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덕환 광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광주지방기상청이 전하는 날씨와 생활>

인공지능 딥러닝 기법 일기예보 도입 멀지 않아

정덕환 광주지방기상청 예보과장
 

영화 ‘허(Her·2014년 作)’에서 운영체제 ‘사만다’는 음성을 인식하는 차원을 넘어 문맥 속에서 감정과 의도를 읽고 주인공과 교감까지 한다. 사만다는 음성인식, 대화분석, 데이터 학습 기술이 잘 조합된 AI라고 보면 된다. 기계를 인간처럼 진화시키는 기술은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꿈이자 목표 일 것이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 대국해 유명해진 알파고도 기계학습을 바탕으로 개발된 인공지능이다. 11월 미국 대선에 대다수 여론조사에 힐러리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인도 벤처기업 모그 IA는 트위터,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해 주목받았다.

정형 또는 비정형 데이터를 처리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빅데이터와 데이터 마이닝 기술이 기대를 모았고 그 뒤를 이은 인공지능과 그 기술을 뒷받침 해주는 딥러닝, 기계학습 등이 성장산업으로 기대 받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은 거의 모든 산업과 경영의 기능, 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기상청도 여기에 발맞춰 딥러닝 기법을 예보에 적용하고자 한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다고 해서 인공지능이 예보를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바둑은 규칙이 있는 경우의 수가 있지만 예보는 그리 간단하지가 않다. 지구를 동서로 1천536개, 남북으로 1천152개, 높이 90층의 점으로 된 3차원 바둑판처럼 격자화 하고 총 1억6천만개의 격자점을 7.5분마다 대기 상태와 운동에 대한 방정식을 계산한다. 이때 고성능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관측자료를 종합해 예상일기도를 생산한다. 예보관들은 이 자료를 분석하고 토의를 거쳐 예보를 생산한다.

딥러닝은 인공신경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기계학습 방법으로 사물이나 데이터를 군집화하거나 분류하는 데 사용되는 일종의 기술적 방법론을 말한다. 강화학습을 이용 인공지능이 성공과 실패를 경험·분석해 성공확률을 높이는 기계 학습법, 또 몬테카를로 트리 탐색으로 가장 유리한 선택하도록 의사를 돕는 알고리즘이다. 이미 의료계에서는 2016년 12월 인공지능 왓슨이 첫 진료를 시작했다. 이 또한 진단확률을 높이는 기술이다. 기상청도 일기예보를 자동으로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에서 나오는 자료는 예보관의 의사결정을 돕는 하나의 도구이며 여기에 예보관의 노하우가 더해져야 한다. 앞으로 이러한 기술의 접목으로 예보정확도를 얼마나 올라 갈 수 있을지 기대되지만, 한편으로는 인공지능 발달로 각종 산업에 가져 올 커다란 변화와 우려 속에 지켜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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