 맞는 나주 마한문화축제는 역사를 소재로 한 신선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제2회 마한문화축제는 시민과 함께 하는 지역통합의 의미를 더하고, 2천년 마한 역사문화를 재조명해 지역민과 남도인의 자긍심을 고취하는데 역점을 뒀다. 마한역사가 담긴 국립나주박물관과 고분군 등 지역의 관광문화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하는데도 신경을 기울였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함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도록 메인행사와 학술, 경연과 각종 공연, 전시체험과 연계행사 등으로 다채롭게 꾸몄다.

자미산성과 신촌리 고분군에서 천제와 고분제를 지내는 것을 시작으로 대단원의 막이 오른다. 소도제 행사 시작 전에 마한시대 54개 소국을 상징하는 주민대표 54명이 색색의 복장을 입고,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깃발과 솟대를 들고 행사장까지 퍼레이드를 펼친다. 소도제에서는 상징적인 활쏘기를 통한 희생물 사냥, 토우와 공물 바치기 등의 연출을 통해 마한시대 제례행위를 엿볼 수 있다.

제22회 나주시민의 날 기념행사를 30일 오전 가져 지역사회 개발에 기여하고 시민의 귀감이 되는 세분에게 ‘시민의 상’을 드리는 등 마한축제와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나주의 대표 특산물인 나주배를 주제로 한 ‘나주배 페스티벌’과 함께 볼거리, 먹거리가 한층 더 풍성해졌다. 나주배 페스티벌에는 나주배 품평회,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배 전시회, 배 체험 및 경연대회, 심포지엄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마한학술포럼을 비롯해 마한의상 체험, 움집 체험, 금동신발·옥목걸이 체험, 고대화폐 전시 및 탁본 체험, 마한문양 페인팅, 짚풀 공예, 마한 포토존 등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거리도 마련되어 있다.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참여를 위해 혁신도시 홍보관, 이전기관 동아리 공연도 펼치며, 실감 미디어 체험도 이뤄질 예정이다.

역사적으로 마한은 기원전 1세기에서 서기 3세기경까지 경기와 충청, 전라지역에 분포했던 54개 소국의 정치집단을 한꺼번에 일컫는다. 2m가 넘는 거대 옹관에 시신을 넣고 토장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일이며, 둘레가 45m가 넘는 거대 고분군에서는 금동관, 금동신발, 큰 칼 등 위세품이 발견되기도 했다. 2001년에는 나주시 오량동 일대에서 삼국시대의 독무덤 전용 대형 옹관을 굽던 가마유적인 요지가 발견됐으며, 20여년 전 다시면 복암리 3호 고분에서는 43기의 무덤이 함께 발굴돼 ‘아파트형 고분’이라는 별칭과 함께 ‘남한 최대의 고고학 성과’ 라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처럼 고대 마한 문화와 역사는 나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국 12개 국립박물관 중에서 유일하게 면 단위와 유적현장인 반남면에 2013년 11월 개관한 국립나주박물관을 마한 문화축제장소로도 활용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우리시는 전 공직자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마한 특강을 갖고 문화적 정체성 확립을 통한 축제 분위기 고양에도 힘쓰고 있다. 마한연구원 원장을 겸하고 있는 임영진 교수를 강사로 모셔서 ‘나주지역 마한의 역사와 개발 방안’을 주제로 특강을 가졌다. 다시면 복암리 3호 고분 발굴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던 임교수는 “나주는 고대 마한 최후의 중심지로 6세기 초까지 고구려, 백제, 신라와는 다른 독창적인 문화를 가졌다”며 나주가 마한문화축제를 개최하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고대문화권 중심의 국토종합개발계획에 백제, 신라, 가야문화권과 함께 독립된 마한문화권을 반영할 것과, 마한역사의 교과서 게재로 역사적 자긍심을 심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처럼 나주의 뿌리인 마한의 역사를 ‘천년고도 목사고을’과 함께 나주를 대표하는 역사 문화 콘텐츠로 개발하고, 장기적이고 전략적 관점에서 발전시켜 나가겠다. 영산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마한 역사의 중심이 나주이긴 하지만, 나주만의 역사는 아니기 때문에 뿌리를 함께 하는 인근 지자체와도 상생협력 차원에서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을 기울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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