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동체 특집>

<2>풀뿌리 주민자치

(3)광주광역시 광산구 운남동 운남주공 8단지

주민 모두가 참여하는 ‘마을 민주주의’실천

‘유리창 청소’ 등 현안 주민총회서 직접 결정

자연스레 화합까지…‘살기좋은 아파트’ 모범
 

광주광역시 광산구 운남동 운남주공8단지 주민들은 주민총회를 개최해 주민들이 직접 아파트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아파트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주민들이 안건을 결정하는 모습. /광주 광산구 제공
운남주공 8단지 주민들이 조별로 제안한 안건들을 설명하는 모습.
지난 12일 개최된 ‘주민총회’에서 운남주공 8단지 주민들이 제안된 안건에 대해 거수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이 직접 마을 대·소사를 투표를 통해 결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아파트가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운남동 운남주공8단지 800여 세대 주민들은 주민총회를 개최해 주민들이 직접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거수투표를 통해 아파트 내년 주요사업으로 아파트 외부 유리창 일제 청소를 결정하는 등 입주민들 모두가 아파트를 단순한 주거공간이 아닌 조그마한 사회로 인식하고 있다. 이곳 주민들이 ‘아파트 민주주의’를 실현시키는 과정을 들여다 본다.

◇주민자치의 단초 ‘씨앗자금’=운남주공 8단지 입주민들이 ‘아파트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었던 데는 자치구 공모사업에 선정돼 광산구로부터 작지만 소중한 씨앗자금을 지원받은 게 계기가 됐다. 운남주공 8단지는 올해 ‘2016 오순도순 마을살이 주민공모-새내기 마을공동체 2차 지원사업’에 선정돼 광산구로부터 15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렇게 지원받은 150만원으로 운남주공8단지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의제를 설정하고, 토론할 수 있는 ‘아파트 마을의제 주민총회 워크숍’ 등을 열 수 있었다. 입주민들의 관리비로 충당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금액을 공모사업을 통해 해결한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공모사업 등에 적극 참여해 ‘아파트 민주주의’를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의제 설정하기=씨앗자금을 지원받은 운남주공 8단지 입주민들은 주민총회를 개최하기 전 가장 시급한 아파트의 현안이 무엇인지 찾기에 나섰다. 지난달 18일 1차 워크숍을 통해 제안된 여러가지의 안건들은 같은달 24일 2차 워크숍에서 시급성 등을 고려해 아파트 환경개선 우선순위 4가지와 함께 할 마을일 5가지 등으로 추려졌다.

워크숍에서 주민들은 “공원이 어두워서 무섭다”, “아파트 외부 유리창이 너무 더러운데 세대별로 청소하기 어렵다”며 ‘공원 가로등 추가 설치’, ‘아파트 외부 유리창 일제 청소’ 등을 건의했다. 또한 불법 주·정차 방지를 위한 정문 CCTV 설치건 등도 제안됐다. 자칫 아파트 세대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들이 주민들 간 토론을 통해 정식 안건으로 부상한 것이다. 입주민들은 그룹별 토론을 통해 이들 안건의 세부적인 실천 계획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우선순위도 함께 결정했다.

◇주민총회=워크숍에서 제안된 안건들은 ‘주민총회’를 통해 주민들의 거수 투표로 실천 여부가 결정된다. 주민 100여 명은 지난 12일 오후 아파트 단지내 농구장에서 주민총회를 개최하고, 투표를 통해 ▲이웃간 서로 인사하기-엘리베이터 스마일 스티커 캠페인과 같은 인사 캠페인 실시▲아파트 외부 유리창 일제 청소 등을 가장 먼저 진행해야 할 안건으로 결정했다. 투표에 앞서 입주민들은 안건을 제안한 주민들의 제안설명을 경청하고, 원탁 토의를 통해 제안된 안건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또 미처 다뤄지지 못한 기타안건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의견 수렴 시간을 갖는 3분 발언대도 진행됐다.

운남주공8단지 한 입주민은 “우리 아파트 주민들은 주민총회와 워크숍 등을 통해 머리를 맞대 이야기를 나누고, 아파트 현안을 직접 결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주민들이 화합하고, 더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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