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코 황순칠 음악회’…딸 상희양과 함께 공연

예술가 길을 함께 걷는 부녀(父女)의 음악회 ‘눈길’
‘배코 황순칠 음악회’…딸 상희양과 함께 공연
29일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아트홀서
 

황순칠 作 ‘임대정, 와룡매’

예술가 부모들은 대부분 자녀들 가운데 한 두명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걸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예향의 도시 광주광역시에 예술 그 자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같은 길을 걸으면서 함께 공연을 갖는 부녀(父女)가 눈길을 끌고 있다.

황순칠(60) 서양화가와 그의 딸 상희(16)양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황 작가는 지난 2005년을 시작으로 매년 ‘배코 황순칠 음악회’를 열고 있다. 어느덧 12회째를 맞는 ‘그림이 있는 배코 황순칠 음악회’는 29일 오후 7시30분 유·스퀘어 문화관 금호아트홀에서 펼쳐진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음악회는 광주아버지합창단의 무대로 그 시작을 알린다. 이후 피아니스트 박의혁이 비발디의 ‘사계’와 녹턴, 회상을 연주하고 바이올리니스트 이종만이 슈만의 ‘Fantasy Pieces Op.73’, 광주아버지 합창단이 독일 민요 ‘소나무’와 뮤지컬 지킬과 하이드 중 ‘지금 이 순간’, 뮤지컬 지붕위의 바이올린 중 ‘Sunrise Sunset’등을 들려준다.

이번 음악회에는 두가지 특별한 이유가 있다. 먼저 대성여고에 재학 중인 딸 황상희양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황 작가는 이날 ‘리멘시타의 눈물속에 피는 꽃’과 ‘베사메 무초’를, 딸 황상희양은 베토벤 소나타 ‘열정’과 쇼팽 에튀트 ‘추격’을 연주한다.

두번째 이유는 이번 음악회를 위해 작가는 가로 8m·세로 4.5m 가량의 대형 스크린에 ‘운주와불’이라는 작품을 준비했다. 음악회 무대 배경이 될 작품 운주와불은 그야말로 음악과 함께 미술을 감상하는 무대를 선사한다. 또 황 작가의 연주가 시작됨과 동시에 영상으로 그동안의 작품 50여점을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배코 황순칠 음악회’는 황 작가 자신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음악회 명칭에 쓰인 ‘배코’는 사전적 의미로 면도하듯이 빡빡 깎은 머리 또는 상투를 앉히려고 머리털을 깎아 낸 자리를 말한다. 이는 늘 머리를 밀고 다니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미술과 음악을 비슷하다고 말하는 황 작가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음악과 미술을 함께 즐겼다. 음악에 선율과 박자가 하모니를 이루듯이 미술은 점과 선이 조화를 이뤄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킨다”며 “이러한 음악적 감수성이 그림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음악이 작품을 이해하는 열쇠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표현 방법은 각각 다르지만 두 분야 모두 ‘즐겁다’는 의미에서 놀이라고 생각한다”며 “음악 활동을 통해 음악 고유의 심신단련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예술세계에 대한 창조적 영감을 얻어 독창적인 조형성을 확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딸과 함께하는 무대에 대한 특별함을 강조했다.

황 작가는 “딸이 다섯살 때부터 함께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어린이 바이엘부터 시작한 피아노가 어느덧 1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인생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며 “예술을 사랑하는 두 부녀와 함께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따뜻하게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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