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에 흘러간 장흥의 시간을 담는다”

■자랑스런 내고향 지킴이
중견 사진작가 마동욱씨
“사진 속에 흘러간 장흥의 시간을 담는다”
 

마동욱사진작가

유별난 고향사랑으로 30년 넘게 장흥의 사계를 담아온 사진작가가 있다.

최근 일곱 번째 사진집을 펴낸 사진작가 마동욱(59세)씨가 그 주인공이다. 장흥군 안양면 학송리에서 태어난 그는 80년대 말 사진이 좋아 고향에 내려왔다. 한때 교도관과 소방관으로 일했던 그를 사로잡은 것은 안정된 직장이 아니라 고향의 시간을 사진에 담는 일이었다.

장흥에서 사진하면 마동욱 작가가 떠오를 정도로 그는 지역에서 유명인사로 통한다. 30여년간 장흥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장흥의 사계와 그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았으니 당연한 이야기다. 풍경 작업 외에도 틈나는 대로 마을행사, 어르신 영정 사진, 주민등록증 사진까지 찍어주는 넉넉한 마음도 가졌다. 이런 순수함이 그의 작품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장흥댐 건설로 수몰된 유치면 일대의 생생한 모습도 그는 오롯이 필름에 담았다. 삶의 터전이 물에 잠기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아픈 마음까지 사진으로 기록했다.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어진 그의 작품활동이 30여년이 다 되가면서 그의 사진도 가치를 더하고 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모아 만든 사진집도 어느덧 일곱 권이나 됐다.

최근에는 드론을 띄워 장흥의 모습을 촬영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보다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장흥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도 드론 촬영을 계속하면서 70~80대 마을 어르신들의 얼굴 기록 작업을 벌일 생각이다.

마동욱 작가는 “점점 늘어만 가는 마을 곳곳의 빈집 풍경들이나 검은 강판으로 시설물들이 덮여가는 낯선 풍광의 변화 속에서 10년 뒤엔 찍은 마을들 상당수가 사라질 것 같다는 안타까운 예감도 들었다”며 “그래서 더욱 기록자로서의 사명감 같은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y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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