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품처럼 따뜻한 장흥… 가는 곳마다 소설이 되다

 

 

 

■남도일보 김소희 편집부 차장과 떠나는 주말여행
어머니 품처럼 따뜻한 장흥… 가는 곳마다 소설이 되다
억불산 편백림 우드랜드 말레길…가족간의 이해와 소통의 장으로
이청준 등 발자취 ‘문학의 본향’…정남진 전망대 살아있는 소설 풍경

 

장흥 탐진강은 전남 3대강 중 하나다. 전남지역에서 시가지를 관통하면서 흐르는 유일한 강으로, 정남진 토요시장을 비롯 물축제 등 모든 문화행사와 생활권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장흥군 제공

서울 광화문에서 남쪽을 향해 일직선으로 내려오면 정남진 장흥에 닿을 수 있다. 산과 들, 강과 바다가 어우러져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모를 아름다운 자연의 연속, 정남진 장흥. 장흥에 들어서면 상쾌한 편백나무 향기가 먼저 사람을 반긴다.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배경으로는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등 수많은 문인들이 문학적 상상력을 키워왔다. 김소희 남도일보 편집부 차장과 함께 여유로운 풍경만큼 인심도 넉넉한 정남진 장흥으로의 여행을 떠나보자.

전남 장흥군은 웰빙바람과 함께 편백림 우드랜드로 유명세를 탔다. 장흥읍 억불산(518m) 기슭에 위치한 우드랜드는 100㏊에 걸쳐 40~50년생 아름드리 편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편백나무는 일반 수목에 비해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5배 이상 내뿜는다. 피톤치드는 아토피와 같은 각종 환경성질환 치유와 스트레스 해소, 심신안정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드랜드는 통나무집, 황토집, 전통한옥 등 자연 친화형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다. 곧게 솟은 편백나무 사이로는 부드러운 톱밥 산책로가 마련돼 있어 안전하고 쾌적하게 숲속을 거닐 수 있다. 우드랜드에서 억불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등산로에는 3천736m 길이의 ‘말레길’이 설치됐다. 장흥지역의 방언인 ‘말레’는 ‘대청’을 뜻하는 것으로 ‘가족간의 이해와 소통의 장’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나무데크로 조성된 말레길 코스를 이용하면 노약자와 장애인들도 편안하게 산림욕을 즐기며 억불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천연섬유 재질의 가벼운 옷차림을 입고 편백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삼림욕장도 조성됐다. 이곳은 편백나무 움막, 원두막, 토굴 등을 갖추고 있어 취향에 맞게 자유로운 산림욕을 즐길 수 있다. 산림욕은 피부호흡으로 산소를 흡수하고 일산화탄소를 배출해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몸속의 산성과 알칼리 평형을 지켜줘 신체 균형과 피부질환에 좋은 효과를 낸다.

편백숲 우드랜드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했다면 이제는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을 찾아 건강한 음식을 맛보고 흥겨운 체험을 즐길 차례다.

최근 토요시장의 질 좋고 저렴한 장흥한우와 지역 특산물이 유명세를 타며 주말 평균 하루 5천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아 오고 있다. 특히, 장흥한우, 키조개, 표고버섯 등 장흥 대표특산물 3가지를 조합해 구워먹는 장흥삼합은 관광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장흥삼합은 한우판매점과 시장에서 재료를 구매해 인근 식당에 가져가면 차림비만 내고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한우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각종 봄나물과 약초, 신선한 농수산물이 계절에 따라 종류를 달리하며 관광객들을 맞는다.

토요시장 한켠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펼쳐지는 흥겨운 놀이마당도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와 함께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과 장흥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보려면 정남진 전망대에 오르면 된다. 관산읍 우산도 관광지의 핵심 시설인 정남진 전망대는 올해 초 전시체험 콘텐츠를 대폭 강화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그동안 활용도가 낮았던 전망대 3층에서 8층까지의 공간은 관광객들에게 추억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테마공간으로 재구성했다.

관람코스는 10층 전망대에서 계단을 따라 1층으로 걸어 내려오는 것으로 구성됐다.

10층 야외 옥상에는 스카이워크, 8층은 북카페, 7층은 문학영화관, 6층은 추억여행관, 5층은 축제관, 4층은 장흥 이야기관, 3층 특별전시관이 설치됐다. 각 층을 잇는 계단은 트릭아트, 장흥의 어제와 오늘, 향기계단 등으로 꾸며져 관람객에게 볼거리와 재미를 더한다. 전망대 외부에는 12지신 조형물과 희망게시판이 설치했고 외부계단도 물을 주제로 한 화려한 그림으로 덧칠했다.

또한 문인의 발자취를 느껴보려면 장흥이 제격이다. 발길이 닿는 곳곳이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등으로 대표되는 장흥 문학의 배경이 된다. 지난 2008년에는 지식경제부로부터 전국 최초 ‘문학관광기행 특구’로 지정받았다.

대덕읍에 위치한 천관문학관에서는 전국에서 찾아오는 문학인과 문학단체들을 위한 체험관, 천관산 문학공원, 기획전시관, 북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천관산 문학공원에는 국내 유명 문인의 육필 메시지를 담은 문탑과 50여기의 문학비가 들어서 있다. 천관산의 자연석에 음각으로 새긴 문학비는 자연성을 살린 멋진 작품으로 찾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용산남포소등섬일출

안양면 율산마을에는 소설가 한승원씨의 집필실인 ‘해산토굴’이 있다. 이곳에서 멀지 않는 곳에 위치한 여다지 해변에는 ‘한승원 문학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문학산책로에는 한승원의 문학작품이 새겨진 시비가 공원으로 조성돼 아름다운 바닷가 경관과 함께 시를 감상할 수 있다.

장흥군의 가장 큰 장점은 탐진강과 득량만을 중심으로 한 깨끗한 수자원과, 산과 숲이 어우러진 울창한 산림환경이다. 청정 자연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수산물은 사람의 몸을 치유하고, 문학적 스토리를 담은 아름다운 자연과 넉넉함을 자랑하는 인심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한다.

특히 10월 31일 마무리된 ‘2016년 장흥국제통합의학박람회’는 당초 목표로 했던 95만명을 훌쩍 뛰어넘어 12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몰려들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의 비결은 수준 높은 진료체험 서비스와 건강을 주제로 한 박람회 콘텐츠였다. 여기에 하나 더 덧붙이자면 장흥만이 가진 건강하고 깨끗한 자연환경, 사람을 중시하는 지역정서가 이러한 흥행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정남진 장흥이 가진 에너지의 본질이다. 자연의 순리를 따라 온 장흥이 지금까지보다 앞으로 더욱 길게(長) 흥(興)할 수 있는 이유다.

/김영민 기자 kym@namdonews.com
장흥/서경찬 기자 sk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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