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최순실 게이트’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신현구 광주경제고용진흥원장>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지난 주말에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시민 3만여명이 모인 올들어 최대 규모의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광주, 부산, 인천, 제주, 마산, 전주 등 전국 주요도시 곳곳에서도 ‘최순실 게이트’의 엄정한 수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대학생들과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도 이어지고 50개국 해외동포들도 시국성명서를 내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14%까지 폭락했다. 아직도 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14%가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다. 박 대통령이 국민들 앞에 사과를 했지만 그 사과의 진정성을 믿는 국민들은 거의 없으며 이제는 대통령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사실상 식물대통령이 된 것이다. 국정 붕괴 직전까지 몰고간 ‘최순실 게이트’ 앞에서 일손을 놓은 채 분노를 삭이고 있는 일반 국민들이 많다보니 “최순실로 인해 경제성장률 몇 %는 떨어졌을 것”이라는 탄식마저 나올 정도다.

여기서 우리는 분개하고 탄식만 할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접근해야 한다. 특검이나 대통령 퇴진이 급한 것이 아니다.

첫째, 빠른 시일 내에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사실상 대통령 유고상황임을 인식하고 국정의 공백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그럴려면 여야가 합의하여 신뢰받는 인물이 총리를 맡아야 하고 그가 내각을 추천하여 국정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 그런 다음 대통령이 퇴진을 해도 늦지 않다.

둘째, 국회가 곧바로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번 최순실게이트는 통치권자와 연관된 정치적 사안이기도 하다. 검찰이 자존심 회복을 위해 성역없는 수사를 외치며 의욕적으로 수사를 한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미 한발 늦은 수사착수에다가 형식적인 청와대 압수수색, 그리고 최순실의 입국 방조 등 검찰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상황이 계속 발생되고 있다. 특히 최순실의 입국을 알고도 긴급체포하지 않고 30여시간의 시간을 벌어준 데 대해 대부분의 국민들은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검도 설사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을 임명한다고 하더라도 법적인 문제 위주로 다뤄야 하고 인력이나 시간의 한계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차라리 야당이 다수인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실시하여 청문회 등을 통해 국정농단과 비리의 실체를 공개하고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나서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안은 특검을 통해 수사해서 기소·처벌하도록 하는 것이 문제의 본질에 빨리 접근할 수 있고 특검의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본다.

셋째, 국민들이 대오각성해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 지난 대선 때 많은 사람들이 당시 박근혜 후보의 비정상적인 리더십에 대해 경고했다. ‘박근혜 후보는 보통사람들의 생활과는 격리된 공주의 삶을 살았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려보거나 애를 낳아 키워본 적이 없어서 일반 백성들의 삶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없는 사람이다’, ‘인문학도 아닌 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독재 시절,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대신하여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며 보고 배운 것이 정치의 전부였기에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도 없고 깊이도 없는 리더십의 소유자다’, ‘어머니를 경호가 철저한 대통령 행사장에서 잃고 아버지를 믿었던 부하에게서 잃었던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사람이라서 누구도 믿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사람이다’ 등등… 어쩌면 그런 심약한 부분을 최태민 부녀가 재빨리 잘 파고 든 것이지 최태민이 아닌 어떤 무속인에게라도 빠져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박근혜 후보 주변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그런 점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알고도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든 그들의 책임도 면키 어려울 것이다. 한편으로는 그런 경고를 무시하고 맹목적으로 박근혜를 선택한 국민들도 대오각성하는 한편, 앞으로는 감성보다는 이성에 의지하여 제대로된 선택을 할 것을 다짐해야 한다.

우리의 굴곡진 현대사가 잘못된 과거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 점을 다시 한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하여 법적인 책임이 있는 자는 말할 것도 없지만 정치적 도덕적 책임까지도 묻고 새로운 출발을 함으로써 금번 최순실게이트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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