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물길은 꿈결처럼…설렘 가득한 광양으로

 

 

 

박종대 남도일보 미디어국장과 떠나는 주말여행<전남 광양>
섬진강 물길은 꿈결처럼…설렘 가득한 광양으로
천년 숨결 ‘옥룡사지 동백림’…일년 내내 마르지 않은 느랭이골
구봉산 전망대서 바라본 이순신대교·항구 야경은 세계적인 명소
‘하늘과 바람…詩’ 망덕포구서 서시 읊조리며 올 한해 마무리를…

 

전남 광양시 랜드마크인 이순신대교는 서울 남산(262m), 63빌딩(249m)보다 높은 해발 270m로, 현존하는 현수교 콘크리트 가운데 세계 최고 높이로 시공됐다. 특히 이순신대교의 주경간장 길이를 1천545m로 설계한 것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년인 1545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광양시 제공

전남 광양시는 항상 분주하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광양항, 광양컨테이너부두 등 광양시는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한다. 그래서 일까. ‘분주한 도시’ 광양여행은 찾아볼수록 더욱 매력적이다.

도시는 1천만 그루의 꽃과 조경수로 쾌적한 활력이 곳곳에 숨어있는 고전미(古典美)와 어우러지면서 발길을 이끈다. 도시를 감싸는 섬진강과 백두대간에서 내려온 호남 정맥이 천리 여정을 마무리 짓는 ‘식물 생태계의 보고’ 백운산이 빼어난 자연경관이 돋보이게 한다. 박종대 남도일보 미디어국장과 함께 설렘이 가득한 그곳, 광양으로 떠나보자.

광양은 예로부터 전남 동부권과 경남 서부권을 잇는 해상교통의 요충지로 수산물의 보물창고 역할을 했다. 지금은 여수·남해반도가 천연적인 방파제 기능을 해 줘 대규모 선박이 정박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바탕으로 광양제철소와 컨테이너부두,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입지한 전남 제1의 경제도시다. 또한 전남도립미술관과 가칭 창의예술고를 유치해 산업, 문화예술, 힐링관광이 어우러지는 매력 있는 문화예술관광 도시로 부상해 나가고 있다.

 

 

 

광양제철소와 컨테이너부두,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입지한 전남 제1의 경제도시 광양항의 야경.

봉강, 옥룡, 진상, 다압 4개면과 구례군 간전면의 경계지역에 위치한 백운산은 봉황, 돼지, 여우의 세 가지 신령한 기운을 간직한 영산으로 호남정맥을 완성하고 섬진강 550리 물길을 갈무리한 명산으로 빼어난 풍경을 자랑한다. 백운산에는 4대계곡(동곡, 어치, 성불, 금천)과 식물 생태숲, 자연휴량림, 포스코 백운산수련관 등이 있다. 백운산 참숯을 이용한 숯불구이가 발달했던 광양지역 음식 중 닭숯불구이가 유명하다. 잘 손질한 닭을 강하지 않은 양념에 버무려 석쇠 위에 넓게 펼쳐 구워 낸 닭숯불구이는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도선국사 천년의 숨결을 간직한 옥룡사지는 백운산의 한 지맥인 백계산(505m) 남쪽에 위치해 있으며, 선각국사 도선이 35년간(864~898년) 머물면서 수많은 제자를 양성하고 입적한 곳으로 절을 세울 때 땅의 기운이 약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동백나무 숲을 조성했다는 유래가 전해오고 있다. 1만여 그루 이상의 동백나무가 거대한 숲을 이루고 해마다 2월부터 4월까지 붉은 꽃망울을 피워내는 국내 최고의 군락지다. 노산 이은상(1903~1982)은 이 동백숲을 “백계산 동백림에 꽃 한창 피거들랑 그대들 부디 와 눕고 앉아 거닐어 보세, 내 차마 못 보는 뜻을 그제사 짐작하리”라며 극찬했다.

해마다 봄이 되면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가 섬진강변을 하얗게 물들이며 꿈길을 거니는 듯한 몽환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매화마을에는 매실명인 홍쌍리의 청매실농원과 명인의 손길로 만들어 낸 갖가지 매실음식들로 가득찬 장독대가 관광객들에게 익숙한 장소가 됐다.

