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모 보성싱싱농원 대표가 자신의 방울토마토 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따고 있다./전남도농업기술원 제공
보성싱싱농원 하우스 전경.

<생산비 절감 선도농가를 찾아서>

2. 보성싱싱농원 정경모씨

안개분무시스템·작업레일로 노동시간 크게 단축

2010년 고향 귀농 생산비 절감 방안 연구

배기열 회수장치 설치해 난방비 부담 덜어

방제시간 90분에서 30분으로 획기적 변화

작업대 높이자 노동 효율성↑…건강도 챙겨

“실속 있는 경영을 해야 돈 버는 농사가 됩니다”

전남 보성군 조성면 봉능리 474-5에서 5천610㎡의 시설원예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정경모(38)씨는 귀농 후 철저하게 투자와 소득을 따져 순수익률을 최고치로 끌어올린 농사꾼이다.

경기침체로 농산물 소비가 둔화돼 많은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지만 정씨의 경영은 조금도 흔들림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실익을 우선한 차별화된 영농방식 덕분이다.

정씨는 무엇보다 비용 절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에서 정보통신공학과를 전공한 정씨는 졸업 후 소프트웨어 관련 산업에서 일을 하던 중 좀 더 보람되고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고향에서 과수원을 하시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2010년 귀농했다.

정씨는 처음에는 부모님이 재배하시고 있는 참다래(키위)를 먼저 생각했다. 하지만 귀농 교육을 받던 중 분산투자가 안전하다는 말을 듣고 다른 작목도 생각했으나 보성군이 전국에서 최초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기 시작한 지역이라는 것을 알고 방울토마토로 방향을 설정했다.

그런데 시설하우스를 이용한 방울토마토 재배는 높은 생산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과제였다.

보성군의 방울토마토 경영비는 지난 2003부터 2012년까지 연 평균 9%씩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국평균 대비 20% 이상 높은 수치다.

정씨는 방울토마토 생산비 증가 원인분석에 나서 ▲고령화 인력고용에 따른 노동효율 저하 ▲기후변화 및 새로운 해충 및 병원균 발생에 의한 방제비 증가 ▲양액재배 시설노후화 ▲좌식 작업에 따른 질병 발생 등을 찾아냈다.

여기에 기존 농업용 온풍기 면세유가 경유에서 등유로 전환돼 난방비 부담은 물론 열효율도 20%나 떨어진 점도 생산비 증가로 작용하고 있었다. 이런 연유로 방울토마토 시설원예 재배는 면적당 매출은 높지만 재배원가 및 재투자비용도 다른 농업 경영에 비해 훨씬 많아 소득이 낮았다.

정 씨의 분석처럼 생산비 증가는 농업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 요소였다.

실제로 전남농업기술원 생산비절감팀이 최근 5년간 방울토마토 생산비를 분석한 결과 10a당 생산비가 2011년 1천450만원에서 2015년 1천845만원으로 27%나 상승했다.

특히 전체 생산비 중 28%를 차지하는 노력비는 47%, 24%를 차지하는 광열동력비는 4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비 증가분만큼 농업 소득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정씨는 방울토마토 재배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노동비 절감이 급선무로 보고 귀농후 연구한 방안을 실천에 옮겼다.

정씨는 “방울토마토 작목 경영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노동비용과 난방비용을 절감하면 소득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평소 생각하던 생산비 절감 방안을 동시에 실천할 경우 큰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시도한 게 작업레일 설치다.

정씨는 시설하우스 내에 전남농기원의 지원을 받아 실증 투입하게 되는 생산비 절감 기술은 수확 및 자재운반 등 하우스 내부 이동작업에서 발생하는 노동력을 절감하기 위해 작업레일을 설치했다.

전남농기원에서는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패키지 기술을 도입 해 성공한 경영모델 농가를 양성하고 우수사례를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작년도부터 생산비 절감 모델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작업레일 설치로 정식, 적엽, 수확, 곁순제거 등 작업 시간이 줄어들면서 노동시간이 25%정도 감소시킬 수 있었다. 정식에 소요되는 시간은 기존에는 20시간/1인 이었지만, 작업레일을 이용했을 경우 15시간으로 단축됐다.

또 하우스 내부의 온도를 효율적으로 조절하고 병해충 방제 노동력을 절감하기 위해 안개분무(포그) 시스템도 도입했다.

포그시스템 구축은 기존 방제 시간을 2천㎡ 기준 1시간 30분에서 30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 그만큼 노동력 투입도 줄어들었다.

정씨는 “여름철 시설하우스 내 온도는 40℃에 육박하는 등 고온으로 인해 작업이 힘들고 고온으로 인한 수정율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포그시스템을 도입했다”며 “포그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작업시간도 줄고, 방울토마토 수정율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시설원예의 생산비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난방비 부담이다. 특히 면세 난방유가 경유에서 등유로 바뀌면서 난방 효율이 떨어진데다 동절기에 가격이 상승하곤 해 농민들로서는 큰 부담이었다.

정씨는 배기열 회수장치도 설치했다. 이 장치는 열풍기에서 연통으로 버려지는 200℃ 이상의 열의 70~80%를 다시 회수해 한번 더 시설하우스 내부 난방에 이용되도록 한다.

이는 시설하우스 내부 기온을 2~3℃ 정도 높여지도록 했다. 온풍기에 나오는 바람의 온도도 기존 37℃에서 44℃로 높아져 버너의 가동시간과 연료사용량을 25~30% 정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농민들이 일하는 작업대도 높였다. 작업대 위치 변화로 농민들은 작업도중 안게 되는 무릎 및 고관절 고통에서 벗어나게 돼 노동 효율성이 높아졌다.

정씨는 생산비 절감 방안을 더욱 연구해 이 분야의 모범 사례로 제시할 방침이다. 현재 한 줄기 재배가 주를 이루는 방울토마토에서 두 줄기 재배로 묘목을 기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두 줄기 재배가 성공할 경우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소득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씨는 “작업레일 설치와 포그시스템 구축, 배기열 회수 장치 등을 복합적으로 추진한 결과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생산비 절감효과가 나타났다”면서 “국내 토마토 시설원예 농가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농가들에게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더 연구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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