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이 살아가는 양식에 대한 성찰

현대인이 살아가는 양식에 대한 성찰

천세진 시인 첫 시집 ‘순간의 젤리’ 출간
 

시인이자 영화·인문학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인 천세진(사진)씨가 첫 시집 ‘순간의 젤리’(천년의 시작 刊)를 출간했다.

천씨는 이번 시집에서 표제작 ‘순간의 젤리’ 등 50여편을 4부로 나눠 실었다.

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편들 모두 관념의 얼개가 드리워져 있다. 작가는 폭넓은 독서와 그 깊이를 십분 활용해 현대인이 살아가는 양식에 대한 성찰을 진행하고 표현하며 현대 세계의 미로를 탐구한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세상을 현미경 들여다 보는듯한 미시적 관점의 주류 시상 집필에서 벗어나 넓은 시각에서 사회를 바라본다. 작품에는 천 시인의 시적 관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여자가 펄럭이는 분홍 시스루 스커트를 움켜쥐고 육교 계단을 오르고, 아이 손에서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녹아떨어지고, 비뇨기과 주사실에 엎어진 사내의 엉덩이에 손바닥이 내리쳐진 순간”

“국회의원 보좌관이 공천대가를 챙기고, 재벌 2세가 운전기사의 뒤통수를 날리고, 군수가 5급 승진 대상자 평가 점수를 바꿔치고, 기획사 대표가 아이돌걸 엉덩이를 움켜쥐고, 발에 채인 태권도 선수가 한 점을 얻고, 30대 대리가 50대 대리점 점주에게 ‘씨발놈아 뒈질레’를 뱉는 순간”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을 법한 요리의 대가가 절묘한 칼솜씨로 순간을 단칼에 떼어내어 투명젤리에 잽싸게 휘저은 후 냉동실에서 숙성시켰다 꺼내자 공전의 히트요리 ‘순간의 젤리’가 탄생했다”며 일정한 형태의 틀에 따라 변하는 젤리처럼 사실이 왜곡되는 현실을 비판한다.

또 개별자로서의 인간이 갖고 있는 애환을 달래며 사회 현상을 비판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랩퍼를 꿈꾸는 아이들’, ‘명퇴자·파산자·복서’ 같은 주제를 통해 거시와 미시의 조화로운 융화를 꿈꾸고 있다.

조해옥 문화평론가는 “천세진 시인의 시상은 거시의 눈으로 사막의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조망한다”고 해설했다.

한편 천세진 시인은 충북 보은 출신으로 고려대 영문학과와 한국방송통신대 대학원 문예창작콘텐츠학과를 졸업했으며, 2005년 계간 ‘애지’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그는 현재는 영화칼럼니스트, 인문학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