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기 록밴드들의 한국 활동이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밴드는 오는 2월1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첫 단독 내한공연을 여는 '세카이노 오와리'다.

맑은 보컬과 몽환적인 멜로디, 동화적인 상상력이 돋보이는 무대로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신질환과 집단 따돌림 등 결코 유쾌하지 않은 성장통을 겪은 멤버들의 자전적인 스토리로 시작된 이들의 음악은, '세상의 끝'(世界の終わり)이라는 뜻의 심오한 밴드 이름처럼 삶의 희망의 메시지를 노래한다.

후카세(보컬), 나카진(기타), 사오리(피아노), DJ러브, 4명의 멤버는 작사·작곡은 물론 프로듀싱, 엔지니어링을 비롯해 앨범 디자인, 의상, 뮤직비디오 스토리 구성, 콘서트 연출 등에 직접 참여하면서 자신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영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엄청 맛있어! B급 음식 서바이벌!', 만화 '진격의 거인'의 실사판 영화인 '어택 온 타이탄' 등의 음악을 맡았다. 우에노 주리와 '빅뱅' 탑이 주연을 맡은 웹드라마 '시크릿 메시지'의 엔딩곡 '미스터 하트에이크'를 작업하기도 했다.

전용 연습실로 마련한 라이브 클럽 '클럽 어스'에서 30여명의 관객 앞에서 연주하던 이들은 메이저 데뷔 싱글을 발매한지 불과 3개월 만에 부도칸(武道館)에 입성한 데 이어 2015년에는 일본 최대 규모의 닛산스타디움에서 이틀간 14만 석의 공연을 매진시켰다. 메이저 데뷔 후 최단 기간에 닛산스타디움에 입성한 밴드 기록을 갈아 치웠다.

2012년 첫 내한 이후 4년 만인 지난해 다시 찾은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서브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라 주목 받았다. 지난 내한 무대에서는 영어 가사로만 공연해 팬들의 아쉬움을 샀는데, 이번 공연은 첫 단독 무대인 만큼 오리지널곡을 들을 수 있다. 18일 공연은 예매 오픈 당일 매진을 기록, 2월19일 같은 장소 공연을 추가했다.

아시아 출신 록 밴드라는 편견을 깨고 세계시장에서 독창성을 확보한 포스트록 밴드 '모노'는 오는 21일 오후 6시 플랫폼창동61 레드박스에서 국악 기반의 한국 그룹 '잠비나이'와 합동 콘서트를 연다. 5년 만의 내한이다.

1999년 일본 도쿄에서 결성된 모노는 지금까지 여섯 장의 스튜디오 앨범과 여러 협업 앨범들을 발매하며 매년 100회에 가까운 공연을 세계에서 펼치고 있디.

2015년 잠비나이의 겨울 투어 중 네덜란드의 인도어 페스티벌인 '인투 더 보이드(Into the Void)'에서 조우한 두 팀은 아시아 출신으로 세계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공통점과 서로에 대한 음악적 호감 등으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모노를 이번에 초청한 잠비나이는 소속사 더 텔 테일 하트를 통해 "아시아 출신으로 세계 음악 시장의 최전선에 본인들의 이름을 확고히 새겨 넣은 모노는 잠비나이에게도 여러 가지 방향을 시사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모노는 신작 '레퀴엠 포 헬(Requiem For Hell)' 수록곡들과 함께 그간 한국공연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곡들을 중심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워너뮤직 산하 세계적인 명문 레이블 '퓰드 바이 라멘'과 글로벌 계약을 체결한 '원 오크 록(One OK Rock)'은 한국을 비롯해 세계에 새 앨범 '앰비션스(AMBITIONS)'를 발매했다.

2006년 데뷔한 원 오크 록은 강렬한 사운드와 감성적인 보컬의 조화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7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통해 묵직함과 세련됨을 동시에 갖춘 얼터네이티브 록 사운드를 표방한다.

이번 앨범은 영미권 타깃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 '펀.' '트웬티 원 파일럿츠' '패닉! 앳 더 디스코' '어게인스트 더 커런트' 등이 소속된 레이블 퓰드 바이 라멘이 이들을 지원한다.

육중한 사운드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조화된 '테이킹 오프(Taking Off)', 전자음과 코러스를 삽입해 웅장함을 유도한 대곡 '위 아(We Are)', 미국의 록 밴드 '올 타임 로'의 프런트 맨 알렉스 가스카스가 참여한 속도감 있는 댄서블 록 트랙 '제이디드(Jaded)' 등 총 14곡이 수록됐다.

2011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다섯 차례나 한국을 찾으며 많은 팬들의 사랑에 보답했던 밴드는 지난해 11월 내한 공연에서도 예매 오픈 당일 티켓을 매진시켰다.

이와 함께 일본 열도를 휩쓴데 이어 한국에서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OST 전곡을 작업한 일본의 인기 밴드 '래드윔프스(RADWIMPS)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발매와 동시에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랐으며, 22만 장 이상의 판매량으로 화제가 된 앨범이다. '너의 이름은.'을 위해 특별 제작된 '전전전세' '스파클' 등 주제가 4곡과 극중 배경음악 22곡으로 구성됐다.

2001년 결성된 래드윔프스는 섬세한 사운드와 노랫말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감성과 잘 어우러진다는 호평을 받았다. 2015년 등 두 차례 내한공연했다. 보컬 노다 요지로는 '너의 이름은.'의 인기에 힘 입어 내한, 기자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X-재팬'을 비롯해 1980~90년대를 풍미한 일본 록밴드들이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었으나 이후 일본 록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마니아들 사이에서 일본 록을 조명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는 "한국 내에서 주류 음악시장은 아이돌 위주의 K팝으로 돌아가 일본의 대중음악이 큰 호소력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반해 밴드는 마니아 위주의 팬덤이라 교류할 여지가 있다. 현재 다양한 색깔의 밴드가 주목 받는 이유"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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