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헥터 ‘원투펀치’에 좌완 팻 딘 합류…1~3선발 구축

포효하라! 호랑이 군단, 올해는 ‘우승’이다
양현종·헥터 ‘원투펀치’에 좌완 팻 딘 합류…1~3선발 구축
김주찬-최형우-이범호-나지완 중심타선도 리그 ‘최고화력’
김 감독, 계약 마지막 해에 ‘동행’ 힘으로 당당히 ‘대권 도전’
 

양현종
헥터

2017년 정유년 (丁酉年) 새해가 밝았다. 완벽한 스토브리그를 보낸 KIA 타이거즈는 올해 대폭 강화된 전력속에 ‘우승’에 도전한다.

왼손 에이스 양현종이 잔류하면서 마운드의 높이가 한층 올라갔다. 양현종, 헥터 노에시, 팻 딘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을 구축하게 됐다. 딘이 변수지만, 일단 지난 시즌처럼 1~3선발은 안정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올해는 마무리 임창용이 풀타임으로 뛸 수 있다. 마흔을 넘긴 임창용이 어느 정도의 내구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래도 임창용이 뒷문을 지키면서 후반기에 가세할 윤석민이 적절히 보좌한다면 마무리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FA를 통해 최형우를 영입한 KIA 외야진은 초호화 진용을 갖추게 됐다. 이미 KIA는 김주찬과 나지완, 노수광, 서동욱, 김호령, 신종길 등 수준급 외야진을 구축하고 있었다. 여기에 2016시즌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한 외야수 최형우가 가세했다. 게다가 새로운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까지 합류해 KBO 리그 최고 수준의 외야진이 완성됐다.

투타의 완벽한 조화속에서 KIA는 대권도전의 준비를 마쳤다. 2009년 우승 이후 한동안 우승권과 멀어져 있었던 호랑이 군단이 가을야구에서 포효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판타스틱 듀오 ‘양현종·헥터’=FA 최대어 양현종이 해외진출을 포기하고 대권도전을 위해 팀에 잔류하면서 KIA는 우승 퍼즐을 완성했다. 양현종은 KIA 구단과 1년 총액 22억5천만원(연봉 15억원, 계약금 7억5천만원)에 사인했다. 양현종과 같은 리그 정상급 선수가 1년 계약을 맺는 건 좀처럼 보기 드문일이다. KIA는 내년 양현종에게 구단 선택의 자유를 주기로 했다.

작년 31경기에서 10승 12패 200⅓이닝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한 양현종은 데뷔 후 처음으로 200이닝을 돌파하며 KIA 마운드를 책임졌다. 프로 통산 성적은 10시즌 305경기 87승 60패 9홀드 1천251⅓이닝 평균자책점 3.95다.

KIA는 헥터 노에시(Hector Noesi. 1987년생)와 2015년 시즌과 동일한 17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헥터는 작년 시즌 206⅔이닝을 소화해 2004년 다니엘 리오스(222⅔이닝) 이후 KIA에서 최다 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됐다. 특히 헥터는 15승(5패)으로 팀 최다승 투수로 활약했고, 올 시즌은 막강타선의 도움속에 승리를 더 챙길것으로 예상된다.

지크를 내보낸 KIA는 새 외국인 투수 팻 딘(27)을 영입했다. 몸값 총액는 90만 달러. 왼손 투수인 딘은 마이너리그에서 7시즌 동안 뛰면서 41승 57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1승 6패, 6.31이다. 딘은 마이너리그 시절 제구력은 좋지만 구위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3선발까지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4, 5선발은 지난해 선발로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준 홍건희(4승4패4세이브5홀드)와 영건 김윤동, 그리고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 김진우가 뒤를 받친다.

양현종의 잔류로 선발진이 안정됐지만 우완 윤석민의 전력이탈은 뼈아프다. 2015년 미국에서 돌아와 소방수로 나서 30세이브를 따냈지만 2016년 어깨부상으로 제몫을 못했다. 최근 어깨 웃자란뼈 수술을 받아 올해 전반기는 불투명하다.

마무리는 임창용이 책임진다. 작년 7월 1일 복귀 이후 좀체 돌아오지 않는 구위 탓에 걱정을 샀던 임창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세이브 1위였던 2015시즌 모습을 회복했지만 오는 3월 WBC 출전으로 인해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는 변수가 있다.

