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합의로 지방자치분권형 개헌이 바람직”

<광주전남언론포럼 안희정 충남지사 초청토론회>

제3지대론 연대 세력 맹비난…친문 패권주의 경계심도 내비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공정한 후보 경선룰 마련할 것으로 기대

향후 정권에선 ‘비선실세’ 만들지 말고 ‘비선허세’ 만들어야
 

광주·전남언론포럼, 안희정 충남지사 초청토론회
안희정 충남지사가 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염주체육관 내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대선 주자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정견을 밝히고 있다. /남성진 기자 nam@namdonews.com
안희정 충남지사 정견 듣는 방청객
8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염주체육관 내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주최 제2차 대선주자 초청토론회에 참석한 방청객들이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견을 듣고 있다 . /남성진 기자 nam@namdonews.com

사단법인 광주전남언론포럼(이사장 박준호 동신대교수)과 광주·전남지역 13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대선 잠룡들을 초청·진행한 릴레이 토론회가 8일 개최됐다.

이날 ‘조기 대선과 호남 정치’를 주제로 광주염주체육관 내 국민생활관 대극장에서 개최된 제2차 토론회의 주자로 안희정 충남지사가 참여했다.

안 지사는 “국민적 논의 절차와 기구를 규정한 특별법 통해 개헌 특위보다 포괄적인 기구 만들어 개헌에 착수해야 한다”며 “지방자치분권형 개헌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 사회는 박상원 광주매일신문 편집국장이 맡았다. 패널로는 강덕균 전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기현호 전 광주일보 편집국장, 여균수 광남일보 편집주간, 오치남 남도일보 편집국장이 참여해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 정국, 헌법재판소의 탄핵 전망 ▲조기 대선 전망과 더불어민주당 경선 방안 ▲국회 개헌 필요성 및 새해 정국 전망 ▲대선과 호남 민심, 국가적 비전과 리더십 등에 대한 다양한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안 지사와 패널들 간 일문일답.

◇최순실 게이트와 촛불 정국, 헌법재판소의 탄핵 전망

강덕균 전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강덕균=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평가와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한 해법은.
 

안희정 충남지사

▶안희정=권력을 향한 정당과 정치인들의 수준이 머물러 있으면 문제는 계속 만들어진다. 모든 정당이 지역발전과 권력을 차지해 인사권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대통령이 되고 권력을 잡기 때문에 인연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이런 수준의 정권에서는 비선실세와 인연관계에 의해 정당 원칙이 없어지고 법과 원칙이 무너지고, 사법권력의 중립성이 무너진다. 민주주의 지도자는 지역 대표성도 아니고 이념의 대표성도 아니고 인연의 정치를 해서도 안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제의 문제가 아니라 낮은 수준의 지도력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오치남 남도일보 편집국장

-오치남=역대 정권에서도 늘 비선실세는 있어 왔다. 비선을 끊을 수 있는 방안은.

▶안희정=비선실세를 만들지 말고 비선 허세를 만들면 된다. 인간적 친소 관계와 공적 지위의 문제에 대해 지도자들이 혼돈한다. 지도자들의 지도력의 부족함 때문에 그렇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 가장 사랑받는 실세 중 실세였다. 비선 중의 비선이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못하는 허세 중의 허세였다. 그렇게 하면 된다. 사적 인연과 공적 관계를 구분 못하는 수준에서 어떻게 지도자가 되나. 역대 정권마다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데 제 경험으로 보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하면 된다. 인간 관계는 공적 관계로 넘어오지 않도록 지도자들이 구분해주면 된다.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지도자 역량의 문제다.

◇조기 대선 전망과 더불어민주당 경선 방안

-오치남=조기 대선 시기는.

▶안희정=헌재가 신속 심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점치듯 너무 늦지 않게 결론 내릴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당초 예정됐던 12월 대선은 불가능해 보인다. 민주당 당헌 규정상 6월까지 후보 경선을 마쳐야 한다. 그보다는 2-3개월 빨라진다고 생각하고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경선 및 대선 일정에 대해서는 가늠할 수가 없다.

여균수 광남일보 논설주간

-여균수=가장 적합한 민주당 경선룰은.

▶안희정=경선룰은 별로 안따진다. 당 지도부가 많은 국민과 공정성이라는 것, 그 공정성이 있어야 사람들이 손에 땀을 쥐고 보지 않겠나. 이미 결과가 뻔히 보이면 공정한 게임이 아니다. 예측불가능한 것 자체가 공정성의 상징이다. 당 지도부가 그런 원칙에 따라 경선룰을 잘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지도부의 결정을 따를 계획이다.
 

