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동체 특집>

<2>풀뿌리 주민자치

(2)광주 남구 효천 LH천년나무 1단지 아파트

“친정집 같은 분위기에서 아이들 함께 키워요”

‘입주민 도서관’ 개설…재능기부로 아이 교육

‘힐링터널’로 회색빛 아파트 삭막함 덜고 정 쌓아

독거노인 말동무·행복 밥상 제공 등 공동체 실천

남도일보·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광주시지부 공동기획
 

광주 남구 효천 LH천년나무 1단지 아파트는 단지내 도시형 텃밭 상자 200개를 제작해 각종 채소와 식자재를 직접 기르며 이웃간 소통하며 직접 기른 채소를 월 1회 수확, 초록 밥상 식사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월 초록밥상 행사 모습. /효천 LH천년나무 1단지 아파트 제공
광주 남구 효천 LH천년나무 1단지 아파트에 개설된 ‘입주민 도서관’모습. 주민 스스로 만든 이 도서관은 자녀교육문제부터 입주자간 소통, 육아 등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사랑방 역할을 한다. /효천 LH천년나무 1단지 아파트 제공
행복한 밥상.
힐링터널.
도시형 텃밭 상자.

아파트 주민들이 행복 밥상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제공하고, 친정집 같은 분위기에서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아파트. 광주광역시 남구 효천 LH천년나무 1단지 아파트 922세대 주민들은 단지내 복지사각지대를 없애고자 독거 노인과 장애인에게 온정을 배푸는 등 스스로 아파트 공동체를 실천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이 뿔뿌리 주민자치를 토대로 ‘아파트 복지 공동체’를 실현시키는 과정을 들여다 본다.

◇사랑방‘도서관’ 개관=효천 LH천년나무 1단지 아파트에는 2014년 주민 도서관이 개장했다. 주민 스스로 만든 도서관에는 아파트 입주민 아이들 방과 후 학습과 어른들을 위한 요가 프로그램 등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알차게 운영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주민들이 공동육아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자 생겼다. 특히 자녀교육문제부터 입주자간 소통과 육아 등 다양한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며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 입주민은 “서울에 살다가 남편 직장을 따라 광주로 오게 됐다. 남편말고는 의지할 곳 없이 지낼 생각에 두려웠지만 아파트를 이사온 직 후 생각이 바로 바뀌게 됐다”며 “아파트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함께 도와주고 아이를 키우는 것 같아 육아 부담 등도 덜고 친정 부모님이 옆에 계시는 것처럼 든든하다”고 말했다.

◇자주 만나야 정도 쌓인다=주민들은 이웃과 잦은 만남을 위해서 아파트 입구 앞에 ‘힐링터널’을 만들어 서로 소통한다. 회색빛 아파트의 삭막함을 덜고자 아파트 단지내 비닐하우스 모양의 터널을 만들고 호박과 오이 등을 기르고 있다. 힐링터널은 무더운 여름철 입주민들의 쉼터이자 만남의 장소다. 주민들은 아파트에서 발생되는 이웃간 갈등은 만남이 부족해서라고 여기고, 주민들이 자연스레 얼굴을 볼 수 있는 힐링터널 운영을 생각해냈다. 특히 아파트 단지 곳곳에 도시형 텃밭 상자 200개를 제작해 각종 채소와 식자재를 직접 기르고 이웃간 소통한다. 힐링터널과 도시형 텃밭은 이웃간 나눔활동으로 이어졌다. 직접 기른 채소를 월 1회 수확, ‘초록 밥상’ 행사를 마련해 푸른 아파트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복지사각지대 없애=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5월부터 단지내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월1회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사회 보호가 필요한 기초생활수급자 58세대와 80세이상 독거노인 32세대, 장애인 54세대 등 총 144세대의 주민들에게 직접 기른 채소 뿐만아니라 각종 식자재를 제공해 더불어 살아가는 아파트 공동체를 실천한다. ‘초록 밥상’ 행사도 이같은 취지에 출발했다.

또 독거노인 등의 건강 상태나 세대내 불편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입주민들이 돌아가며 월 1회 이상씩 방문해 안부를 묻거나 말동무 역할을 한다. 여기에 수시로 노인정에 초대해 ‘행복한 밥상’을 제공하며 우리사회 노인 및 장애인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아파트 한 80대 어르신은 “경제가 어렵다 보니 다같이 힘이 들텐데 매달어려운 주민들을 위해 식자재를 제공해줘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며 “어렸을때 이웃끼리 다 함께 모여 돕고 살고 나누고 살던 그때 정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임소연 기자 l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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