섬진강 물줄기 따라 이어진 100리 테마로드는 계절을 불문하고 많은 라이더들이 찾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광양의 마지막 보석 같은 곳이 있다. 바로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가 보존된 정병욱 가옥(근대문화유산 제341호·1925년 건립)이 있는 망덕포구다.

시인 윤동주와 광양의 인연은 일제강점기 윤동주와 막역한 후배 정병욱의 연희전문대 재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동주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후배 정병욱에게 전달된 시집이 망덕포구 정병욱의 집 마루바닥에 숨겨졌고, 1948년 해방 이후 정병욱과 윤동주의 동생 윤일주가 시집을 발간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광양시에서는 윤동주와 광양의 인연을 매개로 다양한 문화행사와 윤동주 문학관 건립 등 관광상품화 노력을 해 나갈 계획이다.

지리산과 백운산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느랭이골은 최적의 편백숲 삼림욕장이다. 일년 내내 마르지 않는 물줄기가 모여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는 느랭이골은 울창한 편백나무 숲과 건강에 좋은 맥반석, 다양한 야생화들이 그려놓은 자연 그대로의 휴식과 치유의 숲이다.

테마정원과 사계절 테마코스, 산책로, 트래킹 코스가 조성됐다. 야간에는 일년 내내 ‘별빛축제’가 열려 ‘빛’과 ‘힐링’을 함께하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도심권에 위치한 구봉산 전망대는 해발 473m의 구봉산에 설치한 전망대로 순천, 여수, 하동, 남해까지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정상에는 9.4m의 봉수대가 자리하고 있어 새로운 일출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야간에는 이순신대교와 함께 광양만의 멋진 야경을 구경할 수 있어 많은 여행객이 찾아오고 있다.

시는 이에 머물지 않고 구봉산에 획기적인 관광콘텐츠를 보강,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개발해 나간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김의 최초 양식지가 ‘광양 태인동’이라는 건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다. 그것도 세계 최초 김 양식지다. 광양과 김의 인연은 조선시대 인조 때 전남 영암 출신 김여익(金汝翼·1606~1660)이 태인도에 입도해 생을 마친 동안(1640~1660)에 시작됐다.

김여익은 산죽, 밤나무, 소나무 등을 바다에 꽂아 처음으로 양식했다. 해의(海衣)라고 불렸던 김을 최초로 양식한 곳이 태인도라고 알려주는 기록은 김 시식지(전남도 기념물 제113호) 영모재에 보관돼 있다.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도 수록된 김 시식지에는 최근 김역사관이 건립돼 우리나라 김 양식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해의를 김이라고 부르는 것이 김여익의 성씨를 본딴 것이라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김 시배지 일대는 광양제철소가 들어서면서 흔적을 찾을 길 없어 아쉬움을 더한다.

지난해 전남도립미술관 건립이 광양으로 확정됐다. 2019년 준공을 목표로 450억 원을 들여 ‘숲속의 미술관’ 형태로 건립된다. 부지면적 1만7천465㎡, 연면적 1천200㎡ 규모다.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가기 위해 건축설계를 국제공모 중에 있다. 시는 앞으로 경전선 폐선 부지를 활용해 자전거도로와 테마꽃길, 아름드리 예술거리, 생태녹지관광길, 철조각 공원 등도 조성해 도립미술관과 연계할 계획이다.

‘LF 스퀘어 광양점’은 영화관과 쇼핑센터, 레스토랑 등 한 곳에서 쇼핑과 문화체험이 가능한 전남 동부권 최대의 복합문화시설로, 올해 개장 예정이다. 연간 방문객 500만 명 이상 예상되면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현복 광양시장은 “시가 보유하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해 ‘백운산권역’, ‘섬진강권역’, ‘도심권역’ 등을 3대 축으로 관광자원을 개발하겠다”며 “작년에 유치한 도립미술관, 가칭 창의예술고와 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매력 있는 문화예술관광도시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y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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