기현호 전 광주일보 편집국장

-기현호=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장자라고 주장하는데 근거와 두 대통령의 정신을 어떻게 계승할 것인가.

▶안희정=차별과 소외받아본 경험을 집단적으로 했다. 그래서 김대중을 죽어라 밀지 않았나. 우리가 평생을 걸쳐 받은 느꼈던 차별과 소외받은 것에 대해, 억울함에 대해 분노한 것이다. 김대중 정신, 호남의 정신은 바로 민주당의 정신이었다. 호남의 한이 김대중을 만나서 민주화운동 성지로 호남의 정신이 만들어졌다. 호남의 정신은 김대중과 노무현의 역사가 지향했던 민주주의 정신으로 발전해야 한다. 국민통합과 정의와 인권, 평화를 이야기하는 민주당의 미래를 주장할 때에만 호남의 한과 지지는 발전할 수 있다. 그 길이 나의 도전이다.

-강덕균=문재인 전 대표 당선을 위한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그칠 것이란 이야기가 많다. 또 손학규 전 대표에게 정치 은퇴해달라고 촉구했는데 배경은.

▶안희정=나한테 페이스메이커라 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은 지적이다. 객관적 사실로 보면 사력을 다해 모든 후보를 끌고 가는 문재인 후보가 페이스메이커다. 나는 여유있게 따라가다 마지막 결승점 앞에서 1등하겠다.

손학규 대표를 비판하는 건 정당주의자 안희정의 신념이다. 그분의 인격을 비판한 적은 없다. 나는 과거 3당 야합을 호남을 고립시키는 나쁜 정치라 해서 거부했던 사람이다. 당이 감옥 보내도, 사면복권 안해주고 공천 안줘도 당에 남았던 사람이다. 정당 정치가 제대로 돼야 민주주의가 작동한다.
 

박상원 광주매일 편집국장

-박상원=안 지사가 반드시 대통령이 돼야 하는 3가지 이유는.

▶안희정=대한민국도 이제 젊은 지도자를 한 번 봐야 하지 않겠나. 나의 도전은 젊은 세대의 도전을 상징한다. 도전의 성공은 세대교체를 일으킬 것이다. 두 번째로는 민주주의가 새로운 수준으로 넘어가야 한다. 지역주의 정치, 계파 정치, 지역발전 등 이런 정치인 갖고 안 된다.세 번째로 나는 늘 통합의 정치를 말한다. 대한민국 단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남지사로서 뿐만 아니라 젊은 정치인으로 통합, 새로운 진보, 새로운 보수로 우리 모두 점프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국회 개헌 필요성 및 새해 정국 전망

-강덕균=개헌에 대한 입장은.

▶안희정=개헌에 찬성한다. 개헌은 해야 한다. 다만 1948년 헌법을 만든 이래 1987년 6·10 항쟁 헌법에 이르기까지 잘 나고 똑똑한 분들이 모여 만들었다. 다음 대통령 하거나 정치권력 다투는 분들이 모여 만들었다. 이래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어떤 나라에 살 것이냐 합의하는 게 개헌이다. 그래서 한 두 달 새 끝내자는 게 이해할 수 없다. 개헌에 대해 여야가 합의했으니 개헌하자는 특별법 하나는 만들었으면 한다. 지방자치분권형 개헌이 바람직하다.

-여균수=지방자치형 분권 개헌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안희정=1995년 김대중 대통령이 말한 지역등권론으로 가야 한다. 지역등권론은 지역에 동등한 권리를 부여해서 지역의 자기 책임을 완수하게 하자는 것이다. 지방자치의 기본정신이다. 대한민국을 중앙정부에 버금가는 지방정부를 구성하자. 17개 시·도 광역을 기본적으로 축소해야 한다. 경제광역권 별로 5~7개의 광역정부 형태로 구성하고 미국의 스테이트급 권리를 주자는 것이다. 기초생활 단위 시·군은 통폐합해선 안된다. 기초정부와 기초단위는 직접 민주주의가 관철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대선과 호남 민심, 국가적 비전과 리더십

-강덕균=제3지대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는 주요 인사들을 비판하고 있는데.

