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아름다운 이유

<광주지방기상청이 전하는 날씨와 생활>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
유근기 광주지방기상청 관측과장
 

알싸한 공기가 지천에 가득하다. 높고 푸른 하늘 아래 사람들 옷차림이 변하듯 산들도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단풍이 절정에 이르고 있다.

너도나도 울긋불긋한 단풍을 보기 위해 산으로 향하고 단풍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만 사실 단풍은 죽어가는 나뭇잎이다. 식물(낙엽수)은 일 최저기온이 5도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잎 속 엽록소의 분해로 노란색, 붉은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단풍의 색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엽록소의 녹색에 가려져 있던 것이다. 여름동안 광합성으로 녹색을 띠던 나무가 겨울 맞이로 엽록소의 생산을 중지하고 노란 색소인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드러나게 되면 노란색으로, 광합성 식물인 잎 속의 당분으로부터 많은 효소 화학반응을 거쳐 안토시아닌 색소가 생성되면 붉은색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 타닌성 물질이 산화 중합되어 축적되면 갈색으로 나타나게 된다.

단풍은 색소들과 당분의 농도가 부리는 마술과 같은 것이다. 단풍은 기온, 습도, 자외선 등 외부조건에 따라 다양한 효소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같은 수종이라 하더라도 색깔이 다양하고, 해마다 그 질이 다를 수 있다. 단풍은 평지보다 산, 강수량이 많은 곳보다는 적은 곳, 음지 보다는 양지, 기온의 일교차가 큰 곳에서 특히 아름답다고 한다. 단풍의 색은 날씨에 민감하며, 일단 물을 좋아하는 단풍나무의 특성상 수분이 충분해야 하고, 일교차가 큰 곳의 과일이 당도가 높은 것처럼 단풍도 적정 수준의 일교차가 있어야 그 색이 곱게 물든다. 기상청에서는 유명산의 단풍 관측 현황을 제공하고 있으며, 단풍 전, 첫단풍, 절정 모습을 담은 사진도 볼 수 있다. 단풍시기의 분류는 산 정상에서부터 20% 가량이 물들었을 때를 단풍 시작일, 산의 80% 이상이 물들었을 때를 절정일로 하고 있다. 단풍은 하루에 20~25㎞의 속도로 남쪽으로 이동해 설악산과 해남 두륜산의 시작 시기는 약 한달 정도 차이가 난다. 따라서 우리지역 단풍은 무등산이 지난달 14일, 조계산은 같은달 18일에 시작됐고, 다음주에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시기 시민들은 가을의 끝자락을 만끽하러 나들이 계획을 짜고 있을 것이다. 11월은 맑은 날이 많아서 막바지 가을 여행을 떠나기에는 좋은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기온변화가 클 때가 있겠으므로, 나들이 할 때 옷차림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겠다. 단풍의 절정인 주간이다. 단풍나들이 가기 전 기상청 홈페이지 확인(기상청>날씨>관측자료>계절관측자료>유명산 단풍현황)으로 가장 아름다울 때의 단풍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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