▲‘막강화력’ 중심타선=최형우의 가세로 중심타선이 막강해졌다. 김주찬, 최형우, 나지완, 이범호, 새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꾸릴 화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기동력이 취약한 부분은 있다. 하지만, 극강의 타고투저 시대에 장타력 상승으로 얻는 효과가 훨씬 더 크다. 김주찬이나 버나디나는 장타력도 있지만, 정확한 타격에도 일가견이 있다. 최형우도 애버리지가 놓은 중심타자다. 기동력이 조금 떨어져도 장타력과 정확성을 앞세워 득점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성이다.

특히 지난 시즌 막판 안치홍과 김선빈이 제대해 약점이던 키스톤 콤비가 한꺼번에 보강됐다. 올해는 이들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타선에서 눈에 띄는 것은 KBO리그 최초로 FA시장에서 100억원 시대를 연 최형우다. 최형우는 프로야구 통산 타율 0.314 234홈런 911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2016시즌에도 타율 0.376 31홈런 14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고 타율, 최다안타(195안타) 타점 등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또한 KIA는 나지완과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16억원 연봉 6억원 등 총 4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2008년부터 KIA와 함께했던 나지완은 올 시즌 118경기에 출장, 380타수 117안타, 90타점, 타율 0.308, 출루율 0.451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 시즌에는 25홈런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로 쓰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다. 나지완은 통산 145홈런, 타율 0.279, 출루율 0.389를 기록하며 국내 최고의 선수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다.

KIA는 외국인 타자로 필과 결별하고 외야수 버나디나를 영입했다. 로저 버나디나(Roger Bernadina. 좌투좌타. 1984년생)가 필의 성적(타율 3할, 20홈런, 80타점)에 조금 미치지 못하더라도 외야 수비의 플러스 효과가 기대된다. 버나디나는 네덜란드령 퀴라소 출신으로 신장 189cm 체중 92kg의 체격을 지니고 있으며, 메이저리그에서 7시즌, 마이너리그에서 13시즌 동안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548경기에 출장 312안타(28홈런) 121타점 159득점 59도루 타율 0.236, 마이너리그 통산 1061경기에 나서 1000안타(80홈런) 453타점 563득점 244도루 타율 0.270을 기록하는 등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버나디나는 배트 스피드가 빠르고, 기동력을 갖춘 타자라는 평가다. 또 타구 판단이 탁월하고 빠른 주력을 바탕으로 수비 범위가 넓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순은 지켜봐야겠지만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뛸 가능성이 높다.

작년 팀 타율 9위(0.286), 출루율 8위(0.358). 이 숫자는 올해에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예상외로 팀 홈런이 3위(170개)였다. 최형우의 홈런을 더하면 팀 홈런 1위가 된다.

▲김기태 감독 ‘동행’ 꽃 피운다=KIA는 강한 타선을 꾸렸다. 대권도전의 마지막 퍼즐인 양현종까지 합류하면서 김기태(48) 감독의 계약기간 마지막 해인 올 시즌에 우승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김 감독 임기 첫 해 7위에 그쳤던 KIA는 작년 정규시즌 5위를 기록, 5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며 가능성을 맛봤다. 지금까지는 리빌딩에 집중하며 ‘내일’을 준비했다면, 올해는 모든 전력을 쏟아 부어 결과물을 만들어낼 차례다.

최근 2년간 KIA의 도약은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2013년 LG 트윈스 감독으로 팀을 11년 만에 가을 잔치로 초대했던 김 감독은 지난해 KIA의 눈물까지 닦아주며 ‘리빌딩 전문’ 칭호를 얻었다.

김 감독은 노장 선수를 전력에서 배제하는 ‘강제 리빌딩’이 아니라, 그들을 적재적소에 기용하며 젊은 선수의 성장까지 돕는 ‘동행 리더십’을 선보였다. 김 감독은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진에게까지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책임질 테니 야구에만 전념하라’고 감쌌고,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현재 프로야구 최강팀은 자타공인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삼성 라이온즈 왕조를 무너뜨리고 2015년과 2016년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그리고 전통의 명가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파격적인 투자로 두산을 위협할 후보로 떠올랐다.

양현종과 최형우를 품에 안은 김기태 감독이 임기 마지막 해에 ‘동행’을 통해 ‘우승’이라는 꽃을 피울 수 있을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가 쏠리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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