▶안희정=대선 앞두고 해마다 동지를 바꾸는게 무슨 정치냐. 그런 정당은 사라진다. 정당정치를 원칙있게 해보자는 것이다. 반기문 총장, 손학규 대표 다 좋다고 모이면 그 정당이 역사적 정체성과 미래를 향해 정당정치를 하겠나. 그래서 비판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역사를 보면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의 역사가 있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제3지대 등은 선거 앞두고 권력 한번 먹자고 뭉치는 것이다. 선거 끝나면 뿔뿔이 흩어진다. 이런 정당정치를 반복할 수 없다. 원칙적으로 비판한다. 정당주의자로서 무원칙한 정치행태에 대해 비판한다. DJP연합 때 김대중 대통령이 호남정신, 민주주의 정신 훼손했나? 정당 연합에 의한 정권은 떳떳한 일이다. 정당정치에 반하는 일이 아니다. 정몽준 단일화 문제는 노무현 후보 뽑아놓고 후보를 지켜야 할 당이 당 밖의 후보를 데려다 또 붙으라는 것이었다. 노무현 입장에서는 억울하지만 또 붙은 것이다. 정당정치 원칙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는 일관된다.

-기현호=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비판을 받아들이나. 이분법적 정치구도 탈피 방안은.

▶안희정=친노, 친문의 패권주의라고 하는 싸움도 무원칙한 당의 운영을, 문 대표나 친노 세력이 한다면 그 역시도 원칙적으로 비타협적으로 싸울 것이다. 친노, 친문도 제 비판에서 예외의 대상일 수 없다. 똑같이 호남 전통 세력을 복원을 말하는 지도자들께 제안한다. 우리는 현대사, 1955년 출발한 민주당의 역사로 돌아가야 한다. 더 붙여서 민주당과 자유당 양당체제로 만들면서 배제했던 조봉암과 진보당의 역사도 일부 허용해줘야 한다. 한국 정당사를 재설계하고 현실화시키는 것이 제 도전의, 민주주의자로서 제가 하고자 하는 과제다. 친노든, 친문이든 어떤 지역이든, 패권과 지역에 갇히지 않고 민주당의 역사에서 원칙적으로 정당의 역사를 지키고 민주당의 역사를 미래로 향하도록 하겠다. 그 어떤 세력도 패권과 지역으로 고립되거나 유실되지 않도록 잘 이끌어가겠다.

-여균수=호남 민심이 안 지사에게 우호적이라고 보나.

▶안희정=2008년 공천을 못받고 정당인으로서 그래도 정치해야 한다 생각해서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시켜달라고 했다. 그때 이해찬 총리 등 공천에서 물먹고, 친노란 사람들 쫓겨나고, 일부는 자진해서 나가고 그 전당대회 남아서 최고위원 도전했을 때 많은 광주의 동지들이 도와줬다. 당시 광주의 그 분위기는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친노의 후예가 남아 있는 것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것에 대해 설득했다. 우리는 적이 아니다. 동지다. 김대중·노무현은 한 몸이다. 최고위원 당선되면 김대중·노무현 사진 걸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고위원 당선되고 김대중·노무현 사진을 당사 현관에 걸었다. 제가 최초로 한 것이다. 그 순간에도 역사 지키려고 싸웠다. 이 당을 지키는 후예가 되겠다는 도전은 단순히 치기어린 호언이 아니다. 제 인생을 걸어놓고 한 약조이고 신념이다. 시민 여러분께 편하게 내 집 돌아온 것처럼 도와달라 할 수 있는 정서적 기반이 있다.

-오치남=안희정은 어떤 정치인인가. 지도자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

▶안희정=나는 가장 따뜻한 정치인이고 싶다. 과거에는 가장 차갑고 결단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좋은 정치인은 가장 따뜻한 사람이다. 기분이 나쁘더라도 대화하는 사람, 뒷조사가 아닌 묻는 사람, 나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매장하고 밟아버리는 정치 말고 그래도 나는 대표자로 다가가는 정치인, 우리가 바라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닐까?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다.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는다. 저 사람은 나랑 다르다, 원수, 적이다 하면 상처를 덜 받는데 따뜻한 대화 나누려고 하다 보니 상처를 많이 받는다. 도지사로서 맞아도 상처안받고 보려고 하는 것을 훈련했다. 물리고 바늘에 찔린다. 그러다 보면 마음이 딱딱해지고 대결하려고 하면 좋은 정치가 안된다. 민주주의를 하려면 대화는 할 수 있어야 한다. 따뜻한 정치인, 대화를 잘하는 정치인이고 싶다. 따뜻하게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고 인품으로 승복하고 인품으로 무릎 꿇리는 게 아니라 따뜻하게 대화를 통해 민주주의 규칙으로 결론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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