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에 반해 절로 걸음이…“가을 고흥 싸목싸목길 걸어보세요”

 

 

 

 
■전형균 남도일보 총무국장과 떠나는 주말여행
풍경에 반해 절로 걸음이…“가을 고흥 싸목싸목길 걸어보세요”
팔영산 고고한 자태 뽐내…그 속에 숨겨진 소박함에 힐링
바다를 메워 새로운 땅으로 거듭난 고흥만…막힌 가슴 뻥 뚫려
천문과학관 등 첨단산업 집적화…‘우주항공 수도 고흥’으로

 

대한민국 우주산업 메카인 전남고흥에는 ‘싸목 싸목길’이라는 곳이 있다.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고 힐링하기 좋은 고흥의 ‘싸목싸목 길’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최고 장소다. /고흥군 제공

오곡백과가 풍성하고 울긋불긋 단풍이 아름다운 가을이다. 일상에 지친 몸과 정신을 치유하는 산으로 훌쩍 떠나보고 싶은 계절이다.

한반도 최남단에 있는 고흥반도의 가을은 온통 오색물결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드넓은 간척지 가을 들녘엔 마치 황금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자연이 빚어놓은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전형균 남도일보 총무국장과 함께 고흥으로 주말여행을 나서보자.

전남 고흥군은 국립고흥우주체험센터와 우주천문과학관 등 우주항공 기반시설들이 들어서면서 대한민국의 ‘우주항공수도’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동시에 고흥군은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면서 군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230여개의 섬들의 기암절벽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우선 고흥은 우리나라 최초 우주로켓인 나로호 발사 성공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특히 2009년 고흥 나로우주센터(Naro Space Center)가 건립되면서 세계에서 13번째 우주 기지 보유국이 됐다. 나로우주센터가 위치한 고흥군은 이후 국립고흥우주체험센터, 우주천문과학관 등 우주 항공 기반시설들이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우주 중심기지가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흥은 풍요로운 들녘과 곳곳 우뚝 솟아있는 산은 말할 것도 없고, 둘러싸고 있는 230여개의 섬들의 희귀 수목과 기암절벽 등으로 인해 첨단우주과학시설과는 또 다른 매력을 주고 있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기 좋은 계절,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고 힐링하기 좋은 고흥의 ‘싸목싸목 길’은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최고 장소다.

‘싸목싸목’이라는 말은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걷거나 나아간다’는 의미를 지닌 전라도의 방언이다. 산은 빨리 오르는 것보다 천천히 풍경도 찍고 야생화도 찾아가며 대화를 나누면서 오르는 것이 진정한 묘미다. 숲길의 명칭을 ‘싸목싸목’이라고 지은 것도 같은 이유다.

고흥의 싸목싸목 길은 사계절 누구나 즐기며 힐링하는 품격 있는 길이고 계절별로 다양한 코스를 만날 볼 수 있는 ‘길손의 길’이다.

봄철에는 철쭉이 아름다운 천등산을 오르는 먼나무길 30리(11㎞)를 조성했다.

여름에는 운대 덤벙 분청사기 도요지 등 문화를 만나는 운암산과 봉두산 녹음길(12㎞)과 가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팔영산 편백림과 단풍을 즐기는 단풍나무길(4㎞)을 조성했다. 계절에 상관없이 오를 수 있는 편백림과 삼나무 군락지로 유명한 봉래산 사계절 향내길(3㎞)도 있다.

사계절 숲길을 걷다 보면, 청정해역 고흥의 바닷내음이 코끝에 전해져 오고, 그 풍경에 반해 절로 걸음이 느려지게 된다. 싸목싸목 길을 걸으며 미워하고 사랑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고 지우고 그리다 보면 어느새 이름이 맑아져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고흥 해창만 전경. 해창만은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열려 있는 순천만의 소만입으로 대대적인 간척사업으로 사실상 농경지로 활용되고 있다. 병어·도미·쥐치·낙지 등의 중요어장이자, 굴을 비롯한 고막·바지락·김 등의 양식장으로도 유명하다./고흥군 제공

이와 함께 간척지에 조성된 고흥 해창만 오토캠핑장은 2만여㎡의 수변공원에 바다와 내수면이 어우러진 수려한 자연경관까지 갖춰 낚시와 캠핑이 잘 어우러진 곳이기도 하다.

캠핑장 시설을 살펴보면 전기가 설치된 캠핑 사이트 49면, 그리고 실내 화장실과 편의시설이 갖춰진 글램핑 사이트 14동과 취사장, 샤워실, 공연장 등이 있으며 최대 300여개의 텐트까지 설치할 수 있는 대형 캠핑장이다.

특히 인근 한평 정원은 그동안 지역 내 27개 단체의 참여로 76개의 정원이 조성된 상태다.

한 평 정원이 조성된 해창만 간척지 인근에는 2만㎡에 이르는 수변공원에 위치한 오토캠핑장과 더불어 가까운 호수에 배스, 붕어 등이 풍부해 낚시객과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최적의 캠핑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아름다운 해안경관으로 ‘작은 제주도’로 불리는 거금도에는 마라톤 풀코스 거리인 42.195㎞의 둘레길을 만날 수 있고, 우주발사전망대를 비롯해 다랭이 논의 유채꽃과 몽돌해변, 사자바위, 용바위 등 다도해 경관이 조화를 이루는 ‘우미산 천년 오솔길’과 ‘국가생태탐방로(미르마루길)’는 고흥의 아름다움을 두배로 느낄 수 있다.

해창만 금빛 들녘과 다도해 해안경관, 그리고 산 주변의 기암괴석이 군락을 이뤄 주요 볼거리로 자리하고 있는 마복산에 3개코스에 20㎞ 길이의 자연 그대로의 둘레길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는 국립소록도병원도 역사의 아픔을 되짚어 볼 수 있는 곳이다.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 해서 ‘소록도’로 불리게 된 이 섬은 한센병 환자를 위한 국립소록도 병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아가씨’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한 소록도에는 아직 수백여 명의 환자와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이 살아가고 있다. 고흥반도 끝자락의 녹동항에 서면 손만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소록도’는 감춰져 있었던 것만큼이나 아름답다. 4.4㎞의 작은섬이지만 울창한 송림과 깨끗한 백사장, 일본식 정원으로 꾸며진 중앙공원 등 아름다운 볼거리로 가득하다. 특히 소록도의 중앙공원은 한센병 환우들이 손수 가꾼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중앙공원은 1936년 12월부터 3년4개월 동안 연 6만여 명의 환자들을 강제동원해 6천평 규모로 조성했다.

이와 함께 섬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으로 불리는 ‘연홍도’는 고흥의 숨은 명소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연(鳶)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 ‘연홍도’로 이름 지어졌다. 신양선착장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기다리며 바라본 연홍도는 흡사 바다 위를 떠다니는 거대한 배 같아 보인다. 연홍도는 거금도 안에 숨어있는 섬 안의 섬이다.

고흥군은 이 연홍도를 ‘예술의 섬’이란 주제로 섬 전체를 하나의 미술관으로 꾸밀 계획이다. 연홍도는 마을의 벽에도 벽화가 그려지고 있었고, 섬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완성돼 가고 있는 연홍도는 둘레길 곳곳에 세워진 표지판도 마치 예술품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김영민 기자 kym@namdonews.com
고흥/장만우 기자 jmw@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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